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에 교회 구역 모임이 있었는데, 성경공부 끝나고 저녁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며 쇼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다들 즐겁게 식사와 함께 얘기를 나누며 프로그램을 보는데, 요즘 한국에서 인기가 짱 (?) 이라는 걸 그룹이 나와서 현란한 댄스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구역원 중, 막내격인 모 남자 집사가 그 프로그램을 한참동안 물끄러미 쳐다 보고 있더니만 한 마디
툭~ 던진다.
“저걸 보니 다 용서가 되네요~!”
순간 주위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나도 얼떨결에 들었는데 가만히 그 말을 다시 생각해 보니 … 참
오묘한 말이다.
바로 그 전에 … 구역원들이 한국의 정치판 얘기를 하고
있었던 거다.
한국의 미래로 부터 시작하여, 일본과의 갈등, 중국과의 갈등 등등… 침을 튀기며 한국 정치판은 X판이라고 씩씩거리며 열을 내던… 그 친구가 TV 에서 나오는 걸.그룹의 Performance 를 보자마자 한 말이다.
저걸 보니 다 용서가 되네요~
ㅎㅎㅎ
맞는 말이다.
내 통장에 10만불이 생기면, 50불짜리를 100불에 바가지 써서 샀다해도 다 용서 (?)가 되는 것이다.
아들이 의사 시험에 합격했다고 전화가 오면, 밤낮 지 아들 자랑하여 그간 미움 산 그 친구가 용서가
되는 것이다.
암이라고 해서 세상 희망 다 버렸는데, 식구들에게 떠밀리어 다른 의사에게 재검을 해 보니 MRI 판독을 잘못 한 것이었다면, 내 돈 떼 먹고 도망간 친구녀석이 용서가 되는 것이다.
모름지기 모든 것에는 기막힌 timing 이 있기 마련이다.
아버지에게 용돈을 잘 얻는 자식을 관찰해 보면 아버지의 기분 상태를 잘 살펴서 기막힌 타이밍에
용돈을 요구하여 영락없이 성공하는 아들이 있는 반면에, 분위기 모르고 상황 모른채 최악의 타이밍에 용돈 요구했다가, 귓싸데기만 맞는 아들도
있다.
얼마전에 한국 KPGA 프로선수인 김비오 선수가 갤러리에게 손가락 욕을 하고 골프 클럽을
땅에다 패대기 쳤다가, 선수 자격정지 3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고 한다.
프로답지 않은 메너에 대한 응분의 징계는 받는게 마땅하겠지만, 일단 티샸을 끝내고 다음 홀로 걸어 가면서 한 소리
쳤다면, 3년 징계와 벌금은 면했을지도 모른다.
그걸 못 참고 욱하고 성질을 낸 것도 다 나쁜 타이밍 때문이다.
그 원인을 제공한 진상 갤러리도 마찬가지다.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니, 싸데기 맞을 친구는 바로 이친구다.
내가 또 다른 기사에서 본 건데, 어떤 갤러리는 티샷을 하는 바로 그 옆에 서서, 휴대폰으로 누구랑 생중계하듯 얘기하다가, 선수가 Take
Away 하는 순간 “XXX 화이팅!” 외쳐서 그 샷을 망치게 했다는 얘기도
있다.
김비오를 매장시킨 그 갤러리도 마악 김비오가 다운스윙을 하는 순간 기막힌 타이밍으로 카메라
셔트 소리를 내어서 일을 망치게 했다고 한다.
아예 티 박스에 들어갈때 동영상을 걸어놓든지.. 정 임팩때 사진을 찍고 싶으면 사려깊게 카메라 셔텨
소리가 않나게 Mute 로 해 놓든지… 왜
하필이면 그 중요한 다운 스윙 할때 “찰카닥” 소리를
내게 하는냐는 말이다.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지니스 Decision 도 타이밍이고, 주식 사고 파는 것도 타이밍이고, 상대방에게 청혼하는 것도 타이밍이고, 농구 슛도 타이밍이고, 축구 슛도 타이밍이고, 빨간 불 건너는 것도 타이밍이고, 피아노 연주도 타이밍이 좋아야 하고, 북미회담도 타이밍이고, 모든게 이 타이밍에 의해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옛말에 오비이락이란 말이 있지 않는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말인데, 이 까마귀가 그 타이밍을 잘 못 맞춰서 날아 오르다가 괜히 저절로 떨어지는 배에 대한
원흉으로 찍히게 된다는 말이다.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이란 말도 있다 (고 한다).
오이 밭에 들어가 짚신을 다시 신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다시 고쳐 쓰지 마라는 얘기다.
