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포니아의 어떤 쇼핑몰에서 마사지에 관한 물품을 판매하는 곳에 근무하던 나와 안면이 있던 Mr. 박이라는분이 예전에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를 나에게 얘기 해준 적이 있다.
이 숍은 마사지 소파를 주로 판매하는 곳인데, 손님들의 실제 체험을 위해 3-4대 정도의 Demo 용 마사지기를 고객들이 실지로 사용해 보라는 목적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조금씩 Try 해 보라는 것이기에 이 Demo 마사지기는 한번에 10분 정도의 Limit 이 있다고 싸인을 붙여 놓았다.
그리고 온 김에 정식 마사지를 받기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한쪽 옆에는 $10 을 지불하면 30분 Full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마사지기들도 놓여 있었다.
어느 날 5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한국인 아주머니 두분이 이 숍을 들렸다. Mr. 박은 그분들이 한국인이라는걸알고 반갑게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하며 맞이해 주었다.
아주머니들은 여기 저기 둘러 보다가 Free 마사지기가 있으니까 앉아서 마사지를 받기 시작했다. 그때가 저녁 바쁜 시간이라 손님들로 붐볐고 몇몇 손님들은 마사지를 한번 받아보기 위해 주위에 서서 기다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같이 마사지를 받던 미국 사람들은 대략 10분 정도가 되기 전에 눈치껏 자리를 비켜주는데, 이 아주머니 두분은거의 20분이 지나도 일어날 생각을 안 하고 한분은 코까지 드르렁 드르렁 골며 자고 있더라는 것이다.
Mr. 박은 (백인) 주인의 눈치도 있고 하여 … 계속 안절부절하며 기다려 보다가 거의 30분이 다 되어갈 즈음 이 아주머니들에게 다가가 … 정중히 죄송하지만 다른 손님들을 위해 자리를 좀 양보해 주셨으면 합니다.. 라고 부탁을 했던 것이다.
그랬더니 이 아주머니가 Mr. 박에게 인상을 쓰며 “아니 한국사람끼리 왜 그랴~ 매일 오는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번 왔는데.. 한국사람끼리 편의를 좀 봐줘야제~” 하면서 오히려 화를 크게 내며 배째라는식으로 더 깊숙히 눕더라는 얘기다.
난감해하는 Mr. 박에게 주인이 멀찌감치에서 보다가 상황을 알아채곤 손짓을 했다.
갔더니, 당신은 여기 그냥 가만히 있고 곁에 있던 딴 미국인 종업원에게.. 가서.. 이제 시간이 지났으니까 그만 자리를 양보해 돌라고 하라… 고 말했다.
미국인 종업원이 다가가서 주인이 말한대로 했더니, 그 아주머니들 Sorry~
Sorry~ 하면서 스프링 튀듯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라는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 해야 하는가?
예전에 LA 에 살때, 그때는 비디오 숍이 엄청 유행했다. 너도 나도 한국 드라마나 쑈나 영화를 빌려서 한 주일동안 보고 그 다음 주에 반납하면서 또 새로나온 비디오를 빌려가고… 했었다.
비디오 가게를 하시던 분의 얘기를 들어 보니, 장사는 잘되는데, 스트레스 받게 되는것은... 제 날짜에 반납하는 한국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빌려 간 테이프가 들어 와야, 딴 사람에게 대여도 할 수 있고, 오래된 건 다시 딴 거 copy 를 할 수 있는데,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도 들어 오지 않으니 결국 공테이프 다시 사서 카피 뜨는게 그 비용도 비용이지만 그 스트레스가 엄청 나다는 얘기 다.
어떨땐 작년에 가져간 비디오를 쌀가마니 같은 큰 부대에 담아서 한꺼번에 선심쓰듯 가져 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치의 양심의 꺼리낌 없는듯 당당한 … 표정을 지으며. ㅎㅎㅎ
그런데, 이상 한것은 … 그당시 제일 유명하고 컸던 미국 비디오 체인중에 블록버스터 라는 비디오 대여 숍이 있었는데.. 이 숍은 기한내에 비디오를 반납하지 않으면 penalty 를 물게 되어 있었다.
