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도 말 김수철이란 가수가 One
man band 라는 앨범을 낸 적이 있다.
이 앨범이 중요한 의미를 갖게된 이유는 김수철이 작사,작곡,편곡,연주,노래를 전부 다 혼자서 직접했기 때문이다.
작사, 작곡, 편곡등을 제외하고도, 기본적으로
새션에 들어 가는 어쿠스틱기타, 일렉트릭기타, 베이스, 신시사이저, 드럼 등 사용된 모든 악기를 김수철이 혼자 직접 연주했다는 것이다.
물론 Production 과정에 포함된 믹싱이나 ENG 들을 포함한 Post-Editing 까지도 혼자 다 했다는 것이고.
그리하여 탄생한 그
앨범 중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곡이 바로 ‘정신차려’가 된다.
개인적으론 이런 One
Man Band 프로덕션을 좋아 하지 않는다.
약간 설명하기 뭣 하지만
구태의연한… 생동감이 없는 음악적 Quality 를 느낀다.
이상적인 앨범은, 작사가 작곡가 편곡가 세션 프러덕션 싱어등이 완전히 별개로 독립된 형태가 제일 바람직하다 (물론 나의 생각).
어떨땐, 작사와 작곡을 동일인이 하면 장점이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편곡은 되도록이면
작곡가가 겸하지 않는게 좋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포스트 프러덕션도 당연히
딴 전문가가 하는게 훨씬 낫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음악은 결국 취향이기
때문에 내가 만드는 음악은 나를 벗어 날 수가 없다.
자기 딴에는 다른 분위기로
다른 스타일로 편곡을 한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 이론적인 형태를 통한 다양성은 가능하겠지만, 결국 그 음악속에서 느껴지는 전체적인 느낌은 지극히 개인적 성향을 떠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가사, 같은 곡이라도, 다른 사람이 편곡을 하면 그 곡의 분위기가 현저하게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를 프러덕션 하는
프로듀서의 역할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세션을 절대로 가볍게 보아서는 큰 코 다친다.
세션맨의 경험과 스타일과
성숙도와 능력에 따라 완성곡의 분위기는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프로듀서가 전반적인
그리고 상업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 세션맨들은 음악적인 완성도에 대한 시각을 중요시 여긴다.
당연히 좋은 세션맨들이
모이면 음악적 완성도는 높아진다.
그러나 음악적인 완성도가 “성공” 이라고 Equate 할 수는 없다.
높은 완성도가 아닌데도
의외로 앨범이 히트치는 경우도 있고, 날고 기는 세션맨들 불러서 시간들이고 공들여 만들어도
대중들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customer-facing 측면을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유행의 흐름과 출반 타이밍과 전반적인 제작 스타일을 책임지는 사람이 프로듀서이다.
물론 상업적 목적보다는
음악에 대한 소명으로 음악의 질을 가장 큰 Priority 로 삼고 외골수로 나아가는 프로듀서들도
많이 있다.
세션의 중요성을 말하니까.. 어떤 사람은 그런다.
아니, 곡 자체가 이미 만들어 져 있고, 편곡도 잘 되어 있는데, 세션이야 그게 그거 아닌가… 라고 말 한다면 그 사람은 아직 세션의 오묘한 예술적 측면을 모르는 사람이다.
맞는 말이다. 작곡가가 오선지에다 정확하게 음표들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편곡가가 옵티멀하게
악기 배치를 하고 다양한 형태로 곡의 흐름을 최적화 해 놓았다.
그러므로 세션맨들은
그냥 그 음표를 정확하게 표현 ‘만” 하면 되는가 아닌가… 라고… 말 하기도
하는데 부분적인 측면만 본 것이다.
독일이 나은 유명한
지휘자… 그리고 당대의 최고 지휘자라고 존경 받았던 <지휘계의 지존> 두 사람이 있었으니… 아는 사람은 아실테지만… 그들의 이름은 각각 <푸르트뱅글러> 와 <토스카니니> 다.
일화에 의하면 둘이
만나서 각자의 지휘 철학을 논하였다.
토스카니니가 나는 작곡가가
의도한대로 그 음 한음 한음을 표현하려고 한다… 라고 말하였고, 푸르트뱅글러는 나는 악보 뒤에 숨은 음표를 찾아내어 표현하려 한다… 라고 응수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두 지휘자가
지휘한 곡을 들어 보면 진짜 ‘스타일’ 이 다르다.
지독한 연습을 통해
거의 로보트처럼 작곡가의 의도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시키는 토스카니니를 단원들이 존경스러우나 경멸(?) 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반면, 어떨땐 악보와는 전혀 상관없는 미스테리한 표현을
끌어 내려고 황당한 훈련과 즉흥 변화를 강요하였던 푸르트뱅글러에게도 경의를 표하면서도 질색을 (?) 하였던 단원들을 통해 우리는… <표현>의 다양성을
이해해야 한다.
