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국 첫 직장에서 일을 시작했을때 같은 부서에서 가깝게 지내던 여자 동료 한명이 있었다.
이름이 호마 (Homa) 였는데 프랑스인 아버지와 이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얼마나 ‘신비로운’ 미모와 ‘콜라병’ 같은 몸매를 소유했는지 … 사내에서 이 호마를 모르는 동료들이 (특히 남자)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거기에다가 머리도 좋아서 동부 아이비 리그 대학을 졸업하고 켈리포니아로 직장을 구해 이주해 온 여자였다.
성격도 명랑하고 부침성도 좋고 또한 고분고분하니…
Perfect woman 그 자체였다.
그런데 한가지 치명적 (?) 인 결점이 있었으니….ㅎㅎㅎ 별것 아닌거 같아도 그녀가 웃을때 보이는 그 미소속에들어난 이빨들이… 정상적인 하얀색이 아니라.. (조금 과장해서 말 하자면) 마치 물감을 들인것 같이 누~런 색깔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다가 온 남자들은 많은데 계속 붙어 있는 남자들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나도 처음엔 별로 신경을 안써서 모르다가, 딴 남자 동료가 점심시간때 농담 속에 진담같이 그녀의 이빨에 대해 슬쩍 얘기할 때서야 비로서 “심각성”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호마는 웃을 땐 반드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자기도 안다는 것이다.
좀 멋한 얘기지만… 정말 이빨이 구강위생상 더럽고 관리를 안 해서 그런 거라면.. 분명히 냄새가 날텐데.. 의도적으로 그런건 아니지만.. 가까이서 냄새를 맡아 봐도 전혀 구치가 나지는 않았다.
나중에.. 나중에.. 알게 된거지만
호마의 이빨이 누렇게 변한 것은 100% 커피 때문이었다.
틴에이저 때 부터 커피를 즐겨 마셔온 호마는 내가 보기엔 거의 커피 중독자였다.
업무를 마치고 퇴근 할때까지 내가 대충 짐작해 본 바로는 거의 10 컵 정도는 마시는 것 같았다.
거기다가 집에 돌아가서도 아마 5잔을 더 마실 것이니… 하루에 15잔씩 마신다는 얘기가 된다.
이빨이 누렇게 안 변할리가 없다.
자기도 커피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는듯 했지만 진짜 커피중독인지 아니면 남이야 어떻게 생각하건 상관 안 하는건지 … 별 다른 조치를 안 취하다가.. 어느날 며칠간 휴가를 갔다온 다음날 월요일… 그녀가 나타났는데… 난리가 났다.
쨍~쨍~ 광채가 나면서… 호마의 이빨이 순식간에 백옥처럼 변해져 있었다.
자.. 그 결점인 이빨이 해결되니 .. 미모와 몸매와 능력이 더 두드러지게 확대되어 보였나 보다.
소문이 (이 놈의 소문!) 쫘악 펴지고… 다시 구름 떼 처럼 … 숫놈들이 대쉬를 시작했다.
그렇지만 호마는 예전같이 아무 남자에게나 미소를 짓고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나중에 … ㅎㅎㅎ 호마는 그 당시 딴 부서의 메니져였던 Bert 라는 친구랑 결혼을 했다.
나중에 들어 보니, 다들 호마의 누런 이빨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수근거렸을 때 .. 버트는 신입인 호마를 데리고 커피도 같이 마셔주고 내색조차 안 한 채 대화도 계속 해 주었더라는 얘기다.
더 깊이 얘기하자면..
버트는 이혼남이다.
나이도 호마보다 거의 12년 많다.
더 노골적으로 얘기하자면…
노련한 버트는 여성심리를 통달한 친구였다.
까놓고 얘기하자면… 사냥감 (?)의 결점을 잘 알고 있었고… 어떻게 하면 그 사냥감이 자기에게 저절로 다가 올것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삽살개들처럼, 여기 저기 기분대로, 느끼는 대로, 뛰고 달리는, 풋내기 신입 남자 동료들과는 달리, 한번 결혼한 경력속의 귀중한 (?) 경험을 잘 이용한 버트는 … 살살 밀당 (밀고 당기는) 낚시줄을 걸고 있었던 셈이다.
누런 이빨?
차에 스크렛치 났다고 밴츠 그 자체의 명성 (?) 이 없어지는건 아니다… 가 .. 바로 버트의 작전명이었던 것이다.
스크레치는 … 적당한 시기에 처리하면 없어진다.
그 스크레치가 보기 싫어 그 명차를 포기한다면… 그건 바보다.
스크레치는 별것 아니다… 라는 믿음을… 버트는 일단 호마에게 깊게 심어 준거다.
그리고는 시간이 되었을때.. 버트는 호마에게.. 멋진 approach 로 (분명 술 한잔 하면서… casual 하게 생각 난 듯이 이빨에 관해 화제를 돌리며) 커피로 변한 이빨 색은 쉽게 다시 하얗게 변색시킬 수 있다고.. 이빨에도 이제 조금 신경 써 보라고.. 이빨 탈색을 하면 훨낀 더 자신감이 생길거라고… 슬쩍 회유를 했을 것이다.
이미 신뢰를 차지한 버트의 말에 호마가 당연히 응한 것일거다.
그동안은… 옆에서 이리저리 꼴 사납게 대쉬 하다가 스크레치에 마음이 변하여 물러나 버린 가소로운 것 (?) 들만 대할 때는 이빨을 처리할 이유를 발견 못했었는데, 이제는 멋진 이유가 생겼기 때문에… 휴가를 이용해 탈색을 한 것이다.