괜히 오해의 소지가 있는 행동은 … 타이밍 맞추어 하지 말라는 얘기다.
그러나 진짜 적당한 시기에 기막힌 타이밍으로 action 을 취 한다면 그 결과는 엄청나게 효과적일 수가 있다.
구약에서도 기막힌 타이밍으로 기회를 획득한 인물이 있다.
바로 마마 보이면서… 이기적이기도
하지만… 타이밍의 귀재 인 ‘야곱’이다.
야곱은 형님인 ‘에서’가 여러모로
부러웠다. 그중에 제일 질투나는게 … 아버지 ‘이삭’이 입만 열면 장자인 ‘에서’ 형을 축복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것이다.
그날도 산 사나이 ‘에서’는 산에 가서
사냥을 마치고 허기가 져서 허겁지겁 내려 왔다.
눈치 9단 ‘야곱’이 그 기회를 놓칠리가 없다.
기막힌 타이밍으로 구수한 팥죽을 끓여서 냄새를 풍기고 ‘에서’를 유혹했다.
그 결과는 우리가 잘 안다.
그 구수한 팥죽 한그릇을 장자권과 바꾸었다.
아마도 ‘에서’는 “그 장자권 너 가져라” 하는 빈말이 그렇게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장자권을 가볍게 여긴 ‘에서’가 원흉이지만, 교묘한 타이밍으로 그 장자권을 탈취한 ‘야곱’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내가 아는 친구의 매형은 한국에서 갖 이민오자 마자 유태인이
주인으로 있는 어느 공장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어느날 그 공장의 메인 보일러 파이프가 터졌다.
다들 뜨거운 물에 데일까바 웅성웅성대며 공장 밖으로 빠져
나가는 상황인데, 친구 매형은 멋도 모르고 왜 저러나 하며 (No speaky English~) 공장안 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러다가 파이프가 새는 것을 보았고, 무슨 생각에서 였는지
웃옷을 벗어서 새는 파이프를 둘둘감아 막았다.
그러는 사이에 (ㅎㅎㅎ) 난리가 났으니 주인이 후다닥 뛰어 왔다.
다들 밖에서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니
왠 신입 한국인이 그 뜨거운 물 쇠 파이프를 온 몸으로 (?) 막고 있는 광경이 눈에 들어
왔다.
결과적으로 2년 정도 후, 그 유대인 사장이 은퇴한다면서 친구 매형에게 제의를 해 왔다.
회사 충성도는 이미 두눈으로 보았고, 묵묵히 (ㅎㅎㅎ 영어를 모르니까) 일만 뚝심있게 하는 그에게 공장장이라는 직분과 공장 이익의 60%는 주인에게 준다는 조건으로 졸지에… 그렇다 졸지에 .. 공장 주인이 되었다.
그 후 나카냐다 (La Canada) 라는 LA 북쪽에 황홀한 집을 산 친구 매형집을 방문해 보았는데, 산 꼭대기에서 아래 언덕을 내려다 보며 멋진 수영장에서 사시는 그분을 보니…정말 인생은 타이밍이 좋아야 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맞는 말이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타이밍을 잘 노리고 타이밍을 잘 맞추어야 한다.
한번 사는 인생 … 찌질하게 이것 저것 다 쑤셔보지 말고 좋은 타이밍에 맞추어 좋은 것 하나만 확실하게 잡아서 한 우물을 파자.
그리고 이리 저리 미루며 좋은 시절 다 허비하고 노년기
쇠약할때 여기 저기 갈 힘 없고 받아주는 사람 없을 때 괜히 … 친구 찾고… 남편찾고 … 마누라 찾지 말고… 아직도 젊었을때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잘 하는… 빠른 타이밍을 노려보자.
타이밍 잘 못 맞추면 기차도 놓치고 애인도 놓치고 직장도
놓치고 … 공짜 점심도 놓친다.
더군다나, 찰라를 지나 영원으로
들어가는 그 길을 타이밍을 못 맞추고 놓친다면… 이것처럼 허망한게 어디 있겠는가.
타이밍은 나에게 오는게 아니다. 내가
만드는 것이다.
장자권을 가볍게 여기고 팥죽 한그릇에 팔아서 자자손손
주류가 아닌 비주류로 명맥을 유지한 ‘에서’ 가 아니라, 이랬거나 저랬거나
상황을 약삭빠르게 알아채고 기막힌 타이밍을 스스로 만들어 장자권을 낚아챈… 그리하여 역사의 주류가
된 ‘야곱’ 처럼… 우리도 타이밍의 주인공이 되었으면 한다.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