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한국 군대시절 왕고참들의 횡포가 빈번하게 벌어지곤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사회에서 어떤 학력이나 신분으로 어떤 일을 했던간에 일단 군대에 들어가면 고참의 말이 진리가 되고 그 어느 누구도 그의 권위에 딴지를 걸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이직도 기억나는 임병장은 싸움의 정석을 가르쳐준다고 갓 전입해온 신병들을 앉쳐놓고 액션을 섞어가며 장황하게 설명을 했는데 그 신입중에는 실지로 권투선수로 활약하다가 군대 들어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물론 임병장은 동네싸움 한두번 해본 이론파 (?) 싸움 전문가 였습니다.
또 어느 병장은 노래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발성법까지 자세히 설명하곤 했는데 우리 졸병들 중에는 모대학 성악과 졸업반 신참도 있었습니다. 물론 또한 그 병장은 집에서 기타치며 제멋에 겨워 이상한 소리 질러보던 공증 안된 가수 (?) 였습니다.
이분들의 공통점은, 비록 자기가 어느 전문분야에 전공도 안했고 실력도 없지만, 군대 계급에서 오는 자신의 위치를 최대한 활용하여 그럴싸하게 그리고 권위있게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더 웃기는건, 주위에 있는 부하들 조차 마치 그 고참의 말이 진리인듯 받아들이고 또 전문성에 대한 최후 결정권자로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결과적으로, 군대는 실력유무와 자격유무를 떠나, 오직 누가 제일 상관이냐에 따라 모든 분야의 권위자가 된다는 것이고, 그런 허세와 모순을 안고 군대는 발전을 할수도 올바른 전문 조언에 귀를 기울일수도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모순된 관행이 우리 교회내에서도 종종 보인다는 것입니다.
교인들 중에는 자기 분야에서의 진짜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이 뒤늦게 교회에 나오시는 분들도 꽤 많이 있습니다.
어느 교회의 주보제작 담당 장로님은 십수년째 주보일을 맡고 계신데, 젊은 집사중에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유명한 아트 스쿨 나온 디자인 디렉터가 있음에도, 그 보직 (?) 에서 손을 놓으시려 하지 않습니다.
모 장로님도 직접 교회 웹사이트를 제작관리 하시는데, 전문적 견해로 보아 무척 촌 스럽고 (?) 또한 교인중에 기꺼히 봉사하기를 원하는 그리고 실지로 웹사이트 제작 분야에서 종사하는 분이 계신데도, 궂이 그일에서 손을 떼려 하지 않으십니다. 그런데 주위의 성도들도 그 장로님들을 옹호합니다.
“에이.. 아무래도 장로님이 낫지.. 믿음 없는 초신자에게 어떻게 책임을 맡기나..” 이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기능과 역량과 자격은 더 낫지만, 아무래도 믿음의 레벨이 아직 낫기 떄문에… 라고 합니다.
주보 디자인이 믿음과 무슨 관계가 있으며, 교회 웹사이트 프로그래밍이 믿음과 무슨 상관이 있으며, 플러밍, 건축, 차량관리등등이 믿음과 무슨 관계가 있다고, 모든 부서마다 전문가들은 제껴놓고 안수집사 장로들을 중심으로 기능직 수장으로 관례적으로 임명을 해 놓으니, 과연 그 기능이 그리고 궁국적으고 그 교회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이 될수 있겠습니까.
예를 들어 교인중에 무용이나 율동하는분야에 전문가가 있다면, 그분들이찬양팀 율동에 참여하는것이 십수년째 부시시한 옷차림으로 자리나 채우는 권사님이나 장로님 부인들 보다는 훨씬 능률적이고 발전성 면에서도 낫지 않을까요. 그분들세웠다고 찬양도중 민망한 춤이라도 춘다는 것인지.. 기능성을외면한 운영에 저는 무척 불만이 있습니다.
어느 교회 목사님은 학력이나 사회 전문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설교에 무척 은혜가 있습니다. 그런 목사님은 설교 하나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사명’을 감당하고 계십니다. 그런데재벌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같이 목사님들이 이것 저것 모든 분야에 손을 대고 계십니다.
음악에 음자도 모르시는 목사님이 성가대 지휘에 대해 지휘자에게 지휘모션을 지시하시면 어떡하십니까?
아트디자인의 기초도 모르시는 목사님이 교회 프스터 만드는데 감놔라 밤놔라 간섭하시면 어떡 하십니까?
차량정비의 ABC 도 모르시는 목사님이 뭐 갈어라 뭐 교체하라 간섭하시면 어떡하십니까?
솔찍히그런 목사님들 일반 회사에 들어가면 뭘 하실겁니까?
목사라고 아트 디자인 과장 자리 줍니까? 합창지휘시켜줍니까? 오토 메카닉 자리 내어 줍니까?
왜 사회에선 전문성이 없어 조용하시다가 교회에만 들어오면 모든 분야에 자신이 관여해야하고 또 최종 권위자가 되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인지.. 군대 시절 왕고참 생각이 저절로 납니다.
목사님장로님이면 일반적으로 믿음이 평신도 보다는 깊다고 할수 있지만, 설사 믿음이훨씬 깊다 하더라도 그 자체가 전문성이 있는 기능 수행에 있어 동일한 자격과 능력을 보여준다고는 말할수 없습니다.
교회 고참이 자동적으로 전문분야 고참이 된다고는 볼수가 없기 떄문입니다.
우리 교회도 이런 기능적 전문성과 영적인 체계를 구별하여 계급이나 권위와는 관계없는 효율적인 그리고 실무적인 인재등용을 통한 교회운영 개혁이 일어나야 할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