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내가 살고 있는 Broomfield 시에서 Mail 이 하나 날아 왔었다.
다름이 아니라 Water meter 를 새걸로 upgrade 해야 하니까 appointment 을 하라는것이다.
여러 사정상 예약도 안하고 미루었더니 두번째 Notice 가 오면서 이것은 선택사항 (Optional) 이 아니고 반드시 해야 하는 (Mandatory) 작업이라는 것이다.
뜨끔하여 (?) 예약을 하고 바로 어제 그 작업이 있었다.
작업이래야 ㅎㅎㅎ 겨우 30분 정도 결리는 간단한 교체 작업이다. 그런데 그 전 날 눈이펑펑 온데다가 기온이 거의 (화씨) 4-5로 내려가서, 혹시 이 친구들이 Cancel 하려나 했는데, 정확하게 10시 조금 넘어서 온 것이다.
띵동~ 해서 문을 열어주니 작업복을 입은.. 내가 보기엔 50살이 넘어 보이는 아저씨가 보였다.
들어 오라고 하니, 눈이 묻은 신발을 (정성껏) 탈탈~ 터는데… 차마.. take off your shoes 라는 말을 할 수가 없어서… 헌 수건을 주며 이걸로 한번 더 닦았으면 좋겠다… 라고 하니..Sure thing! 하며 잘 닦았다.
장비를 들고 지하실로 내려가 … Water Main (상수도 본관?) 이 있는 방으로 안내 했다.
우리집은 지하실에 방이 3개가 있다. 두 방은 bed room이고, 한 방은 Multi-purpose 방으로 만들어 자질구레한 악기들 (드럼, 봉고, 잠베이, 색소폰, 건반, 기타 등) 과 미디어 기기 (믹서, Post-editing
workstation, Mic, PC 등) 들이 있는데, 한쪽 코너에 조그마한 door 를 만들어 밖에서 상수도가 들어 오는 Water Main 컨트롤 하는 미터가 위치하게 만들어 졌다.
일단 작업 하는동안 심심치 (?) 않게 이 얘기 저 얘기 일부러 하면서 그 아저씨 옆에서 하는 과정을 지켜 보았다.
이 사람이 속한 회사는 미국내에 여러 주와 contract 을 맺어, 전문요원들을 각 주로 보내어 미터기 교체를 하는것인데, 이 Randy 라고 하는 사람은 뉴저지에 원래 사는데 이 job 을 하기 위해 여러 주를 돌아 다니는 중이었다.
새로 교체 되는 water meter 는 놀랍게도 정기적으로 RF 시그널을 공중으로 쏘아 올리는데, 이것이 정기적으로 Satellite 에 의해 intercept 가 되어, 한달에 이집이 얼마나 물을 썼는지를 collect 하게끔 만들어진 최신 기술이라고 한다.
이런 기술에 대해 전혀 문외한 인 척하며.. 때론 놀라운 표정을 지어가며 물어보니, 기세가 등등 (?) 하여 speech 를 하신다 이분이.
이 기술은 첨단 기술로써, 이제는 더 이상 인력이 차를 타고 동네를 돌아 다니며 meter 를 Scan 하는 엣날 (?) 방식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 온다며… 마치 CIA 국장이 트럼프에게 심각하게 설명하듯 … 나에게 브리핑을 한다.
나도 연기파 배우 (?) 인지라 때론 고개를 끄덕이며, 때론 놀라는 표정과 제스쳐를 지어가며, Hollywood Action 과 과장된 연기를 보이며… 그가 자랑스럽게 기쁘게 작업을 깔끔하게 자알~ 마칠 수 있도록, 나름대로의 작전 아래 그와 30 여분을 같이 보냈다.
일을 다 마치고 점검까지 끝난 다음, 그 방을 나오려는데 그가 뜬금없이 묻는다.
“Are you a musician?”
오 마이갓~ 드디어 일이 벌어졌다.
원 작업은 30분에 끝났는데… 그 이후의 우리들의 대화는 약 1시간 이상 더 진행 되었다.
이 친구 원래는 밴드에서 활약하던 Musician 이었는데, 밴드활동이 뜸해 지고, 생계는 유지해야 해서, 잠깐 이분야 training 을 받고 나서, Meter Technician 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친구의 전공 (?) 은 일렉 기타 인데, 자기 말로는 베이스, 건반, 드럼 까지 한다고 한다.
