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국에서 갓 이민 온 (아이가 하나 있는) 어떤 여자가 병원에 입원하여 두번째 아이를 낳았다.
한국에서는 애를 낳고 나니 간호원들이 몸을 따뜻하게 하라고 담요도 가져다 주고, 식사 때에는 따뜻한 미역국도 끓여주고, 며칠간은 찬물 사용하지 말라고 샤워도 금지하고, 당분간 몸을 움직이지 말라고 하였는데…
아 이놈의 미국 병원에선 빨리 일어나서 찬물로 샤워를 하라고 하고, 빨리 일어나서 돌아 다니라 하고, 게다가 음식도 국물없는 샌드위치를 가져다 주길래… 이런 미개한 (?) 것 들이 있나… 하며 화를 냈다는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있다.
역시 갓 이민오신 할아버지 한분이 무료하여 LA 한인타운 근처 공원벤치에 앉아 계셨다.
마침 두서너살 먹은듯한 사내아이 하나가 걸어 오길래 미국애를 가까이서는 처음 보는 할아버지가 하도 신기하고 이쁘기도 하여
“아~ 이놈.. 귀엽게 생겼네.. 어디 꼬추 한번 만져보자~” 며… 그만.. 덥석.. 그 아이의 거시기를 만졌겠다.
기겁한 아이의 엄마가 911을 부르고 그 할아버지는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나중에 그 당시 한인으로선 미국 경찰 최고위직까지 올라갔던 Paul
Kim 인가 (확실치 않음) 하는 분이 문화적 배경을 설명하여 간신히.. 간신히.. 풀려난 사건 (?) 이 있다.
이게 먼가?
이게 문화적 차이인가?
미국에선 아이가 옆에 있던 없던 부부가 껴안고 뽀뽀도하고 수시로 I Love You 를 남발 (?) 한다.
이 장면을 TV 를 통해 유심히 보고 있던 어떤 중년 아주머니께서…
그래.. 내가 실천을 해 봐야겠다.. 껴안고 뽀뽀하는 것은 좀 남살스럽지만… 서방에게 I
Love You 라는 말은 오늘 저녁 꼭 해 봐야겠다… 라고 결심을 했다.
저녁 무렵… 서방님이 돌아왔다.
저녁을 차려 상을 두고 둘이 앉았다.
잠시 분위기를 보던 아지매가 .. 드디어 결심을 한듯… 조그마한 목소리로 (시선은 떨군채) 말했다.
“아이… 라 뷰~”
순간 기묘한 정적이 흐른다.
잠시 후 서방님이 숟가락을 살며시 내려 놓더니만 나지막한 음성으로 말한다.
“니… 어디 아프나?”
그렇다.. 니 문화가 순식간에 내 문화가 될 순수 없다.
착각은 하지 말자.
피를 통해 전해지고 수천 수백년.. 그렇게 살았던 나의 문화가 … 지식적으로 배우고 피부를 통해 느낀다고 .. 단기간내에 지식적이 아닌 본능적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미국 생활 40년이 넘었기에, 알거 모를거 다 안다고… 미국사람들이 하듯,
TV 에서 보듯.. 아침에 출근하며내 아내의 손을 붙잡고… Honey I love you 하며 쪼옥! 하고 뽀뽀를 <자연스레> 하며 갈 수는 없다고… 시도바울의 이름을 빌어 (주님의 이름까지 빌릴 필요는 없으니까~) 솔찍하게 고백한다.
그 대신 우리는… 거시기가 있다.
슬쩍 눈이 마주칠 때.. 고개를 약간 끄덕이면… 그게 I
Love You 가 아니고 뭐란 말이냐? ㅎㅎㅎ
NBA농구를 봐라.
이리 저리 상대방의 수비를 뚫으려 드리블을 하다가.. 순간.. 저 쪽 Weak Side 에 우리 팀 슈터가 나랑 눈을 <잠깐> 맞추는 순간..
나는 Shoot 도 아니고 Pass 도 아닌… 소위 말하는 Ally
Oop을 날린다.
그 친구가 순식간에 뛰어 놀라 공중에서 내 공을 잡아채서 골을 넣는다.
이게 Ally Oop 이다…
나와 나의 와이프가 눈이 마주치는 순간 교감하는 그것이 바로 한국식 Ally Oop 이다… 그게 한국식 I
Love You다.
내 말은… 진짜로 출근할 때 I
Love You 하는게 뭐 나쁘다거나 (ㅎㅎㅎ) 가능하지 않다는.. 그런 말이 아니라… 나는 나 나름대로 몸에 배어 온 나의 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괜히 표면적으로 강요하거나 미화시키려 한다면… 어디 그게 본심이 되겠는가… 가식이며 보기 좋은 모습일 뿐이다.
