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 드라마를 가끔 즐겨 본다.
그런데 정말 못 마땅한 연출장면이 몇가지 있다. 그리고 그런 장면은 수십년째 아직도 고쳐지지 않은채 게속 연출되고 있다.
밤에 주인공이 탄 차가 골목에 나타난다. 그런데 실내등이 환하게 켜있다. 물론 카메라에 얼굴이 잘 잡히라고 한 것이겠지만, 뭐 어린애 장난하냐? 실내들 환하게 켜고들 운전하냐?
범인 차를 주인공인 형사가 택시를 타고 뒤따르며 미행한다. 요리조리 잘도 따라가며 안들키고 미행한다. 교통 신호도 안 받는다. 그리고 범인 차가 서면, 거기서 아예 빤히 보이는 곳에 파킹을 한다. 그런데도 범인은 바로 뒤에 같이 파킹하는
차를 전혀 눈치 못 챈다. 이거 그냥 눈뜨고 그냥 믿으라는 것이냐?
주인공이 급하게 운전하며 어느 건물앞에 끼이익 선다. 그리고는 차에서 내려 그냥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한두번이 아니다. 죄다 건물 바로 앞에 파킹하고 뒤도 안돌아 보고 들어 간다. 바쁘니까 시청자들이 알아서 그냥 파킹 잘 했다고 이해하며 보라는 얘기냐?
주인공이 차를 몰다가 급한 전화를 받는다. 그리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끼이이익 유턴을 한다. 왜 항시 유턴이냐. 우회전해서 가면 좌회전해서 가면 길이 안나오냐? 이것도 그냥 이해하면서 보라는 얘기냐?
주인공이 전화를 받는다. 급한 모양이다. 액셀을 밟는다. 부웅하며 RPM 이 엄청 올라간다. 또 카메라가 그것을 쿨로즈.업하여까지
보여준다. 공회전이면 몰라도 액셀을 밟는다고 무조건 RPM 이 그렇게 천정까지 급히 올라가진 않는다. 급하다는걸 그냥 이해하며 믿으라고 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드라마 마다 차 앰블럼 시커멓게 가리고 나온다. 진짜 사람들이 그렇게 차 앰블럼 가리고 다니냐? 광고 잇슈땜에 그렇다고? 그러면 잘 안 알려진 중국차나 인도차 가지고 촬영해라. 포쉬 타는것은 클라스와 스피드의 상징인데 왜 차는 포쉬를 보여주고 뻔한 앰블럼은 가리는거냐. 어린애들도 포쉬라는거 안다.
주인공이 일류대학인 서안대학, 한국대학, 대민대학 다닌단다, 그런 대학 한국에 없다. 미국 영화봐라. 하바드면 하바드 UCLA 이면 UCLA 그냥 쓴다. 이것도 공짜 홍보 잇슈냐?
집안 장면이다. 식구둘이 우루루 모여 앉아 저녁 식사를 한다. 그런데 왼쪽 오른쪽 그리고 뒷쪽에 죄다 빡빡히 앉아있다. 앞쪽은 텅텅 비어 있는데도. 이거 카메라를 위한 특별 안배냐? 그냥 그렇게 다 앉았다고 이해하며 보라는 얘기냐?
얼마전 모 드라마 보니까 재벌회사 2세 젊은 사장 오피스가 보인다. 사장이 앉아 있는데 PC 가 안보인다. 혹 랩탑이 있나 봤더니 그것도 없다. 디스플레이는 아예 없다. 아마도 빌려올 예산조차 없었나 보다. 근처 학원이라도 가면 PC 하고 디스플레이하고 쎗다 쎘어.
그리고 회장실이라고 나온다. 재벌 회장실인데 그 문앞에 팻말이 거의 종이에다 매직으로 ‘회장실’ 이라고 쓴 수준이다. 그냥 알아서 보라는 얘기냐?
드라마에 스시집에 가서 식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각종 스시가 나온다. 좀 먹어라. 먹으면서 얘기 해라. 하나
건들이다가 그것도 내려 놓고 얘기를 한다. 니네들은 배도 안고프냐? 스시집 왔으면 스시 먹으러 온거 아니냐. 좀 맛잇게 먹으면서 얘기해라. 제발 좀 먹어라!
고급 바가 보인다. 주인공이 무슨 스트레스가 있는지 큰 술잔에 그 독하다는 위스키를 잔쯕 따르고
냉수 마시듯 벌컥벌컥 들이킨다, 그리고는 또 한잔 원샸! 장난하냐? 나는 술을 못 먹는다만 위스키 정도면 조금만 먹어도 달달하지 않냐? 좀 적당히 마셔라. 이것도 그냥 알아서 이해하고 보라는 얘기냐?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은 모양이다. 화장실로 간다. 그리고는
물을 틀고 얼굴에 끼얹는다. 맨날 스트레스 받으면 얼굴에 물 바른다. 너도 나도. 진짜 스트레스 받으면 맨날 얼굴에 물 끼얹냐? 화장 지워지면 어떡할려고. 그것도 그냥 이해하며 봐야 하는거냐?
내 평생 소원이 있다면 (이루어 질리가 없지만) 그것은 다름아닌,
ultra realistic 한 영화를 연출하고 싶다는 것이다.
밤에 차 몰때 실내등은 꺼라 제발. 얼굴이 안보이면 그건 밤이기 떄문에 그런거다.
숨어서 보려면 진짜 안보이게 숨어서 봐라.
가족 저녁식사 보여주려면 그냥 등도 보이고 자연스레 해라.
파킹은 파킹 스페이스에 하고 뛰어 들어 가라.
회사 면접할때 일류 대학 나왔다면 그냥 서울 대학이나 카이스트
써라.
스포츠카 보여줄라면 그냥 차 명도 보여줘라. 그게 문제가 되면 그냥 중국제에 합판 페인트 칠해서 보여줘라.
음식점에선 제발 맛있게 배불리 좀 먹어라.
이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