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쯤으로 기억하는데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형
한인마트가 하나 있습니다. 이곳에서 교민들을 위한 연말 이벤트 중의 하나로 <가라오케> 열창 대회를 마켓 안에서 연 적이 있습니다.
그때 마침 저도 마켓내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다가 매우
귀에 거슬리는 (?)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제가 짐작해 보건데 그분은 과거에 성악을 전공했던지 아니면 교회성가대나 합창단에서 오랫동안 활약(?) 하셨던 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트롯트를 부르셨는데 (아마도 태진아의 ‘옥경이’로 기억합니다) 간단하게 결론적으로 말씀드려 생 돼지 목따는 소리 그 자체
였습니다. 곡과 분위기를 전혀 배려 (?) 하지 않은 천상천하 유아독존격인 그런 노래였습니다.
저도 대학에서 처음엔 성악을 공부했었지만 지금은 어떤지
몰라도 그 당시엔 성악전공자들 사이에선 가요창법을 Low Class라고 공공연히 여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마치 클래식과 딴따라 장르의 차이같이, 부르는 사람에 대한 편견도 엄청 컸었습니다. 성악 전공자들은 교회에서 특송을 할때에도 대중가수들이 마이크를 잡는것 과는 달리 절대로 마이크를 잡지 않고 우렁차게 성악발성으로
자랑스럽게 (?) 찬양을 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요즘들어 성가대나 찬양팀 운영에 있어서도 성악 창법으로
해야 하나 아니면 컨템퍼러리 창법으로 해야 하나 왈가왈부 의견들이 분분합니다.
이탈리아의 칸소네는 여러면으로 성악적 요소가 많은
음악 장르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루치오 달라’ 는 클라리넷 주자, 가수 그리고 작곡가였는데 그가 작곡한 곡중에 전설적인 테너 엔리코
카루소를 기리어 만든 ‘카루소’ 라는 아주 유명한
곡이 있습니다.
잘 아시는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이곡을 불러 더 더욱
유명해진 정말 멋진 칸소네입니다. 말 할 나위없이 정통 클래식 창법으로 부르는것이 제대로 된 분위기를 나타냅니다.
그런데 유럽에서 활약중인 가수중에 Lara Fabian 이란 여자가 있는데 이분이 바로 이 ‘카루소’를 불렀습니다. 이 분은 벨기에 아버지와 이태리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릴적 클래식 교욱을 받은바 있지만 ‘바브라 스트라이센드’ 나 ‘퀸’ 같은 팝가수들을 롤.모델로 삼아서 성공한 유명한 대중가수 입니다.
파바로티가 부른 카루소와 파비안이 부른 카루소를 들어
보면 전혀 다른 느낌과 감동을 받게 됩니다. 물론 성악적 발성을 하더라도 파바로티가 벨칸토 창법의 달인인 고로 소위
말하는 돼지 멱따는 소리가 배제된 섬세하고도 부드러운 감동을 전달합니다만,
이에 못지않게 물 흐르듯 부드럽고 고혹적으로 부르는
파비안 버전의 ‘카루소’를 듣고 있노라면 성악적으로는 맛 보지 못하는 다른 차원의 감흥을 받게 됨을
적어도 저는 느끼곤 합니다.
어쨋든 중요한것은 절대적으로 어떤 창법을 쓰느냐가
아니라 어떤 ‘적당한’ 창법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이러한 원칙이 교회음악에도 역시 적용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성가대 발성이나 창법에 대해서는 저는 조금
다른 생각입니다. 즉, 성가대는 기본적으로 원칙적으로
성악적 발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컨템퍼러리 창법이 개개인의 개성과 특성을 최대한 살려 어필하는
창법이리면, 성악창법은 개개인이 일정한 창법의 틀로 들어와서 대원 모두가 동일한 창법으로 전체 음악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즉, 개인 리사이틀이나
대중 엔터테인먼트가 목적인 이벤트에선 대중창법으로 개성이 극대화된 결과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아시다시피
교회 음악은 개개인 특성.개성 발휘가 그 목적이 아닙니다. 그 반대로 ‘수단’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에게 드리는 찬양을 생성하는 도구 혹은 수단이
바로 성가대 이기 때문에 그 방법 역시 경건해야하고 획일적이어야 하고 예배분위기에 맞는 창법이어야 함은 두말 할 나위 없습니다.
목사님이 강단에서 말씀을 선포할때 제사장의 상징적인
가운을 입고 성가대는 개개인의 모습을 감춘 채 역시 상징적인 가운을 입고 찬양하듯, 우리 성가대는
일정한 틀안에서의 창법을 구사해야 하는데, 이런 면에서, 전통적으로 검증되었으며 찬양곡에 최적화 된 클래식 창법 즉 성악 창법이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바입니다.
물론 현대적 곡을 찬양할떄면 간혹 컨템퍼러리 창법과
거기에 걸맞는 다양한 찬양 형태를 가질 수 있는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성가대
운영에는 원칙과 틀이 있어야 하는데 클래식과 컨템퍼러리 라는 두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클래식 창법을 그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는게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혹, 딴지 거실 분을
위해, 찬양팀 운영은 또 다른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는게 저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