우서운건, 한 두달 모아서 성의 없이 당당하게 한국 비디오숍에 … 던지듯 갖다주던… 그 아저씨 그 아주머니들이, 이 블록버스터에서 빌린 비디오들은 반납 마감인 밤 12시를 넘기지 않으려고 그 한 밤중에도 차를 몰고 기여히 비디오를 반납하고 돌아 오는 그… 야뉴스적인 … 그 모습을 … 나 자신도 여러차례 목격한 바 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같은 한국인끼리 더 배려를 하고 지킬것은 더 잘 지켜야 되는것 아닌가.. 그런데 한국사람에겐 큰 소리 .. 똥 배짱 부리다가도.. 미국인이 뭐라고 뭐라고 얘기하면 주눅이 드는지 … 미국인이 어떻게 하겠다고 하면… 무서운지.. 칼 같이 협조하고 끽 소리 못하고.. ㅎㅎㅎ
지금은 많이 달아 졌을것으로 생각한다만, 그 당시에는 이런 장면들이 비일비재했다.
요즘 우리가 자주 듣는 그 “갑질”… 대한항공 땅콩 사건을 비롯해서 백화점에서 벌어지는 갑질 행각… 먼 회장인지하는 그 양진호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갑질… ㅎㅎㅎ 그게 다 한국인들이 한국인들에게 하는 갑질들이다.
양진호가 똑같이 월급을 받는 직원이라고 해도 미국인 employee 에게 그렇게 할 수 있었겠나???
땅콩 갑질녀 조현아가 만일 그 스튜어디스가 금발의 미국인 승무원이었다고 해도 과연 그런 땅콩 갑질을 했을까.. 하는 의심이 간다.
명품 백화점에 미국인 점원이 있었다면… 반품하면서 바락바락 소리치며 기세 당당하게 손가락질 하고 머리채도 잡고 갑질을 과연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ㅎㅎㅎ 아마도 일단 한국인 점원을 부른 다음… 그에게 갑질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우섭게도 실지로 .. 한국에 있는 커피숍이나 레스토랑에서 … 서버 (웨이트레스/호스트) 를 외국인으로 두었더니… 손님들의 불평과 갑질이 눈에 뛰게 줄어 들었다는 통계가 있다.
실지로 오래 전 한국 강남의 어느 인도 레스토랑에 (누군가의 초대로) 가본 적이 있다. 인도인 종업원들이 한국어도 잘 알아 듣는듯 했지만 실제로는 거의 다 (능숙하든 더듬거리든) 영어로 주문을 하고 받는것 같았다. 손님도 종업원들도 다들 화기 애애하고 백그라운드 클라식 음악도 운치 있고… 너무나 좋았다.
그런데 강남 인터콘티넨탈 옆 아셈몰에 있는 Outback 에 갔더니, 맘에 안 든다고 고래 고래 소리 지르고, 빨리 안나온다고 탁자를 두두리고, 종업원들이 무슨 임금 앞에서 머리 조아리듯 무릅을 꿇고 주문을 받는다… 이걸 누구는 고객에 대한 최대의 예의라고 하는데… 웃긴다.. 그게 예의냐? 갑질을 아예 공공연하게 조장하는 짓이다. 고객을 왕 모시듯 하려면 ‘맛’과 ‘서비스’와 ‘가격’으로 보여주면 된다.
솔찍히 레스토랑에 밥먹으로 가지 대우 받으러 가는가? 레스토랑이 음식이 맛있고 프로페셔널한 서비스가 있고 가격이 좋으면 그게 최고지 먼놈의 무릅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고… 예~ 예!~ 굽실대고..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이런 우서운 인식을 조장한단 말인가.
잘못 된건 메니저가 정중하게 지적하고 서비스는 진심으로 베풀면서, 레스토랑도 나름대로 예의와 원칙을 지키며 운영을 해야지 언제까지.. 손님은 왕이다.. 하면서 돈만 가지면 해 볼 수 있는 갑질체험의 현장을 만들것인가.
그리고 정말 정말 갑질을 해 보고 싶다면, 외국에 나가서 외국인에게 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만일 그게 통할 만큼 당신이 카리스마와 역량이 있다면, 그때는 내가 그대의 갑질에 무릅을 꿇을 의향도 있다.
한국인 끼리 잘 지냅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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