어쨋든… 문화의 차이는 반드시 있고, 특히 동양과 서양의 문화 차이는 확실히 있음을 부정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조금만 더 다아가 보자.
동양 서양의 비교는 너무 광범위하니까 한국과 미국으로 축소하여 비교를 해 본다.
문화라는 영역 자체도 역시 광범위하니까 문화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언어를 비교해 보는 것이 가장 이해하기 빠를 수 있다.
미국의 언어속에 나타난 문화적 특성은 … 영어는 일단 그 <의도> 를 맨 앞부분에 명확히 들어낸다.
한국어는 정 반대다. 그 정도로 문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본다.
Who was the man who
interrupted me during our conference call on the subject of cost savings?
그렇다.. 첫 부분에… 단박에.. 명확하게..
WHO 가 나온다.
이 사람의 의도는 어떤 녀석 (Who) 이 미팅중에 나를 찝쩍거렸냐는 것이다.
어떤 녀석인지 (Who) 알고 싶다는 말이다.
이것을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대충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거 어제 비용절감에 대하여 우리가 컨퍼런스를 할때… 내말을 짤라버리고 딴지 건 놈이 누구지?”
<딴지 건 놈 (Who)> 이… 맨 … 맨… 맨.. 뒤에 나온다.
한국말은 일단… 인내를 가지고 끝까지 다 들어 봐야.. 그 <의도> 가 무엇인지… 핵심이 무엇인지 .. 알게 된다.
그때까지의 모든 말들은.. ㅎㅎㅎ.. 꾸미는 말이다… 설명하는 말이다.
한가지만 더 예를 들어 본다.
I don’t know what you’re
talking about even though you explained to me for the last 30 minutes or so
with such a wonderful analysis work with Powerpoint presentation.
결론이 처음에 나와있다.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한국말로 바꾸어 보면…
“거 뭐냐… 거 당신이 파워포인트 자료들을 이용해서 진짜 허벌라게 끝내주는 분석작업을 통해 거의 30여분간 나에게 설명을 했지만서도… 나 당신이 먼말 하는지.. 모르겠소!”
<모르겟소> 가 맨 마지막에 나왔다. ㅎㅎㅎ
재미삼아 비교를 해 본 것이지만… 단적으로 문화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모두가 공감하는 .. 우리가 미국을 본 받아 .. 바꾸고 고쳐야 할 것 (문화) 이 분명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 거시기해도 .. 우리 한국만이 가진.. 우리의 귀중한 (생각하기에 따라) 우리만의 문화와 스타일과 방식이 있을 것이다.
이것 마저 시대가 변한다고 따라서 변해야 한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세상을 돌아 다녀봐도 .. 한국여자들만 소유하고 있는 <애교> 가 있다.
미국여자들에게 애교를 가르쳐 해 보게 하라… 3초 내에 구역질이 날 것이다. ㅎㅎㅎ
동료들과 식사를 하러가서 .. 갑자기 한 친구가 불쑥일어나.. 오늘은 내가 쏜다 하며 … 전원 음식값을 다 지불하는 것을 미국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가 없다.
진짜로 10 cent까지 쪼개서 Dutch Pay 로 계산하는 그들이다.
따라 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ㅎㅎㅎ 전철에서 빈자리가 생기면 자기 가방을 멀리서 던져 일단 자리를 선점하는 한국의 아줌마들의 적극성.. 굳이 배울것은 아니지만 .. 그것도 우리 문화의 일부임에는 틀림없다.
되도록 남의 일에 끼기를 꺼려하는 미국인들과는 달리 .. (내가 예전에 한국 출장 가서 버스타고 가면서 많이 본거지만) 길거리에서 곤경당한 사람들 주위로 우루루 모여서 도와주려는 사람들 (구경이 목적일 수도 있지만)… 어쨋든 이 또한 한국인의 특유 성향이다.
요즘 내 주위에서 은퇴를 한 사람이건 곧 은퇴를 할 사람이건… 한국으로 돌아가서 거기서 살다가 여생을 마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왜 그런가?
미국이 그렇게 좋고, 미국 문화가 그렇게 좋다면.. 여생을 미국에서 마감해야 할 것인데… 왜 굳이 한국으로 향하는가?
그것은 .. 나의 겉 행동은 이제 미국인을 닮아 마국인들 같이 살아 가지만, 나의 속 마음은 한국의 거리가 한국의 친구들이 한국의 음식이 한국의 스타일이 … 즉 한국의 문화가 .. 역시나 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특이한 것은, 나이든 사람들만 이런 경향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요즘은 젊은이들도 한국에서의 삶을 꽤 동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화 + 한국의 국제적 위상 때문인가 보다.
한국이 그만큼 좋다는 결론이기에… 기분이 좋다.
한국 만세!
한국 문화 만만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