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타주 회사에서 layoff 당하고 다시 새 직장을 잡기 전 얼마간 콜로라도에서 Recycled Ink Cartridge 숍에서 본의 아니게 (?) 일한 적이 있다.
누가, 내가 컴퓨터 도사 (?) 라고 헛소문을 내어선지 아니면 컴퓨터계통에서 오래 일하면 무조건 컴퓨터에 관한 모~든것을 다 고치고 관리할 수 있다고 굳게 믿어서 그랬던지, 덴버지역에 고급 프랑스 & 베트남 레스토랑을 3개나 가지고 있었던 어떤 프랑스계 베트남 아줌마가 나보고 재생 카트리지 잉크 비지니스를 같이 해 보지 않겠냐고 하여, 그 어마 어마한 규모의 (약 600 sqft 정도) 기업에 기술담당 초옹~ 책임자 (CTO) 로 스카웃 (?) 되어 간 적이 있다. 물론 이 보다 10년전 쯤엔 진짜 소프트웨어 벤쳐기업의 CTO/EVP 를 하기도 했었지만 이런 새로운 최첨단 극비 (?) 기술분야에서 일하게 됨을 잠시 감격 (?) 하기까지 했었다. ㅎㅎㅎ
연구실 (화장실까지 딸린 약 3평정도) 에 들어가보니 Mexican 기술자 아저씨 한명이 R&D Department 을 장악하고 계셨다. 학위를 가진것 같지는 않았지만 ㅎㅎㅎ empty cartridge 를 손작업으로 찌꺼기 잉크를 다 빼내고, 잉크를 다시 넣고, 기포를 빼고, 테스트하고 하는등, 개발과 오퍼레이션 그리고 프로덕션과 QA 그리고 after service 부서까지 완전히 일인통제하에서 관장하고 계셨다.
첫 만남에서의 Eddie 라고 불리워졌던 그분의 그 아리깔깔한 그러나 매서운 그 눈빛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건 다름아닌, 내가 잡은 먹이를 다른 짐승이 먹으러 다가올때의 보이는 그런… 섬뜩한… 눈빛이었다.
나는 그로부터 그 극비 (?) 기술을 배워야 하고 그는 나에게서 되도록 그 기술을 숨겨야만 했다. 그는 내가 그 기술을 습득하는 순간 자기를 fire 시켜버릴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지나가던 개가 피식하고 웃어버릴 그 잘난 기술(?)을 필사적으로 방어하려던 그의 모습에서 나는 좌절감을 느끼고 어떻게 하면 저 극비의 기술을 익혀서 보란듯이 이 설움을 달랠수 있나 고민하던 시기였다.
그 아저씨, 어느정도 보안을 유지하는가 하면 일단 내가 들어가면 일손을 멈춘다. ㅎㅎㅎ 그리고 정 작업을 해야하면 등을 보이고 작업을 하면서 좌우로 고개를 쓱쓱돌려 안전확인을 한 다음 극비리에 마치 핵개발하듯 작업을 하곤했다.
내 참 드러워서 하면서도 별 다른 방법은 없었다. 기계 사용도 그렇고 일단 카트리지 작업에 관한 지식이 전무한 나였었다.
실전(?)에 밀리던 나는 결국.. 머리 좋은 대한민국인들이 잘하는 인터넷 공유 지식을 찾아 깊고 깊은 이론 연구를 장장 ㅎㅎㅎ 이삼일만에 끝내고.. 일주일 후 그분께서 퇴근하신 후에.. 몰래 연구실에 잠입하여 그 이론을 적용하여 드디어 달마역근경 비급을 꺠닫고 내공이 10갑자 증진되듯 .. 모든게 화안~ 하게 다 통달됨을 경험했다.
다음날 부터 나 나름대로 작업하여 만들어 내는 그 카트리지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듯 내가 없을때 자세히 살펴보고 테스트해 보던 그분의 그 측은한 그 표정을 난 아직도 잊지 못한다. ㅎㅎ
자 잠시 시간을 건너뛴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내가 그리 나쁘고 포악한 Boss 가 아니라는걸 안 Eddie 는 제법 협조를 하기 시작할 즈음, 이 친구가 이상한 짓(?)을 하는것이 나에게 포착되었다.
저녁에 남아서 작업한다고 하면서 50개 만들어 30개는 shop 에 inventory 하고 나머지 20개는 가지고 나간다. 그리고는 자기 친구 connection 을 통해 ㅎㅎㅎ 시장에 싼값에 내어다 판다. 그러다 나에게 들켰다. 우리 한국사람들은 머리가 좋다. 대충 봐도 발란스를 잘 맞춘다. 눈치도 10단이다.
베트남 주인이 추궁할때 (이여자는 그걸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몇번 Eddie 가 불쌍하여 감싸주고 내가 뒤집어 쓴 적이 있다.
그때의 그분의 그 초라하면서도 감사하는 그 눈빛을 나는 지금도 기억한다. ㅎㅎㅎ
어느날 점심무렵.. 거의 각자 해결하는데.. 갑자기 나보고 뒷문으로 오란다. 경계하고 갔더니 비닐 봉지에 먼가를 건네준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엔칠라다와 타말리등등 멕시컨 음식이다.
그 다음날은 내가 한국음식을 조금 가져다 주었다. 잘도 먹었다.
그떄부터 친해졌다. 역시 인간은 음식이 있어야 결국 친해 지나 보다. 친해져 보니 멕시컨과 코리언.. 그 거시기가 거의 비슷하다. 격의 없고 수줍으면서도 일단 알고나면 간까지 빼줄 정도로 잘해 주고. 음식도 매콤하고 비슷하다.
각설하고 얼마후 나는 내 분야 직장을 찾아 다시 떠나고 그는 다시 자신의 영토에서 극비 연구개발을 하며 그 엄청난 작업을 (혼자) 리드하는 CTO 가 다시 된것이다. ㅎㅎㅎ
So, what’s the morale of this story?
모름지기 사람은 상대방에게 인정받으려면 다음 세가지를 가져야 함을 나는 꺠달았다.
첫째는 ‘실력’ 이다. ㅎㅎㅎ 내가 그 엄청난 극비기술을 단 2일만에 독파하여 기존 무림지존을 이겼듯이 실력이 필요하다.
둘째는 ‘동지의식’이다. 내가 적이 아니고 그의 동지라는 모습을 보여주면 달라진다.
세째는 뭐니 뭐니해도 역시 ‘음식’ 이다. 거져 이렇든 저렇든 거져 먹을것 주면 만사형통이다. 먹을것 주는데 마다하는 인간없다.
어쨋든, 언제나 어디서나 이 세가지는 3평 연구실이든 30층짜리 건물 연구실이든 어디든.. 다 통한다. ㅎㅎㅎ 실력과 동지의식 그리고 먹는것… ㅎㅎ 이거면 우리는 성공한다!!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