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한국뉴스를 보니 기막힌 기사가 사회면에 떴다.
정리해서 얘기 해 보자면, 어떤 음주운전자가 언덕길에 파킹해 놓은 자기 차를 시동을 안 걸고 브레이크만 살살밟고 후진하다가 옆에 있던 차들을 박은 모양이다.
경찰이 개입되었고 어찌어찌하여 법정까지 간 모양이다.
판결은 <무죄> 다. 앵???
No, you haven’t heard it
wrong … The verdict was that he’s Not Guilty!!! Yay!?
무죄 판결 이유는… 자동차가 운행중인 것이 벌률적으로 적용이 되려면 자동차의 시동이 걸려있는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다.
Is this for real??
가짜 뉴스 같지는 않고.. 다시 한번 자세히 보려고 나중에 기사를 찾았더니 어디 있는지 보이지가 않는다.
ㅎㅎㅎ
뻔한 사실이 <원칙> 에 의해 거부 당한 케이스다.
예전에 골프숍에서의 에피소드다
마침 그 숍 안에 골프 연습 베이가 몇개 있어서 한 곳에서 스윙을 좀 해 보려고 했더니, 공이 없다.
여기 저기 찾아 보다가 옆쪽에서 고객과 얘기를 하고 직원 데스크를 쳐다보았는데 거기 Basket에 공이 수두룩 쌓여있다.
대화에 방해 안되게 살짝 다가가서 기회를 노리다가 (한국에선 어떤 와중에도 고객이 다가가면 일단 눈 attention 이라도 준다만) 조그마한 소리로 “스윙을 좀 해보려고 하는데 공이 필요하니 한두개만 줄 수 없느냐” 고 물었다.
그러자 지금 먼저 서비스를 요청한 손님과 상담을 하고 있으니 끝날때까지 기다리라고 한다.
좀 그랬지만 (대화를 하면서도 손을 뻗쳐 딸랑 1 ft 떨어진 바구니에서 공을 한두개 정도 집어서 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First come, first served 원칙이라고 생각하고.. 여기 저기 두리번 거리며 기다리는데… 진짜로 10분이 다 되어도 끝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조금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내가 다시 다가가… 대화 방해하려는 것은 아닌데 옆에 있는 공 두개만 줄 수 없느냐… 라고 재차 물었다. 공손히.
그러나 대답은 기다리라는 것이다.
가만히 들어 보니 상담은 개뿔… 잡담을 하고 있는데.
이게 원칙인가?
무슨 일이 있어도 먼저 상담자와의 Service 가 끝나야만 딴 사람에게 Attention 을 줄 수 있다는 것인가?
아.. 물론.. 나에겐 이 방법을 타파할 다른 옵션이 당연히 있었다.
즉시로 Front Desk 로 가서 manager 를 불렀다.
미소를 짓고 다가오는 메니저에게 자.초.지.종 을 까발렸겠다.
No Problem 하더니 그 친구쪽으로 걸어간다.
나도 따라갔다.
메니저가 나타나니까 그 친구 태도가 변했다.
상담하던 여자고객이 있는데도 벌떡 일어나더니만 미소까지 짓는다.
바쁜 모양이니 그냥 상담을 계속하라는 제스쳐를 보인 다음 그 친구 데스크에 있던 베스킷을 가르키니, 잠시 사태를 파악하는듯 싶더니만, 후다닥 골프공을 한 주먹 쥐어서 나에게 건넨다.
그 순간 갑자기 어린 시절 생각이 났다.
동네에서 애들과 어울려 노는데 한 녀석이 자기 아빠가 새 신발 사 줬다고 자랑을 한다.
다들 주눅이 들어 부러운듯이 쳐다만 보고 있는데, 우리 아빠가 나타났다.
그의 손에는 브랜드 제품 신발이 광체를 내며 들려 있었다.
내가 후다닥 일어나서 그 신발을 낙아채면서 그 친구에게 “매롱” 하며 입을 쫑긋하던 그때의 그 장면… ㅎㅎㅎ
나도 그 직원에게.. 그러고 싶었는데… 내 나이도 있고 … 해서… 꾸욱 참았다는 얘기다. ㅎㅎ
여기서 포인트는 무엇인가?
원칙을 지키려면 아예 끝까지 원칙을 지키지 왜 지보다 ‘센’ 사람이 나타나니까 그 원칙이 깨어지느냐는 것이다.
그러면 그건 애시당초 원칙이 아니었다는 얘기란 말인가.
대부분 이런 케이스를 가만히 살펴보면… 씁쓸한 측면을 보게된다.
