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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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Facebook 칼럼 (280) – 피아노 맨2024-07-02 13:44
작성자 Level 10

예전에 유럽으로 출장갔다가 덴버로 가는 비행기 환승을 하기 위해 스위스에 잠시 3시간 정도 Lay over 를 하던 중 갑자기 폭설이 내리는 바람에 비행기가  캔슬된 적이 있다.

 

5시간 정도 스텐바이를 하다가 결국 항공사에서 비행 스케쥴을 캔슬하는 바람에 계획에도 없던 스위스에서의 일박을 하게 된 셈이다.

 

항공사에서 셔틀버스를 동원해 약 20분 거리에 있는 호텔로 승객들을 데려다 주었다.

 

체크인을 하고 호텔룸에 들어가 보니 두가지 다른 점이 보였다.

 

하나는 미국 호텔과는 달리 베드가 대각선으로 방에 놓여있었다 (아마도 그 호텔만 그런 것 일 수도 있다.)

처음에는 매우 이상했는데 나중에는 매우 흥미로운 그리고 신선한 (?) 발상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 한가지는 도대체 호텔룸에 전등이 켜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촌놈처럼 여기 저기 다 뒤지고 모든 스윗치를 다 만져보았지만 방안의 전등 그 어느것도 켜지지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룸에 들어 갈 때 후론트에서 준 카드를 입구에 위치한 카드리더 속에 집어 넣은 다음에 스윗치를 켜면 작동이되는 원리였다.

 

뭐 그리 하이텍은 아니였지만 그 당시로선 미국 호텔에선 아직 보편화 되지 않은 방식이었다.

 

짐을 풀고 조금 휴식을 취한 다음 항공사에서 준 바우쳐를 (저녁과 아침 합쳐 $50) 가지고 저녁을 해결해야 했다.

 

마음 같았으면 호텔 밖으로 나가서 여기 저기 돌아 다니다가 근처 레스토랑에 들어가 근사한 (?) 저녁을 먹고 싶었지만그 당시 밖에는 눈이 펑펑 쏱아지고 있었기 때문에호텔 안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해결해야만 했다.

 

로비로 내려가니 몇군데 레스토랑이 보였다.

그중에서도 제법 트랜디하게 보이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들어 가는 입구 옆에 푹신한 카우치와 의자들이 놓여있고 사람들이 앉아서 커피를 마시거나 대화를 나누는 풍경이 매우 Europe-ish 했다.

 

그 옆에는 피아노 한대가 놓여있었는데 꼬마 어린아이가 띵동띵동 건반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스위스의 국민음식이라고 하는 퐁듀 (Fondue) 와 로스티 (일종의 감자전?) 를 곁들인  식사를 마치고 나오다가 문뜩 아까 본 피아노 생각이 났다.

 

주위를 둘러 보니 저쪽 멀리 소파에 한 커플만 보이고 피아노는 열린채 있었다.

갑자기 흥미 (+ 호기심) 이 생긴 나는 일단 피아노 앞에 앉았다.

 

나는 물론  피아니스트가 아니다. ㅎㅎㅎ

그냥 재미로 혼자 치는 정도인 내가 피아노 앞에 왠일인지 앉은 것이다.  

 

빌리.조엘이 작곡한 곡중에 명곡인 <Piano Man> 이 있다.

 

그 곡 도입부에 하모니카 파트가 들어가기 전 2마디는 재즈풍의 멜로디다.

그냥 두마디를 Dm7 4박자와  Ddim7 4박자로 쳐주며 오른 손으론 빠른 Intro 멜로디를 두 마디 쳐주면 된다.

 

그리고 솔찍히 그 2마디 선율은 초.문외한도 며칠만 익히면그럴싸하게 들린다. ㅎㅎㅎ

 

나는  주의에 아무도 없길래 충동적으로 한번 건반을 두두려 보고 싶은 마음에서 아무 생각없이  피어노를 쳐 본 것이다.

 

그 다음은이곡이 C 장조 이기에 그냥 코드로 C, G, F variation 으로 4분의 3박자로 치면서 들어오는 하모니카 선율에 Smooth한 코드 반주를 해 주면 되는 것이다.   

