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링크트인 (Linkedin) 이라는 프로페셔널 소셜.넷트워크에서 웬 사람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읽어보니… 혹시 1980년도 초에 휴즈항공사 다녔던 Gap 이 혹시 너 아니냐.. 라는 메시지였다. 이름을 보고 가만히 생각 해 보니… 호세 고메즈..
Jose Gomez 바로 그 친구가 아닌가?
휴즈항공사는 나의 첫 직장이었다. 사연이 있다.
내가 대학을 졸업하기 1년전, 컴퓨터 전공과목 하나가 저녁에 있었는데 그 수업의 강사 이름이 지금도 기억나는 Jack Parker 였다.
사실 취직은 4년 졸업을 할 무렵부터 찾기 시작한다. 그런데 나는 왜 그랬는지 3학년 말 경에 바로 이 휴즈항공사의 프로그래머 잡에 지원했다. 그리고 취직이 되었다. 겉으로 보면 지극히 간단하고 어쩌면 ‘운’이 좋은 사건일 뿐이다.
그런데 뒤에서 진행된 흥미로운 흐름이 있었다.
잭.파커는 휴즈항공사의 R&D 메니저였다. 원래 교수가 꿈이었는데 그것을 접고 휴즈항공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그래도 가르치는것에 미련이 있었던지 낮에는 직장, 밤에는 내가 다니던 대학에서 파트타임 강사로 일 하고 있었다.
2학기 째인가 Network Algorithm 에 대해 새 강의를 시작했는데 강의를 듣는 학생은 20여명 정도였다. 그런데 한 동양인 학생이 눈에 띄었다.
강의 시간 15분쯤 일찍 와서 예습을 하는지 책을 들여다 보고 있고, 강의 가 끝나면 기특하게도 (?) 남아서 이것저것 정리하고 불까지 끄고 나가는걸 몇번 목격한 것이다.
고백한다. 절대 나는 늦게 까지 남아서 정돈하고 불까지 끄고 하는 것을 ‘즐기는’ 타입이 아니다. 다만.. 다만.. ㅎㅎㅎ 나는 그 당시 LA
(Lab Assistant) 로 알바를 했기 떄문에 아침마다 강의 전까지 컴퓨터 강의실 정돈을 해야 하는 Job Duty 가 있었는데, 아침에 하기가 너무나 힘들어서 (밤에 세븐.일레븐 에서 새벽 6시까지 알바를 했기 떄문에) 저녁 강의 끝나면 정돈을 하는것이 나의 습관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잭.파커의 눈에는 나를 ‘성실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궂은’ 일 까지 하는 좋은~ 학생으로 인식이 된 셈이다. (Mysterious work of God…)
그런데 내가 휴즈 항공사에 Job Application 을 넣었다. 마침 Hiring
manager 였던 잭이 그것을 보게 되고, 이것 저것 살펴보니 성적도 좋고 이미 각인된 ‘이미지’가 좋으니, 졸업도 안한 학생을 뽑은적이 없는 그 부서가 나를 덜컥 뽑은것이다.
많은 나의 친구들의 부러운 눈길을 받으며 조기 취직을 하게되며 잭.파커와 인연을 맺었다.
직장에 들어가니 모든게 생소하다. 더군다나 졸업도 안한 그리 유명한 대학출신도 아닌 그것도 별 볼일없는 아시안이 들어 왔으니, 그리 뛰면서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물론 졸업할때까지 하프타임 정도로 일단 시작했는데, 거의 나 혼자 큐비클에서 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얼마 후 옆 부서에서 근무하는 친구 하나가 나를 찾아왔다. 점심을 같이 하자고. 아직도 기억 나는데, 그 당시에 유행하던 음식점중에 하나가 “스모거스보드”
(기억하는 사람 있는가?) 라고 하는 지금의 Buffet 의 원조격인 식당이었다. 그 당시에는 맘대로 먹는 concept 이 엄청 신선한 충격이었다.
암튼 그 친구가 바로 호세 고메즈였다. 그 친구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멕시코 이민 2세였다. 소외 (?) 당한다고 느낄 수 있는 나 같은 동양인에게 기꺼히 친구가 되어 준 셈이다.
우리는 친해 졌고.. 나중에 나는 그에게 (은혜를 갚는다고 ㅎㅎㅎ 내가 가진게 그것밖에 그당시엔 없었으니까) 태권도를 … 가르쳤다. 그래서 그런지 위에서 말한 LinkedIn 메시지에 “혹시 너 나에게 태권도 가르쳐준 그 Gap맞냐” 라고 물어 본 것일거다.
연결이 되어 알아보니 그는 이미 Retire 를 하고 여행을 다니며 즐겁게 지낸다고 한다. Good for him.. I will soon follow him!
지금 생각 해 보면, 나는 ‘인덕’ 이 많은것 같다.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 나를 따르려는 사람,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ㅎㅎㅎ 많았던 것 같다.
행운이라고 볼 수 있지만, 역시 그리고 당연히 하나님의 손길이다. 때로는 사건을 통해 때로는 사람을 보내시어 나의 길을 인도하셨다.
내가 공부하며,
LA (컴퓨터 랩 assistant) 와 RA (기숙사 assistant) 로 그리고 밤에는 6시간 세븐.일레븐에서 일하면서도 기쁘게 그리고 좌절함이 없이 지금의 내가 (자랑할 것은 없지만) 된것은, 이렇게 때와 상황에 따라 사람들을 보내주시고 인도해 주시는 하나님 덕이렸다.
끝까지 잘 가보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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