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카고에서 켈리포니아로 이주하여 전공을 컴퓨터 사이언스로 바꾼 무렵의 대학생활이 기억에 선하다.
이때는 지금같지 않게 돈이 무척 궁했던 시절이었다. 거의 다들 그랬지만 학비는 물론 기숙사비도 당연히 내가 벌어야만 했다.
이때 나는공부하면서 job 을 Lucky (?) 하게 세가지나 가졌었다.
하나는 RA (Residence Assistant) 라는 파트타임인데 기숙사에 살면서 학생들이 필요한 것들을 대신 처리해 주고 카프테리아 잡일도 도와주는 (한마디로 ‘시다’다) job 이었는데 이 댓가로 나는 기숙사에 (거의) 공짜로 먹고 살았다.
두번째 Job 은 LA (Lab Assistant) 로써 컴퓨터.랩에서 교수에게서 받은 매주 프로그래밍 과제들을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내어주고 grading 하고, 컴퓨터 작동과 관리를 하는 임무였고 이 댓가로 Tuition 이 (거의) 공짜였다.
이 두가지 일로 나는 먹고 자고 공부하는것은 거의 해결된 셈이었다.
그다음 세번째Job 은 내가 쓸 용돈을 버는 파트타임 job 이었는데,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세븐.일레븐에서 일했다. 밤이라 사람도 없고 혹시 쉽게 공부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얻은 Job 이었는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ㅎㅎ 청소및 물건 스탁 작업이 글쎄 이 밤 시간동안에 이루어 지는것이다.
한 일주일 밤일 하고 나니까 새벽에 코피가 줄줄 흘렀던 기억도 있다.
나의 일과는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세븐.일레븐에서 일하고, 기숙사 돌아가 10시 정도까지 3시간 정도 자고 10시부터 오후 3-4시까지 수업듣고, 5시부터 밤 8시까지 컴퓨터.랩에서 일하고, 기숙사로 돌아와 랩에서 못마친 숙제.프로젝트 등등 끝내고, 시간있으면 1-2시간 잠깐 눈을 부쳤다가, 다시 12시에 밤일하러 가는 힘든 생활이었다.
지금은 도무지 불가능하게 보이던 그 빡쎈 스케쥴도 그 당시에는 젊고 건강해서인지 별 문제없이 잘 소화해 내었다.
토요일은 무조건 노는 날이다. 젊을때 노는거 빼면 뭐가 있겠는가. 멀지않은 근처에 Beach 가 있어서 딴일 없으면 거의 매주 선탠하러 나갔다. 그땐 왜 그랬는지 그 구릿빛 선탠이 그렇게 좋아서 청동빛으로 달구어 다녔고 거기다가 시간있을떄 마다 역기도 들고 해서 몸이 한창 좋은 시절이었다.
일요일은 거의 하루 종일 교회에서 살았다.
예배가 끝나면 (모임) 껀수가 없는 날은 우리들 (또래) 끼리 올림픽 한인타운에 나가 점심으로 (이미 점심은 친교시간에 먹었다… 그러나 그게 어디 점심이던가?) 거짓말 안 보태고 개인당 짬뽕이나 짜짱 곱배기에 탕수육 시켜 배터지게 먹고 다시 교회로 가서 저녁예배 (그때는 저녁예배도 있었다) 드리고 또 먹고… 거의 밤 10시가 다 되어 기숙사로 돌아가던 기억이 있다.
물론 (주로) 월요일에 있는 시험이나 리포트 제출 due date 를 생각하면 그 스트레스가 엄청 났겠지만 그래도 그런 생활 패턴이 싫지는 않았나 보다.
이 당시 기숙사 방은 2인 1실이 원칙이었다. 그런데 가끔 돈을 더 주고 availability 가 생기면 1인 1실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물론 그중에 나도 하나다. RA 특권이라고나 할까. ㅎㅎㅎ 거기다가 우리들 사이에서 가장 존경(?) 받는 사람의 척도는 그 사람이 자는 침대의 메트레스의 높이에 의해 결정된다. 어찌어찌 메트레스를 구해서 높히 쌓는다. 물론 나도 그중 하나다. ㅎㅎ 그 메트레스 커넥션이 있었으니까. 아마도 4층은 되었을것이다. ㅋㅋㅋ
할 말은 많지만.. 다음기회로 미루고.. 이때 유행하던.. 썰렁 조크 한마디 하면서 마친다.
미국 중부의 어느 대학. 너무 외딴곳이라 한국인은 물론 동양인이 없다. 이곳에 한국인 한명이 유학생활을 하던 중 (한국인이 없어야 영어를 빨리 배운다고 들어서) 어느날 정말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인 한명이 드디어 이 학교에 들어 왔다는 것이다.
이 친구 너무나 기뻐서 기숙사 office 로 이친구를 만나러 … 뛰어 가는데, 저 멀리서 한국인 … 인듯한 친구 모습이 보인다.
점점 다가 오는데 .. 그렇다.. 한국인 이었다.
이친구 너무나 반가워서 “너 한국인 맞냐?” 라고 그 동안 갈고 닦은 영어 실력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Do you Korean???”
잠시 생각하던 신입 한국인이 엄청 반가운듯… 다음과 같이 “그렇습니다!!” 라는 영어응답을 기쁜 어조로 크게 소리쳤다.
“Yes, I can!!!”
둘은 반갑게 영어 소통을 하며 다정하게 손을 잡고 기숙사로 들어 갔다는 얘기다.
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