아까 그 직원의 케이스도 … 그가 추구하는 것은 … 진정한 원칙… 즉 질서를 지키며 (질서 지킬 사람이라도 여러명 있었냐? 나 혼잔데) 억지 부리거나 (내가 요구한게 억지냐?) 투정하거나 (나는 공손하게 물었다) 막무가내(나도 에테켓 메너 등 가릴건 다 가린다) … 요구하지 말고… 차례를 기다리라는.. 진정한 원칙의 모습 보다는…이보세요… 나 지금 바쁘니까 방해하지 말고… 내가 지금 일 끝나고 한 숨 돌릴 때까지… 나를 Bother 하지 마세요.. 라는 지극히 자기위주의 selfish
and protective mind 의 표현이 아닐까 생각된다는 것이다.
결국 많은 사람들은 이 원칙을 공공의 이익과 질서와 운영 보다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패로 쓰고 있지는 않은지 의문이 들게 된다.
지금은 파산 해 버렸지만 예전엔 아주 유명한 비디오 렌탈 샵인 BlockBuster Video 가 있었다.
한번은 반환해야 할 시간을 (밤 12시) 10분 정도 남기고 후다닥 블럭버스터에 간 적이 있다.
시계를 보니 12시 2분 정도다.
불은 켜져 있는데 안에서 정리를 (빨리도) 하고 점원 청년하나가 (퇴근하기 위해 ) 나온다.
문 옆에 비디오 Return 하는 구멍이 있어, 빌려간 비디오들을 넣으려는데, 그거 penalty 물어야 된다고 한다.
2분 늦었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서 사정 얘기 (핑계~) 를 하고 선처 (?) 해 돌라고 했는데, 의외로 그날 먼 기분이 나쁘셨는지 아니면 여친이랑 헤어지셨는지… 얼굴에 정색을 하고 .. No Way… we go by the rule.. sorry man! 한다.
이거 솔찍히 ㅎㅎㅎ 억울하지 않은가?
좀 귀찮아도 잘난 2분 늦은거 그 비디오 받아다가 Return
Bin 에다 옮겨 놓기만 하면 고객은 Late
Fee 를 내지 않아도 된다.
고객은 기분 좋고 점원은 선심 한번 썼으니 홍보용으로도 좋고.. 누이좋고 매우 좋은 격인데.
이 눔의 시끼… 기여히 Penalty 를 물리려고 작정을 한 모양이다.
실갱이를 하고 있는데, 뒤 늦게 다 정리하고 메니저가 나온다.
상황을 재빨리 보더니만 나에게서 비디오를 받아 가지고… 문을 다시 열고… 내가 원했던 그 Return Bin 으로 비디오를 깔끔히 옮겨 주셨다… 할렐루야!
약간 거시기해진 그 점원이 뭐라고 뭐라고 항의 (?) 하는 모양인데, 내가 들으니 It’s
alright.. It’s no big deal 하며 Bye all 하며 가버린다.
또 <매롱> 해 주려다가 말았다.
원칙이 왜 필요한가?
원칙의 궁국적인 목적은 일이 잘 진행되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만들어 놓은… 잘 되라고 만들어 놓은… 일종의 Tool 인 셈이다.
그런데 그 Tool 이 때론 우리의 발목을 잡을 때가 있다.
지가 쳐 놓고 지가 잡혀 버리는 올무와 비슷한 것이 원칙이 되면 곤란하다.
예수님 시절 어느 안식일날.. 예수님이 제자들을 데리고 밀밭사이를 자나가시는데 제자들이 이삭을 잘라 먹었다.
이것을 보고 바리새인들이… 안식일날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며… <원칙> 을 들이 대며 예수님에게 도전을 했다.
이에… 예수님은 … 하나님 전에 들어가 제사장 외에는 먹지 못하는 전설병을 먹은 다윗의 예화를 들며… 다음과 같은 결론적인 포인트를 주셨다.
“또 가라사대 안식일은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 이러므로 인자는 안식일에도 주인이니라”
원칙은 궁국적으로 추구하는 목적이 있다.
사실 원칙은 그 목적에 도달하는 과정중에 따라야 하는 길이다.
우리는 정해진 길을 따라가야 한다.
길이 아닌 방향으로 갈 수도 있지만 우리는 원칙이라는 길을 따라야 한다.
그게 길이니까.
그런데 길을 가다보면 반드시 그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때로는 길 위에서 갈등이 생기게 된다.
갈등은 해결해야 한다.
갈등이라는 현실을 무시한 채 원칙을 위한 원칙만을 고집한다면… 우리는 원칙이라는 길을 위해 그 길을 가는것인지… 아니면 목적지를 위해 그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원칙을 어기자는 말이 아니다.
안식을을 지키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이 아니지 않는가?
안식일의 목적의 끝 지점에 계신 분이 예수님이다.
그 분이 있으면 그게 목적달성이 된다.
목적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그것을 보지 못하고 목적으로 향하는 그 원칙만을 아직도 집착하고 있다면… 그것은 건강한 태도가 아니다.
사람이 안식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요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다… 는 진짜 건강하고 멋진 교훈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원칙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요 원칙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라고… 생각 해 본다면… 이해가 쉬울듯하다.
원칙은 지키자.
그러나 원칙의 노예는 되지 말자!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