 

마악 바로 그 부분까지 연주 (?) 하고 일어 서려는데 누가 옆에서 박수를.. 진짜로박수를 (?) 친다.

 

놀라서 후다닥 돌아 봤더니 왠 백발 신사가부인인 듯한 여자와 함께 나를 쳐다 보고 있다.

 

그리고는 게속하라는제스추어를 보인다.

You gotta be kidding… 속으로 외치며 자리에서 일어 났다.

 

까놓고 얘기해서 밑천이 딸린다는 말이다.ㅎㅎ

 

혹 나보고 그냥 노래를 하라면 .. 까짓거 제일 높은 음이 high G () 밖에 되지 않기에 별 문제가 없었겠지만피아노 연주라니요장난삼아 쳐본 Piano Man 연주하라니.. 데끼!

 

자신이 없다고 말을 했더니옆에서 부인이 그 신사더러 대신 치라고 한다.

 

신사가 앉았다.

 

그 다음은 나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다.

나는 그렇게 <Piano Man> 을 매끄럽게 그리고 매혹적으로 연주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I think he was even better than Mr. Joel himself!)

 

붉어졌던 내 얼굴이 정상으로 돌아 오고 나는 곧 연주되는 곡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의 아내가 흥얼흥얼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주위로 지나가던 투숙객들이 하나 둘 모여 들었다.

 

나중에는  Sing us a song, you're the piano man
Sing us a song tonight
부문에선 여기 저기서 똇창이 들려 왔다.

 

그 부인이 얘기는 안 했지만 여러가지 정황으로 짐작해 보건데 아마도 그 백발의 신사는 프로페셔널 연주가 였던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 프로 앞에서 이 아마가 주름을 잡으려 했으니ㅎㅎㅎ 지금도 그 장면만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진다.

 

그 이후로,  이 곡을 들을 떄면 그때 그 장면이 자동적으로 떠 오르곤 한다.

 

Billy Joel 이 작곡한 Piano Man.

 

토요일 밤에 바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서정적으로 묘사하는 곡으로, 노랫말처럼 슬프고 달콤한 노래.

 

이 곡은 내가 아직 한국에 있었을 때 1973년도 쯤 빌리.조엘이 작곡한 명곡중의 명곡이다.

 

내가 미국으로 유학 온 1977도 에도 이곡의 인기는 대단했다.

 

Piano Man은 빌리 조엘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곡된 곡이다.

그는 한 때 피아노 바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돈을 벌었다는데, 이 노래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실존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John at the bar"에서 존은 빌리 조엘이 피아노를 연주하던 바의 바텐더이고

 

"Paul is a real estate novelist" 에서 폴은 스스로 위대한 미국 소설이 될 것이라고 매일 밤 바에서 술을 마시는 소설가였다고 한다

 

"The waitress is practicing politics" 에서의 웨이트리스는 빌리 조엘의 아내 엘리자베스 베버가 되었다고 한다.

 

이 곡은 또 유명한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다른 가수인 Elton John 이 부르기도 했다.

 

둘은 호형호제하며 이 곡을 듀엣으로도 자주 불렀다고 하는데 이 둘이 부른 듀엣은 정말 압권이다.

 

요즘 노래들은 너무 기계적 냄새가 나는데이 곡은 사람 냄새가 나는 곡으로 내가 좋아 하는 곡 중에 상위권에 속하는 곡이 되었다.

 

나의 매일 듣는 곡들이 거의 찬양곡 일색이지만 가끔은 옛 추억이 그리워 질 때면일부러 듣는 곡중에 하나가 바로 이 <Piano Man> 이다.

 

그리고 이 곡을 들을 떄면 어김없이 생각나는스위스의 그 백발 노신사분이 연주했던 그 Piano Man 의 선율 .. 아직도  나의 머릿속으로 들려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오늘은 엘톤 존과 빌리 조엘이 다정하게 불렀던 이 <Piano Man> 을 다시 한번 들어 보고 싶다.

 

노래 일발 장전!!!!

 

Sing us a song, you're the piano man
Sing us a song tonight
Well, we're all in the mood for a melody
And you've got us feelin' alright

 

https://youtu.be/fcYSSYnf_l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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