장로제도에 관해 한마디 … 아니… 투정을 해야겠다.
언제 부턴가 …잠을 자고 났더니 … 장로의 ‘종류’가 갑자기 많아졌다.
재미삼아 한번 열거를 해 보자면,
무임장로,
협동장로,
피택장로,
시무장로,
사역장로,
증경장로,
은퇴장로 그리고
원로장로다. ㅎㅎㅎ
때가 되어 장로로 피택받아 교인들의 투표로 시무를 (시무장로) 하다가 은퇴 (은퇴장로)하는게 기본 골격인데,
한 교회 안 지키고 (이런 저런 타당한 혹은 웃기는 이유로) 여기 저기 둥지 틀 교회를 쇼핑하듯 옮기는 장로들을 배려하여 ‘협동장로’를 만들고,
어떤 연유인지 거시기한 상황에 빠진 장로들을 배려하여 ‘무임장로’를 만들고,
그간 수고 했으니 이제 조용히 개인 신앙생활에 충실하라고 ‘은퇴장로’를 만들고,
아무래도 그냥 보내자니 거시기하여 뭐 하나 기억에 남을 거시기를 머리에다 얹져 주어야 겠으니 생긴게 ‘원로장로’고,
은퇴시키자니 아직도 제법 생생하게 써먹을 거시기가 남은 장로들을 위해 ‘사역장로’ 만들고,
은퇴했지만 기념으로 이름이라도 교인들이 기억하게 해 주자고 만든 ‘증경장로’ 등등..
참 다양하고도 구구절절한 … 미국에서는 없는 … 한국인들만의 기발란 … 그리고 정이듬뿍넘치는 … 사랑의 면류관이 아닌 사랑의 감투 (?) 들이다. ㅎㅎㅎ
일단 먼저 생각해 보라.
이 모든 제도들이 결국 교회 행정의 유익성을 위해 만들어 진 것이고, 나 개인의 신앙과하나님과의 관계와는 상관없는 … ‘열매’가 아닌 ‘꽃’ 들이다.
내가 장로 시무를 하다가 은퇴를 하면, 당연히 나의 ‘이름’과 ‘업적’은 그냥 기억에서 사라져 버려야 한다. 그게 “은퇴”다.
은퇴를 했는데 왜 또 ‘증경’을 붙여서 또 기억하게하고, ‘원로’를 붙여서 또 머리를 굽신거리게 하고, ‘사역’을 붙여서 또 개입시키는 가 말이다.
그냥 싸악~ 잊어 버리게 하라.
장로까지 하셨으니 신앙이 없으신 분들도 아닐거고, 이제부터 자기 신앙은 자기가 얼마나 자알~ 지키시며 남은 여생을 보내실테니… 제발 제발 오바 (?) 하지 말라.
딱 끊어 버려라!
제발 뒤에서 눈치보고 있는 젊고 역량있는 후배들이.. 이제는 좀 두각을 나타내고 소리도 좀 내고 의견도 좀 발표하고.. 제발 그네들도 뭐 좀 하게 해 줘라.
왜 늙은 장로들을 … 죽어라~ 죽어라~ 연결시키고 기억하게 하고 … 잡아 놓고… 그 사람들의 ‘그림자’ 속에서만 살게 만드는가?
일 할 사람이 부족해서 ‘사역’장로를 만든다고요?
아이고… 아이고… 일 할 사람이 없다고라고라고라??
사람없으면 사람 옵니다. 그래도 안 오면 하나님이 하늘에서 떨어지게 하십니다. 걱정 붙들어 매세요.
수고한 장로님들이니 ‘증경’ 이란 타이틀로 이름을 기억하고 존경 해야 된다고라?
이제 그분들은 하나님이 기억하시고 축복내리실 차례입니다. 여러분들이 상관할 문제가 아닙니다.
차에서 내렸으면 그냥 집으로 가세요. 이제부턴 이런 저런 교회 핑게로 안했던 집안일도 거들고 부인이랑 여행도 다니시고 오붓하게 시간 좀 보내세요 .. 그래도 정 먼가를 하셔야 겠다면 교회내에서 또 존재감 쌓기 작업 하시지 말고… 보따리 싸셔서 안 가본 오지에 선교라도 한번 가시든지요.
아니.. 은퇴했으면 끝이지.. 왠 ‘원로’장로??
일단 세상 정치나 우리 교회는 이 ‘원로’ 가 멀찌감치 사라져서 일체 손을 뗴는게 진짜 진짜 교회와 성도들 도와주는 것입니다.
옛말에 장모댁과 헛깐 (Rest room ㅎㅎㅎ)은 멀리 있을 수록 좋다고 했는데, 한가지 추가한다!
은퇴장로도 멀리 있을수록 좋다. 물리적으로 ‘멀리’ 떠나라는 말은 아니다… 그의 ‘입김’, ‘영향력’, 그리고 ‘존재감’ 을 멀리 떠나 보내라는 말이다.
