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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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Facebook 칼럼 (219) – 알리에게서 연락이 왔다!2024-07-02 13:16
작성자 Level 10

며칠전 텔리그램 계정으로 메시지 하나가 날라왔다.

얼핏 보기에 모르는 사람같아서 그냥 휴지통으로 넣을까 하다가 혹시나 해서 읽어 보았다.

알리 엑데사디

 

 40여년  대학 친구이다.

 모르겠는가.

너무나 친했던 대학 동기동창인데.

 

신분이 확인되자 알리가 현재의 자기 모습이 담긴 사진 한장을 보내왔다.

사진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났다.

 

대학시절의 모습만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몹시도 변한 그의 모습이 무척 충격적으로 느껴진 것이다.

하얀 수염에 희긋희긋한 그리고 듬성듬성 비어있는 머리.

쳐진 눈과 주글주글한 주름.

 인종이 (한국인에 비해같은 나이인데도  늙어 보인다는 말이 있지만 사진속의 알리의 모습은 그냥  노인  자체였다. ( 나는 청년인가ㅎㅎㅎ)

 

나도 얼마전에 찍은 사진을 보냈다.

옛날 사진 말고 요즘 찍은 사진으로 보내란다ㅎㅎㅎ

저번주에 찍은 사진이라고 했더니 예나 지금이나 장난이 심한건  변했다며  웃는다.

나도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때로는 우리는 (적어도 나는우리의 변한 모습을 잊고 살아간다.

매일 보는 거울 속의  모습이  모습이고.. 변해가는 나의 모습을 느낄만한 나와의 떨어진 시간이 전혀 없이 늙어가는 우리들이다.

가끔 옛날 사진을 보면 ㅎㅎㅎ … “조금 늙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늙었구나라고  느끼는 것은 .. 어쩌면 따뜻한 냄비물 속에서 서서히 익어가는 개구리 같은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증표일런지도 모른다.

암튼 내가 그리 늙은  같지는 않다고 느낄  있지만 ...  남들은 명백히 느끼고 있다.

 

알리.

나와 동갑이다.

멀리 이란에서 왔다.

직접적으론  안했지만 (그러나 나는 그의 이란친구에게서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는 이란 팔라비 왕과 친한 상류 지배층의 자제였다.

 

기숙사에 같이 살았었는데  허름한 복스바겐이 그의 차였고 옷도 검소하게 입었다.

그런데 한달이 1-2번은 주말 (금요일 저녁 되면 그는 복스바겐을 달달 거리며 끌고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일요일  무렵에 다시 기숙사로 나타난다.

 

아까 말한 그와 친한 이란인 친구에게서 들은 얘기다.

알리는 한달에 한두번 주말만 되면 베블리힐즈에 있는 이모댁으로 간다.

그곳에서 샤워를 하고 명품 옷으로 갈아입고 그의 진짜 차인 포르셰 911  타고 주말을 즐기려 나간다.

 

그의 친한 이란 친구는 태권도 유단자였는데  역시 태권도 유단자라는 것을 알고는 (아마도 한국 본토에서 배운 태권도가  낫다고 생각했는지나에게 접근 (?)  했고우리는 그의 친구들과 함께 여러 차례 주말 저녁 샌타모니카 비치 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달리다가 엇갈리게 점프하여 옆차기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등 행각을 보이다가 나와 급속히 친해진  알리의 비밀에 대해 나에게 하나 둘씩 얘기를 하였던 것이다.

 

어느 날은  알리가 좋은 구경 시켜준다며  나를 데리고 선셋거리에 위치한 Private Club  데려갔는데영화에서 볼때와  비슷하게 문앞에서 건장한 가드들이 이중삼중 수색을 한후  클럽으로 들어가면  고급스러운 상류사회의 사교클럽의 모습이 들어나는 .. 나에게는 아주 묘한 경험을 선사한 적도있다.

 

기숙사 바로  방에 각각 살았고 같은 전공이었고.. 컴퓨터과 조교 생활도 같이 했고.. 화통한 마음도 맞아서였던지 나와 무척 친하게 지냈다.

가끔은 같이 올림픽 한인타운에 나가서 한국음식도 먹고 영화도 보고.. 비치도 같이 가곤 했다.

