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얘기란다.
한국의 깡촌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때로는 산에 올라가 나뭇가지를 모아 파는 한 청년이 있었다.
하루는 마을 사람들이 다들 땡볕에서 땀을 흘리며 논을 가꾸고 있었는데, 일 하기 싫어 꾀가 난 이 청년이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쉬고 싶어 슬그머니 산 속으로 올라갔다.
한참을 쉬고 난 다음 은근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산 속에서 칡뿌리라도 캐어가야 변명을 할 수 있을것 같아, 근처를 두리번 거리다 보니 운좋게도 칡뿌리가 나무둥지 밑에 보이는게 아닌가.
옳다구나 하며 칡뿌리를 힘껏 잡아 당겼는데… 아뿔싸.. 그것은 칡뿌리가 아니라 호랑이꼬리가 아닌가.
갑작스레 꼬리를 당기니 이 호랑이가 놀라서 어흥대며 달려들 기세다. 이 청년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하여 수퍼맨 같은 괴력으로 나무 위로 뛰어 올랐다.
화가 난 호랑이가 나무에 오르려고 애쓰다가 안되니까 나무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 힘이 어찌나 셌던지 그만 그 청년이 떨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가 떨어진 곳은 바로 호랑이 등 이었다.
이 청년은 어쩔 수 없이 호랑이 등에 납짝 엎드려서 떨어지지 않게 호랑이 몸를 꽉 잡아 버렸고, 놀란 호랑이는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
숲속을 이리 저리 달리다가 드디어 호랑이는 마을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과관이었을 것이다.
사람이 … 마치 타잔 처럼… 이상한 소리 (도와 달라는 비명 소리겠지만…) 를 지르며 호랑이 등에 타고 달려 가는 모습… ㅎㅎㅎ
같은 시각, 불만불평을 내뱉으며 떙볕에서 힘들게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고 있던 마을 청년들이 이 광경을 보았다.
그 청년중 하나가… 잡고 있던 삽을 공중으로 홱~ 던지며 다음과 같이 소리쳤다고 한다.
“제기랄… 어떤 놈은 떙볕에 땀 뻘뻘 흘리며 즉을 고생 하고 있는데, 어떤 팔자 놓은 놈은 … 호랑이 등짝에 앉아… 마실 가네 그랴… 에이 씨이~~”
이 웃을수도 울을수도 없는 이 광경을 보며… 우리는 묘한 감정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같은 상황이라도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이해되고 동일하게 느껴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각자, 다 자기나름대로의 시점이 있고 견해가 있고 생각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때… 내가 보는 그 상황만이 다 가 아니다… 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것이다.
하는김에 조크 한가지 더…
독일에는 오토반이란 무제한 속도의 고속도로가 있다.
어떤 벤츠를 탄 사람이 오토반 위를 한참 가고 있는데, 저 앞에 어떤 차가 멈추어 있는것이다. 도와줄려고 친절하게 그 옆에 서고 보니, 어떤 한국인이 포니 액셀을 몰다가 차가 고장이 난것이다.
그래서 이 친절한 사람이, 그 포니를 자기 벤츠차 뒤에 밧줄로 묶고 그 한국인 보고 핸들을 잘 잡고 따라 오라고 했다.
포니에 탄 한국인이 벤츠에 끌려가다가 벤츠가 너무 속도를 내니까, 무서워서 조금 느리게 가라고 빵빵~거리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런데 그 순간이 공교롭게도, 그 벤츠가 바로 앞쪽 옆 차선에서 조금 느리게 가던 포르셰를 피해 마악 왼쪽 fast lane 으로 옮기던 바로 그 순간이었고, 이 기막힌 순간 … 독일의 어떤 신문사 기자가 그 광경을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는 그 사진이 다음날 사회면에 대문짝만 하게 기사와 함께 실렸다.
그 헤드라인은 다음과 같았다고 한다.
“독일 오토반에서 한국 포니의 성능이 입증되다. 벤츠가 포르셰를 가로 질르며 옆 차선으로 빠져 달려가는데, 그 바로 뒤에서 한국의 포니가 바짝 따르며 … 길을 비껴 달라고 … 경적을 계속 빵빵누루며 벤츠를 따라 붙였다!”
ㅎㅎㅎ 이거 웃어야 하는가 울어야 하는가.
포니가 무서워서 slow down 하라고 빵빵 한것인데… 다른 사람의 시각에선 앞에서 달리는 벤츠가 너무 늦다고 더 빨리 달리든지 비껴 돌라고 하는… 상황으로 보여진 것이다.
이런 시각 차이에서 오는 에피소드들이 우리들 주위에선 너무나 많다.
어떤 사건이 터졌을때, 맨 먼저 들려 오는 사건 개요에 우리는 일단 All In 을 하고 흥분을 한다. 그 사건의 진짜 배경이 어떻건, Other side of the coin 이 어떻건 간에.. 몰아 부친다.. 가십에 동참한다… 마녀사냥에 광분한다.
나중에 그 사건의 내막이 그 반대였다고 들어 나면 … “Oh Well~”, “So What?”, “That’s
Life” 라고 너무나 쉽게 “아니면 말고” 식으로 넘어가는게… 우리들 아닌가.
작년에 나는 교회관련의 false
information 을 듣고 나에게 연락하여 화를 내던 성도 두어명을 경험했다.
무척 화가 난 어조로 나에게 따지듯이 물어 왔는데, 한 케이스는, 내가 직접 그 사건 (?)의 내막을 처음부터 다 알고 있던 사람으로서, 난감할 수 밖에 없었다.
나 자신 화가 났지만 가라 앉치고 도대체 누구에게 들었냐고 물어 보니… 얘기를 안 하다가 결국 그 route 를 대는데… 한사람 건너 띤 것도 아니고.. 두어 사람 건너 띤 ‘정보’ 였다.
결국 경솔하게 판단했다고 사과 비슷한 말을 듣고 마무리가 되긴 했지만… 왜 이렇게 교회 내에서 이런… “아니면 말고”식 가십들이 많은지 궁금하다.
굳이 얘기하자면, 그 이유 중 하나는 … 우리는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싶은 본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것을 심리학에선 칵테일 파티 효과 (Cocktail Party
Effect) 라고 한다. 이 학설은 우리가 칵테일 파티에 가면 내가 관심있는 사람들과… 관심있는 말만 들리고 찾아 어울린다.. 라는 심리학설인데, 2012년도에는 UCSF 대학의 Edward Chang 교수진에 의해 두뇌와의 연관이 입증되었다는… 꽤 신빙성이 있는 학설이다.
예전에 교회 레크리에이션 시간에 5명으로 구성된 세 팀을 뒤로 세워 놓고, 맨 앞 사람에게 종이에 쓰인 단어를 보여주고, 그 뒤 사람에게 제스쳐로 전달하라고 하면… 맨 마지막 사람은 처음 단어와는 전혀 틀린 엉뚱한 단어를 말하게 되고 우리는 그것이 재미있다고 웃은 적이 있다.
한번은 ‘XX 장로’ 를 보여 주었더니, 맨 마지막 사람이 ‘도둑놈’ 이라고 해서 크게 웃은 적도 있다.
이런 ‘연상’ 퀴즈 같은 생활은 이제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직접 듣고 보았으면 몰라도, 이 사람 저 사람을 통해 들었다면, 위에 들은 두가지 조크에서도 보듯이 coin 에는 양면이 있다는것을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
야고보서 3장에 나오는 “혀를 다스리는” 기술을 배우는 2019년도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선 나 부터.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