버트의 당당한 승리였다.
경륜과 그것을 기반으로 한 작전과 장기적인 투자 (?) 가 이 성공을 가져온 것이다.
내가 딴 회사로 떠날 즈음 그 부부는 이뿐 딸까지 놓고 둘이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승급하여 .. Rancho Palos
Verdes 고급 타운에 밀리언짜리 집까지 사고.. 행복하게 살고있다는 .. 소식이 전해졌다.
삽살개들이 땅을 치며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ㅎㅎㅎ
귀한 교훈이다.
우리는 … 겉모습과 현재의 결점 보다는 .. 속모습과 잠재력을 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 때로는.. 내가 현재 느끼는 나의 지극히 본능적인 ‘감정’과 ‘속단’에 의해 일을 처리하고 결단하는 경향이 있다.
고쳐야 하지만 고치기 어려운 것 중에 하나다.
우리나라 속담중 (내 생각에) 좀 못 마땅한 것이 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라는 속담이다.
그래서 좀 부실할 것 같은 나무는 아예 떡잎부터 싹뚝~ 잘라 버린다.
Purpose-Drive 적인 현대에선 아마도 맞는 말 일지도 모른다.
안 될 나무에 공들이고 돈들이고 시간들이지 말고 과감하게 포기하고 그럴싸하게 보이는나무들을 골라서 집중적으로 투자하자는 말이다.
이거 진짜 비성경적이다.
만일 이 원칙대로 … 하나님께서 우리를 고르신다면 (?)… 일단 나부터 낙오생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반대로 떡잎이 노란… 우리들을 선택하셨다.
그 덕분에 궁국적으로 우리는 구원을 얻고 하나님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기쁘하시는 것이다.
어떤 신실한 교회 리더들은 신성한 성전에 대한 노이로제가 걸린 듯 보인다.
신성한 교회에는 (의복.용모) 예의를 갖추고 (조용하고 온화한) 메너를 가지고 경건하게 예배 드리기에 걸 맞는성도들로 가득차.. 그 찬양과 기도와 교제의 향기가 신실하시고 거룩하신 하나님에게 상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멘이다 (나도그런 말은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편적인 면만 보는 시각이다).
그런데 … 그런교회가 어디 있는가?
그렇게 된 교회를 고집한다면, 떡잎이 노란 우리들은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교회는 정반대로 … 죄인들이 찾아 오는 곳이기도 해야 한다.
온라인 게임을 해 본 사람들은 포탈 (Portal) 이 무엇인지 안다.
내가 어떤 세계에서 활동 을 하다가 딴 세계로 Quest 를 하러 가려고 한다면 그냥 무작정 걸어 가는게 아니라 바로 이 포탈을 일단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 포탈에 들어 가면 내가 원하는 그 세계로 연결이 되는 것이다.
교회는 죄인들이 하나님을 만나러 나오는 포탈이다.
세상에서 암만 걸어 다니고 뛰어 다니고 날아 다녀도… 하나님을 쉽사리 만날 기회가 없다.
그러나 교회에 나오면… 하나님 세계로 일단 발을 디디는 셈이다.
그런 포탈이 경건하고 예의 바르고 매너있는 성도들 끼리끼리만 있으라고 만들어 진 곳은 아니라는 말이다. 틀린가?
소위 말하는 으징이뜨징이들.. 다 Welcome 이다.
불륜 저지른 사람도, 감방 갔다 온 사람도, 시기꾼도, 정치꾼도, 박사도, 거지도, 트럼프도, 문재인도 김정은도… 나도 ..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곳이 교회여야 한다.
이미 하나님은 호마를 차지한 버트같이… 스크레치 가득한 우리들의 그 흠집은 무시하시고… 그 스크레치들이 고쳐질 수 있는 교회로 우리들을 인도하셨다.
그러니.. 당연히 교회는 스크레치 가득한 사람들로 득실득실 해야 하는게… 정상이다.
그래서 호마가 결국 이빨을 하앟게 표백했듯이 나중에 그 스크레치들을 우리는 하얗게 (성화) 고치게 될 것이다.
버트의 대한 신뢰 때문에 호마가 큰 결단을 했듯이, 우리들도 하나님의 약속때문에 큰 결단을 해야 하는 곳이 교회가 된다.
결국 호마가 결단을 통해 버트와 행복하게 결혼했듯이, 우리 스크레치 투성이 인간들도 결단을 하고 성경 말씀대로 그리스도의 신부가 되는 것이 아닌가.
비약이 너무 컸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호마의 교훈은 귀한 교훈이 된다.
우리 너무 우리 주위의 사람들, 친구들, 성도들을 대할 때… 떡잎 살피듯 뱀 눈으로 바라보지 말자.
스크레치 보면 더 긁어서 크게 만들지 말고 … 고쳐질 것으로 생각하고 … 그냥 넘어가자.
어짜피 내가 싫어하는 그 성도.. 내가 싫어하는 그 장로.. 내가 싫어하는 그 집사… 그래도 결국은 천국에서 같이만나야 될 것 아닌가?
괜히 스크레치 긁어 놓고 천국에서 서로가 만나면 뻘쭘하게 머리 긁적이지 말고 … 스크레치 무시하고, 얘기 들어 주고, 만나주고, 기다려 주고, 믿어주자.
같이 하하호호~ 웃을 그날을 기약하며!!!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