세션맨이라고 일컬어지는
연주가들… 아니 뮤지션들… 그들의 세계는.. 그냥 단조로운 교과서적 뮤지션일 수도 있고 혹은 때로는 신비한 천재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 일 수도 있다.
이제 처음에 언급한 One
Man Band 로 돌아 가 본다.
한 사람이 여러가지
악기를 다루면서 앨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이 자체도 경의롭고
존경할 만하다.
그러나 이것은 소위
말하는 Offline 작업이다.
그런데 Real-time 작업으로 현장에서 On the Spot 에서 각종 악기를 실시간으로 다루며
보컬까지 Handle 하는 뮤지션들 (나는
그들을 천재라고도 말하고 싶다) 을 보면 신비롭기까지 하다.
Offline 은 무엇이고Real-time 은 무엇인가?
세션을 중점으로 얘기해
본다.
내가 여러 악기를 세션한다고
한다면 , 신이 아닌 이상 동시에 여러 악기를 다룰
수는 없다.
그러므로 한번에 한
악기씩 연주를 하여 녹음을 하고, 모든 악기 연주가 끝난 다음, 믹스 다운하고, MR/AR 마스터를 만들고, 그 다음 보컬을 하고, 마지막으로 Golden
Master 를 만들면 된다.
실시간 연주는 말 그대로… 나 혼자서 예를 들면 길거리에 서서.. 건반도 치고, 드럼 비트도 넣고, 베이스도 넣고, 기타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가능하다.
그리고 그렇게 연주하는
뮤지션들이 꽤 있다.
Live
Looping 이라고 하는데, HW/SW 로 이루어진 (Midi-Controller,
Launchpad, Phase Sampler 등등) 장비를 이용하여, 에를 들자면 다음의 시퀀스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 일단 곡의 템포와 주요 코드를 정한다.
- 그 템포와 코드로 건반/모듈을 이용하여 (혹은 미디를 통한 PC 입력) 1-2 마디 정도의 기본 코드 스타일을 입력한다.
- 중간의 Bridge/Fill-in 섹션을 위해 (혹은 Ending 파트) 또 다른 코드 패턴을 입력 해 둔다.
- 그 다음, 드럼 머쉰을 이용해
조금전 녹음된 룹과 Sync 하여 걸맞는 드럼 비트를 입력한다. 당연히 몇번에 걸쳐 스네어, 톰, 플로어, 킥, 심벌 룹을 각각 입력한다.
- 그 다음, 건반을 이용하여 (혹은 SW 모듈) 베이스를
입력하고,
- 그 다음 실시간 효과 (현장감) 를 극대화 하기 위해, 이 모든 입력된 룹들이 Play (반복하여) 되는 동안 .. 일렉 기타를 치며 보컬을 perform 한다.
아마도 일반인들은 이
각 Task 하나 하나 자체가 어렵고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경지에 이른
뮤지션들은 실시간 Real-time 으로 이 모든 작업을 on-the-spot 에서 할 수 있다.
우리가 보기엔 거의
천재 수준이다.
어떨땐 즉흥 Request 가 들어 온다.
그러면 적당한 코드를
정하고 (그래야 에드립 할 스케일이 생긴다).. 잠시 생각 한 다음..즉각 위 스텝을 실행한다.
대부분 아는 곡들을 Cover
(기존의 곡을 연주하기) 하기에, 뮤지션은 그 곡의 분위기를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전혀
모르는 곡을 신청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면 대충 requestor 의 흥얼대는 선율을 듣고 혹은 스마트폰으로 그 곡을 찾아 잠깐 들어 본 다음.. 작업에
들어 가야 한다.
불가능 하다고?
그래서 한 뮤지션을
오늘 소개 하려고 한다.
아마도 잘 모를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유튜브에선 꽤
유명한 뮤지션이다.
젊은 친구인데, 도비다스 (Dovydas) 로 통하는데, David
Smash 로도 알려져 있다.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나서
지금은 미국에 산다.
이 친구는 못 다루는
악기가 없는듯 한데, 그의 main
instrument 는 일렉 기타이다.
(역시 리드 악기론 최고인 일렉!!)
일렉기타 연주가 멋진
것도 있지만, 그의 보컬 실력이 진짜… 장난이 아니다.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개성만점의 … 약간은
허스키하고 조금은 거친 음색을 가졌다.
다음 동영상을 보면, 그가 즉흥 곡신청을 받은 다음, 어떻게 라이브 루핑을 진행 하는지 잘 관찰해 볼 수가
있을 것이다.
https://youtu.be/lkmrsOV3mKw
전혀 모르는 곡을 신청
받고 즉흥 라이브 루핑 연주하는 Another Example:
https://youtu.be/vI9b44fCc0o
Viva La
Mus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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