그러나 한걸음 더
나아가 나의 개인 생각으론 .. 물리적으로 떠나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이 교회에서 은퇴하신 장로님이 이 교회를 떠나신다구요… 라고 반문들을 한다. 이교회에서 “뼈”를 묻으셔야죠.. 라고 무서운 협박(?)을 하는데, 성경 어느구절에 그런 말이 있는가? ㅎㅎ
이제 직장도 교회도 은퇴를 했으니, 따뜻한 주로 이주할 수 도 있고, 아이들 있는 타주로 이사를 갈 수 도 있고, 미국 교회도 가보고, 장로교인은 순복음교회도 가보고, 그동안듣고 싶었는데 우리 교회 눈치보느라 못 가본 그 교회도 한번 가보고… 여행가서 그곳 교회도 가보고.. 이게 나쁜가?
‘뼈”를 기냥.. 사그리 묻어야 … 직성이 풀리는가? ㅎㅎㅎㅎ
나의 요점은 이것이다.
은퇴는 나를 버리는 것이다.
나의 업적 (있다면 ㅎㅎㅎ), 나의 명성 (있다면 ㅎㅎㅎ), 나의 이름 (있다면 ㅎㅎㅎ), 나의영향력 (있다면 ㅎㅎㅎ) 을 과감히 버리고, 뒤돌아보지 말고, 미련두지 말고, 누가 붙잡나 힐껏 돌아 보지 말고… Just Let it go…!
비슷한 맥락의 얘기지만… 나이가 많이 든 사람들이 찬양팀으로 앞에 서는것에 대해 …나는 손가락질 받을 ‘관점’을 가지고 있다 ㅎㅎㅎ.
성가대는 백발이 성성한 대원들이 더 은혜롭게 보인다만, 찬양팀은 미안하게도 특성상 성가대를 보는 관점에서 보면 안된다.
까놓고 얘기해서 늙으면 보기가 안 좋다. 미안하다. 그러나 사실이다.
삼빡하고 신선한 젊은이들이 깔끔한 차림으로 이쁘게 표정을 지으며 율동하는 그.. 자리에.. 60 넘은 늙은… 그 분께서… 구겨진 누런 바지와 7080시대 거시기한 양복을 입고… 죄송하지만 빈 머리숱이 횅하게 보이시며 … 돋보기 안경은 흘러내려 콧가에 걸쳐있고 .. 옛 군대 차렷자세로 악보만 뚫어지게 내려다 보는… 그런 모습은… 내가 달랜트만 있으면… 믿음만 있으면 …모든 성도들이 은혜를 받을 수 있다.. 라고 하는 생각을 합리화 시킬 수 없다.
그건 착각 (?)일 뿐이다.
2년전… 나는 그동안 기획하고 훈련시키고 인도 해 왔던 금요 그리고 주일 찬양팀 활동에서 동시에 중단/사퇴했다. (성가대 지휘는 아직도 은퇴까지는 계속 할 것이다)
목사님이 놀라셔서 왜 그러시냐고 물었다. 위와 같은 얘기를 했더니, ㅎㅎㅎ장로님은 아직 젊어 보인다고 계속 좀 하라고 하셨다 (더 한 칭찬도 하셨는데 낯 간지러워서 생략한다… ㅎㅎㅎ)
그러나 일언지하에 나는 찬양팀에서 손을 뗬다.
지금은 어떤가? ㅎㅎ
내가 가끔 치던 드러머도 역량있는 젊은이.
싱어들도 젊은이.
악기주자들도 젊다.
리더도 이제 젊은 목사님이다.
앉아서 보고 있노라면… 신선한 느낌이 화악~ 든다.
내가 아무리 노래를 잘하고 인도를 잘 해도… 나이든 나의 모습은 감출 수 없다.
그러므로 내가 알아서 내가 물러나야 한다.
늙은 곰이 찬양팀 싱어로 버티고 있으면, 젊은 리더가.. ‘감히’ 매정하게… 비켜돌라고 절대 말 못한다. 늙은 곰이 지가 알아서 비켜 줘야 한다.
자기가 알아서 물러 나야 하는데… 늙은 곰들이 아직도 많다… ㅎㅎㅎ
교회의 모든 직책이 그렇다.
열심히 할 떄가 있고 물러날 때가 있는 법이다.
그 시기가 지났는데도
줄기차게 …
끈질기게…
악착같이…
있는 힘을 다해…
독립투사같은 정신으로 …
꽈악~ 매달려 있는것은… ‘충성’의 모습이 아니라 … ‘집착’의 모습이다…
ㅎㅎㅎ 내 표현이 거시기 해서 미안하다만 사실이다.
미국 말에…
There’s a time to stand and there’s a time to
‘walk’…
떠날 때 … 물러날 때가… 있는 법이다!
누가 그랬다.. “박수칠 때 물러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