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오래전 얘기 입니다.
국내 출장이 잦은 관계로 미국내 여러주를 방문해 본적이 있습니다.
주일날 비행기를 안 타려고 주로 주중이나 부득이 하면 토요일날 출장을 떠나게 됩니다.
그런고로 주일날에는 출장지에서 보내게 되고 자연스레 그곳에 있는 교회를 방문하게 됩니다.
모처럼만의 외도 (?) 인지라 교회 선택에 조금은 흥분이 됩니다.
어느 교회에 갈까.. 대형교회에 가서 어떻게 하는지 볼까, 아니면 그냥 제일 가까운 교회에 가볼까, 아니면 아는 사람도 만날겸 그사람이 출석하는 교회에
따라 가볼까 등등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됩니다.
거의 대부분 미국교회는 안가고 한국 교회를 가게 되는데, 반드시 가까운 교회에 가게
되는것도 아닙니다.
자 그리하여 그날도 아침 일찍 일어나 기분쫗게 드라이브 하여 (미리 주소를 찾아
놓았기에) 산.호세에 있는 어느 전통이 깊다는 중형 한인교회를 방문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도착해서 부터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합니다.
우선 파킹장이 애매모호 합니다. 따로이 자체 파킹장이 없는건 아닌데 제가 도착 하였을
때는 이미 파팅장은 꽉 차 있었고, 뭐 <새 교우>
파킹 스페이스 따위는 아예 없었습니다.
마침 교회를 향해 걸아가는 중년의 성도께 물었습니다. "여기 혹시 파팅
랏이 따로 어디 있나요?"
그러자 그 성도님은 "아 조금 떨어진 곳에 파킹하고 좀 걸으면 뭐가 덧납니까?"
하며 발끈 합니다.
아침에 부부싸움 혔나? 아니.. 누가 덧난다고
했어.. 어딘지 모르니까 그렇지.. 원참..
기분은 나빴지만 여기 저기 헤메다가 결국 길거리에 가까스레 파킹을 하고 바쁘게 교회안으로 향했습니다.
문 앞에서 무거운 (?) 여자분이 서 있는데 주보를 들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옆의 어느 여자 분과 깔깔 웃으시며 거의 무아지경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다가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냥 들어갈까 하다가 주보라도 받아야지 하고 손을 내밀자
(방해 안하고 주보나 한장 빼려고) 깜짝 놀라며 중요한 대화를 방해 했다는 표정으로
"저기 본당 입구 앞에 탁자에 주보 쌓인 것 안 보이세요?" 합니다.
아니.. 나 처음 온 사람이여... 좀 도와
주면 안뎌? 그라믄 손에는 왜 주보를 들고 있능겨?
당신 안내 위원 아녀? 할라다가. 꾸욱 참고
들어 갔습니다.
제법 교회당은 넓었습니다. 처음 방문하는 거라 좀 서먹서먹 하기도 하여
(본교회에선 제일 앞에 앉습니다)
조금 뒷 좌석에 앉으려 하는 순간..
"거 집사님 같으신데.. 예배라는것은 앞에 앉아서 정성껏 보셔야죠..
자 이리 따라 오세요"
대머리가 확 벗거지신 장로님 같으신 분이 저의 손을 '끌다시피' 데리고 간 곳은 제일 중앙 제일 앞자리에서 3번째 줄.. 그것도 이미 10 좌석중 (제가 보기에)
딱 한자리 정도 비집고 들어가야 생길 스페이스로 저를 거의 밀어서 넣습니다.
주위를 돌아보니 빈 자리가 태평양 같이 넓게 보입니다만.. 에고 저런 넓은 자리에
자유롭게 가서
예배 드리면 얼마나 좋을꼬.. 하며.
이것 저것 일이 꼬이기 시작 합니다. 암튼 예배 과정은 그냥 생략 합니다.
(맘에 디따 안들었슴) 그래도 한마디 하자면, 목사님 설교는 그런대로 약 25-30 정도로 적당한데, 어느 장로님 기도가 거의 15분 (믿으시겠어요?)
