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지역에서 약 15분 떨어진 곳에 H-Mart 라고 하는 한인마트가 있다.
멀리 50여분 달려 오로라 한인타운에 있는 그로서리 마트까지 가지 않아도 되니 너무나 편리하다.
그런데 이 마트 안에는 중국음식점이 있는데, 맛도 좋고, 주인 아주머니도 친절하고 해서, 가끔 들러 식사를 하면서 얘기도 나누는 친분이 있다.
어제 그로서리 쇼핑을 하러 간김에, 저녁을 그곳에서 먹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웃기는 얘기라고 하며 며칠전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 준다.
얼마 전 부터 홈리스로 보이는 남자 한명이 저녁때만 되면 마트 안으로 들어와서, 음식점 앞에서 서성 거리더라는 것이다.
알다시피 미국 레스토랑에서는 손님이 아닌 수상한 (?) 사람이나 홈리스들이 얼쩡거리면, 메니져들이 경찰에 연락하여 즉시 처리한다.
Private Property 근처에 서성 거리는 것 자체도 싫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손님들을 Deter 시키기 때문에 레스토랑 메니져들에겐 매우 민감한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얼마간 계속 그러길래 조금 자세히 관찰을 해 보았는데, 아마도 배가 고파서 그런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는 것이다. 그런 느낌을 알아챘던지, 그 홈리스 남자는 점점 음식점 가까이 그리고 드디어 음식점 안으로 들어 와서 빈 자리에 잠깐 앉기도 하더라는 것이다.
어느날, 손님들이 북적거리는 저녁 타이밍에 그 남자가 안으로 들어와 앉길래, 여기는 영업을 해야 하니 밖에서기다리면, 조금 있다가, 내가 음식을 하나 공짜로 해 주겠다… 라고 제안을 하자.. 좋아하며 그렇게 하겠다고 바깥으로 나가더라고 한다.
그런데 손님이 하도 밀려 오니까, 미처 그 친구에게 신경을 못 쓰게 되었고, 조금 시간이 지나갈 즈음… 그 친구가 카운터로 화난 표정으로 오더라는것이다.
다음은 그날 현장을 재연한 것이다.
주인: 밖에서 잠깐 기다리라니까요.
남자: Where
is my food? I’m about to die starving …
주인: 지금 바빠서 그러니까 조금만 더 기다리면 음식 만들어 줄테니까 밖에서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남자: If
I don’t get the food soon enough, I need a refund on it!
주인: 돈을 돌려 달라고? 언제 니가 나에게 돈 줬냐?
남자: I
didn’t eat my food, so give me the cash refund!
주인: 앵???
이런 상황이 된것이다.
여기서 더 대화를 계속하면, 아마도 그 주인 아주머니는 “그런가? 음식을 못 먹었으니 음식값을 Refund 해 줘야 하나?” 라는 논리의 함정 (?) 에 빠질수도 있었겠지만… 가까스러 정신을 차리고 음식이고 뭐고 간에 안 주니까 여기서 나가~ 라고 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 친구, 욕을 하며 마트안으로 들어가서 식품위에다 침까지 뱉고 야단을 치다가, 쫒겨 났다는 얘기였다.
정말 이런 얘기하기 싫고 미안하지만… 우리가 흔히 듣는 말중에 “잘 해주면 기어 오른다” 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사적인 관계도 그렇지만 특히 공적인 관계에선, 필요 이상의 호의나 도움은 주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들을 한다. 과유불급이란 말도 써 가며. 적정선 이상은 하지 말라는 말이다.
그런데 다른 School 도 있다. 이 학파는 가라사대… 내가 남을 돕겠다는것은 … 당연히 나를 ‘희생’ (손해 본다…) 할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손해 보고, 돕자고, 배려 하자고 하는것인데…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그 마음이 달라진다면… 그건 나의 본의의 진정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는가… 라고 말한다.
그러면, 남을 도와 주는데 있어서, 정도껏 도와 주라는것인가 아니면 도와 주기로 마음 먹었으면, 한쪽 뺨만이 아니라 다른 쪽 빰도 내밀고, 겉옷만이 아니라 속옷 까지도 주고, 오리가 아니라 십리까지라도 동행해 주라는것인가?
나름대로의 개인적 결론은 있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물어 보고 싶다.
솔로몬 같은 지혜로 나를 꺠우쳐 주시길… ㅎㅎㅎ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