3학년 무렵이었던가 그가 졸업전에 이란에 한번  다녀와야 한다며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이란으로 떠난 적이 있다.

그런데 내기억으론 그때가 <호메이니 중심으로  이란혁명이 일어난 시기가 아니었던가 기억된다.

당연히 그는 이란에 갖혀있게 되었고.. 나는 졸업을 하고 .. 그리고는 소식이 끊겨졌던 것이다.

 

그런 그가 나에게 연락을   것이다.

알고 봤더니 그는 호메이니 정권하에서 어떻게 어떻게 하여 영국으로 탈출 (?)   다음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학업을 마치고 컴퓨터계통 CIO/CTO 등으로 아직도 근무한다는 얘기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다.

 

40년만의 만남은 과연 어떠할까 무척 궁금해 진다.

 

내가 초등학생땐.. 대학생들을 보면 <어른같았다.

고등학교 때에는 30-40 어른들을 보면  넘사벽이 느껴지는 진짜 어른들 같이 보였고.. 50대는 완전 영감이다.

 

지금은  30대는 아직  눈엔 아이들 같아 보인다.

50 정도 되어야 어른   나는것 같다.

 

미국 말에 You should see an elephant 라는 말이 있다.

 

코끼리를 보라는 말이 아니라… “실지 경험을  봐야 알게 된다말이다.

 

맞는 말이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 보니 이제   같다.

 

나이에 따라 느껴지는 관점이 분명히 있다.

10대에 느끼는 관점 60대에 느끼는 관점 같을 수가 없다.

 

10대는 60대의 관점을 이해할 수가 없다.

아직 코끼리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60대는 10대의 관점을 이해할  있다.

Been there, done that Déjà vu 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는 그저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고들 한다.

맞는   수도 있고  그렇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는게 좋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하게 말하지만 나이는 그저 숫자가 아니다.

현실이고 실제이다.

 

이말은 나이 들어서 열심히  가꾸고 근육키우고 좋은 노화방지 크림 바르고 좋은  먹고 발악 (ㅎㅎㅎ  보지만 .. 나이는 나이다 늙으면 늙는거다.

 

남들이 와우젊어보이세요한다고 입이 함박만 해져서  다음날 스키니   입고 얇은 남방입고 겨울철에 으시대며 돌아다니면 감기결려 다음날 끙끙 앓게 된다.

 

미국 사람들은 You look young 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노골적으로 Thank you Thank you!  남발한다.

젊다는 말이 그렇게도 좋은지 모르겠다ㅎㅎㅎ

 

속이 젊고 마음이 젊은 것이 진짜 젊은 것이다.

겉이 젊은 것은 위장을 하는 것이다.

 

위장한 늑대를 바라보며 사람들이  양이다.. 양이다.. 얘기하지만 속으론 이미 늑대인줄 알고.. 이미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

 

 가꾸고 그럴듯한 젊은  입고 젊다고 칭찬 받으며 돌아 다녀도 그들은 당신이 늙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느 정도 같이 놀아주지만 (?) 정작 놀때는 지네들 끼리 놀게 되어있다.

 

그러므로 제발.. 우리의 주제를 알고 끼리 끼리 노는게 상책이다.. ㅎㅎ

 

하지만..

아까도 얘기했지만

진정한 젊음은 <마음> 젊음이다.

 

자유가 있는 마음..

열정이 있는 마음

비전이 있는 마음..

그게 진정한 젊음이다.

 

영어  한마디  한다.

Wet behind the ears 라는 말이 있다.

 뒷쪽이 축축하다 라는 ㅎㅎㅎ 말이 아니다.

 

아직 철이  들었다  성숙하다 하룻강아지.. 라는 말이다.

 

나이 들어도 이런  듣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우리 일상에도정치계에도종교계에도이런 분들이 있다.

 

나이가 들면 마음속으로 나의 인생관이 정립되어야 한다.

겉으로 버젓한  일순간이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젊음은 Wet behind the ears 상태에 머물고 있는 우리들의 허구이다.

 

 사람은 희긋희긋 머리가 변하고 주름이 늘어가도  사람은 Elephant  사람같이 젊은 마음을 가지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젊은이다.

 

나중에 알리를 만나면 코끼리 얘기를 하고  친구 귀가 아직 젖어있나 한번 확인해  참이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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