이었습니다. 대단하였습니다. 그 장로님은 종이
에다 기도 윤곽을 잡아 오신것 같은데 (좋은 방법이죠 뭐)
한 제목을 보고 거기에 대한 기도를 하고 또 적어놓은 기도 제목 보고 또 기도 하고
하는 식이었습니다.
한가지 저를 고문하는 그 장로님의 기도 스타일... 예를 들어보자면..
'아버지.. 이 혼탁한 .. 아버지..
세상을.. 아버지.. 우리가 살아 감에 있어..
아버지.. 우리 혼자의 .. 아버지..
힘으로는.. 아버지.. 도무지 살아갈수가..
아버지.. 없사오니.. 아버지.."
자.. 무거운 마음으로 예배가 끝났습니다.
네.. 예배가 끝나면 즐거운 ... 친교가
있지 않습니까?
아.. 이럴때 누가 다가와서 "자
친교실로 내려가셔서 식사 하고 가시죠" 하면 마지 못한척 하더라도 같이 따라 내려가는게 우리네들
스타일 아닙니까.
오 마이 갓... 아무도 다가 오지 않습니다.
시계 보는척, 셀폰 들여다 보는척 (약
5분간 서성이며) 해 보아도.. 지네들 끼리만
깔깔 거리며 내려 갑니다.
아예 쳐다보지도 않아요.
제가 교회 생활을 수십년 했고 그떄 당시에 집사직분까지 받은 사람인데 왜 교회의 이것 저것 모르겟습니까.
그냥 내려가서 밥 얻어 (?) 먹으면 됩니다.
그런데 솔직히 처음 나오는 방문자로서 그런 용감한 행동을 하기는 좀 어색 합니다.
그래서 안내 위원들이 있고... 아니 장로님들 집사님들은 어디 가셨는지..
암튼.. 음식을 두고 그냥 갈 제가 아닌지라 뚜벅뚜벅 친교실로 내려가서
(1층)
용감하게 누가 보든 말든 묻든 말든 쳐다보든 말든 plate 에 음식을 산 만큼
퍼담아서 저 구석에 앉아서 싹싹 핥아먹고 물한 그릇 마시고 커피까지 따라 들고
뚜벅뚜벅 걸어서 교회를 나와 파킹해 놓은 차를 향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드디어 기적은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면 일어나나 봅니다.
누군가가.. 저를 부르며 황급히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아무리 얼음같은 교회라도 새 방문자가 왔는데 몰라 볼리가..
미안해서 저렇게 뛰어서 다가 오는 구나.. 괜찮아 괜찮아 .. 우리 교회도 때로는 본의 아니게 신경을 못 쓸때도 있어.. 그러면 그렇지..
솔직히 좀 소개도 시켜주고 목사님이라도 나에대해 이것 저것 아신 다음에
헌금시간에 특송이라도 부탁 하신다면 기꺼히 멋진 특송이라도 할 마음이 있었는데..
자.. 그래서.. 나는 다가오는 그 젊은 청년..
아... 청년이 아니라 처녀 네요.
그것도 머리도 길게 하고 이쁜 복장에 이쁜 모습의 여자 분입니다.
그순간 지금까지의 모든 <수모> 가 안개 사라지듯 사라지며
그러면 그렇지.. 미안 하니까 .. 저렇게
이쁜 천사를 보내는 구나.. 하며
돌아 섰는데.. 들려 오는말.
"Hey, could you please fill out this survey form before you go home?"
오 마이 갓!
알고 보니 대학원 다니는 처녀분인데 뭐 전공하는 Sociology 클라스의 숙제중
하나로서
처음 낯선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Survey 를 받아서 제출 해야 학점이 나온다네요.
학점이.
예.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은근히 기분이 나쁜채로 호텔로 돌아 왓습니다.
그리고는 랩탑을 켜서 Ed Young 목사님의 Winning
Walk 설교를 듣고 은혜 받았다~ 는 얘기 였습니다.
무어가 문제 인지는 얘기 안 하겠습니다.
샌.호세에서 수십년 되었다는 그 교회가 왜 성장 안하였는지는 자명 합니다.
이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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