놀라는 표정을 내가 지으며, 나는 조그마한 교회에서 성가대 지휘하며 찬양팀 리드하는정도의 약소한 기본 기량 밖에 없다고 겸손한 (?) 모습을 보이자… 다시 또 근자감이 솟구치는지.. 왕년의 자기 활동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상황을 보니, 찬 물은 끼얹을 수 없고, 계속 띄워 주자니 앞으로 1시간 이내에 끝날것 같지가 않고 해서… 일단 그에게 자랑을 통한 만족감을 줘야 일이 빨리 끝날것 같아서…
Wow… Awesome…. you’re a musical genius.. would
you kinda show me some of your skills if possible?
했더니만, 단박에 곁에 있던 기타를 집어든다.
그리고는 (내가 아마츄어와 프로의 차이점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는 놀랍게도 기타 연주 전에… 내 기타를 간단히 튜닝 하기 시작했다. ㅎㅎㅎ He’s a Pro!!!)
그런 다음 약간 준비를 하더니만 기타를 치기 시작하는데, 어디서 많이 듣던 곡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노래까지 부르는데… 내가 좋아하는 … Eric Clapton 의 Layla 다.
ㅎㅎㅎ 노래는 별로인데… 기타 솜씨는 뻥이 아니다, 손가락 놀리는 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아직 녹슬지 않았어!
저 정도 실력이면 (연습없이 노래까지 하며 연주하는).. 쌓아 놓은 내공이 엄청 깊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은 겉 모습으로 판단해선 안되는 법이다. 허수룩한 모습에 덥수룩한 수염과 빵모자까지 쓴 그를 누가 이정도 실력을 갖춘 뮤지션으로 생각하겠는가… 그저 생계를 유지하러 나온 평범한 테크니션으로 알지.
연주 도중… 드럼까지는 거창할것 같아.. 곁에 있던 봉고로 내가 협주 (?) 를 거들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더 신나게 연주를 한다.
연주를 끝내더니… 슬쩍 눈치를 보고는 나보고… 곁에 있던 색소폰을 가르키며 불 수 있냐고 했다.
색소폰 손 놓은지가 10년이 넘는다. 자신이 없어서.. Sorry, maybe next
time 했더니… 실망한듯 포기한다.
이게 왠말이냐.
미터 교체하러 온 사람이 작업은 딸랑 30분 하고 나랑 session 을 한 시간째 하고 있으니… 아마도 내가 계속 협조 (?) 를 해 줬으면 아마.. 그날 그 지하실 미디어 방에서… 거대한 잼 세션이 진행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계단을 올라가며 내가 물었다.
Do you go to church?
그가 잠시 걸음을 멈춘다.
My father was a pastor.
이상하다. 내가 만난 많은 음악분야 종사자 특히 연주자들이 거의 다 … PK 들이다.
Pastor’s Kid.
그러면서 교회 안나간지 오래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보고 Music Pastor 냐고 어이없이 묻는다… ㅎㅎㅎ 어딜봐서 내가 Pastor 같았는지.
문 앞에서 작별을 하며, 내가 한마디 했다.
You should now use your musical talent for the
Lord!
그가 고개를 끄덕인다. 돌아서 나가는데 왠지 측은하다. 적지 않은 나이에 이 추위에 이 Job 을 위해 타주를 돌아 다니며 궂은 일을 하는데… 왠지 (내 생각에) 혼자 사는것 같고.. 자기가 좋아하던 음악도 계속 할 수 없고… 얼굴에 미소가 없는걸 봐선.. 분명 행복한 삶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때문이다.
그가 고개를 끄덕인게… 이제 다시 교회에 나가겠다는 것인지 그냥 고맙다는것인지는.. 나는 모른다.
그러나… 그가 교회에 나가서 신앙을 다시 회복을 하고… 자신의 탈랜트를 주를 위해 기쁘게 행복하게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것에 비추어 보니… 나는 얼마나 행복한 남자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솔찍히 크게 내 세울것이 없는 내가 … 나름대로의 나의 여러 달란트를 값지게 그리고 행복하게 주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건… 너무나 감사할 제목이 된다.
우리가 장례식에 가면 그것을 계기로 마음에 평안과 위안을 얻고 내가 더 진실되게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듯이, 어제 Randy 라는 친구를 통해, 다시 한번 나의 나 됨.. 나의 현재의 모습을… 하나님께 감사하게 된 .. 값진 episode 의 하루 였다.
그래서 하나님은 때로는 사람들을 통해서 … 내가 가진 감사의 제목들을 … 깨닫게 하시는가 보다.
Thank you, Lord!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