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우에 엘러지가 있다.
처음 새우 앨러지를 알게 된것은 거의 25년전 쯤으로 기억된다.
이상하게도 어떤 음식을 먹으면 온 몸이 가렵기 시작하고 어떨땐 눈까풀 근처부터 조금씩 부풀기 시작하고 그것이 몸으로 번지는 현상이 발생하는것이다.
앨러지인것을 안 다음, 무엇에 앨러지 반응이 일어 나는지를 알기 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는데, 결국 새우 앨러지인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우섭고도 미스테리한 것은, 새우국물이 든 짬뽕이나 스프는 영향이 없었고, 새우 살 자체를 먹어야만 앨러지 반응이 생긴다는… 묘한 현상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이 교회 사람들에게 쫘악 퍼졌는데, 지금은 은퇴하신 그 당시 담임목사이셨던 원로목사님께서는 농담으로 성도들 댁에 같이 심방을 가거나 교회 모임에서 식사를 할때 새우요리가 나오면 어김없이 “우리 이장로님… 새우를 너무 좋아하시니.. 더블로 잡수시오” 라고 놀리곤 하셨다.
한걸음 더 나아가, 기막힌 비극은 나의 Wife 가 이 새우요리를 엄청 좋아 한다는 사실이다.
나같으면 같이 음식점에 가면 내가 새우요리를 못 먹는다는것을 감안하여 다른 요리를 시켜서 둘이 나누어 먹으려 할텐데, 우리 wife 는 당당하게 새우요리를 시킨다.
ㅎㅎㅎ 그러면 나는 내가 시킨 요리만 먹을 수 있고 … 그분께서는 새우요리 + 내가 시킨 요리를 다 먹을 수 있다는 불공평한 사건들이 벌어지게 되는것이다.
어쨋든 세월이 흘러 약 3년전 쯤 … 이제 시간이 꽤 흘렀으니 혹시 새우 앨러지가 없어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에 어느날 중국집에 가서 담대하게 <간뽕새우>를 시켰다.
이런 나의 굳건한 믿음의 행위를 본 Wife 는 내심 놀라면서도 ‘괜찮겠냐” 는 묘한 웃음을 띄웠다.
새우 두개를 조심 스레 먹었는데… ㅎㅎㅎ 별 이상이 없었다.
아~ 드디어 이 맛있는 새우를 먹게 되었구나… 생각하고 몇점 더 집어 먹었는데… 등쪽이 슬슬 가렵기 시작한다.
오마이갓~
집에 와서 보니 아니나 다를까.. 몸에 먼가가 두둘두둘 올라왔고 눈까플이 부어있다.
급기야 약을 먹었지만 하루가 훨씬 지나서야 정상으로 돌아 왔다.
그런 일이 있은 2년반 쯤 후… 그러니까 약 6개월 전… 또 한번의 도전이 있었다.
이번에는 딱 2개의 새우만 먹었다.
괜찮았다.
여기서 일단 Stop 했다.
그리고 얼마후 한번 더 시도했다… 이번에는 새우 3마리.. ㅎㅎㅎ
It was Ok!
그리고 드디어 어제 저녁… 마켙에서 장을 본다음… 깐뽕새우를 시켜 담대하게 무려 5마리를 믿쉽니다~ 하며 먹었다.
오늘까지 정상이다!
이 기쁜 소식을 누구에게 전해야 할지 궁금하다.
나에겐 희소식인 이 소식은 … 우리 와이프에겐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있다. ㅎㅎㅎ
왜냐하면 그동안 20여년을 독식 (?) 했던 그 맛있는 새우요리를 이제부턴 … 남편과 나누어 먹어야 된다는 그 슬픈 현실 아래… 무척 실망감이 크리라 생각한다. ㅎㅎㅎ
믈론 농담이다… 즐거움에 기쁘게 동참할 와이프다! ㅎㅎㅎ
앨러지가 없어지는것을 보니까… 참말로 이세상에 영원한 것이란 없다… 라는 말이 맞는 모양이다.
이제부턴 … 각종 맛있는 새우요리를 하나 하나 정복해 나갈 참이다.
브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