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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Facebook 칼럼 (216) – 소띠의 해다… 그래 소처럼 살아가 보자!2024-07-02 13:14
작성자 Level 10

2021년도가 되었다.

소띠의 해라고 한다.

 

나는 예로부터 많은 짐승가운데 <> <>를 좋아했다.

개는 한국에서 부터 많이 길러 봤고 같이 생활도 해 보았기에 개에 대한 느낌과 감정은 직접경험을 통해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소를 키워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나는 소에 대한 영원한 애정이 있다.

 

내가 아주 어렸을때 친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내가 일주일에 한번씩 할아버지의 손톱과 발톱을 깍아드리곤 했던 그 할아버지가 노환으로 돌아가신 것이다.

 

우리 아버님께서는 다섯 형제들이 있었는데 그중 맏아들이셨다.

 

온 가족과 장례참석자들이 대전에서 근 두시간 떨어진 장지앞 산 밑에 모이고 보니 그 숫자가 거의 7-80명에 가까웠다.

어린나이에 그때 처음으로 장례절차를 보게 되었다.

나를 포함한 상주들 대부분이 베옷을 입고 베두건을 쓰고 지팡이를 집고 걸어가는…  그 앞쪽에 흰 천으로 덮힌 관이 큼지막한 수레에 올려져 있고  그 수레를 큰 소 한마리가 끌고 가고 있고  그 앞에 몇명의 남자들이 (고용된슬픈 곡을 하며 느린 걸음으로 장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거의 30분 이상 걸어가며 어린 나의 마음속에는 이상한 감정이 스며들었고… 어느듯 눈물이 흥건히 고였던 기억이 난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대한 슬픈 감정… 어디로 가시는 걸까… 할아버지 방은 이제 누가 쓸까.. 이런 그날의 주제에 맞는… 평범한 초등학생의 생각이 아니었다.

 

고백한다.

 

30분 내내… 앞에서 수레를 끌며 묵묵히 가고 있는 그 소가 어찌나 가엾든지…

 

주위 가족들은 내가 흘리는 그 눈물의 정체를 지레짐작하고 나의 등을 토닥거리거나 수건으로 나의 눈물을 훔쳐주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였다.

그 노인 냄새나는 할아버지 방을 아무렇지도 않게 드나들며 아무도 자원(?) 하지 않았던 할아버지의 그 마르고 뒤틀리고 담배냄새에 쩔어진 그 손톱과 발톱을 깎아주던 그 손자가.. 할아버지의 죽음을 그토록 슬퍼하는 구나… 하며 기특하게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 나의 눈물은 할아버지의 죽음으로만 흘려진게 아니었다.

 

내가 그때 옆에서 걸어가며 쳐다본 그 소의 그 큰 눈은 지금 굳이 해석해 보자면… 자기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려는 그 눈빛이었다고 생각된다.

 

장례 행사가 끝나고 모두들 앉아서 위로하고 막걸리도 마시고 국수와 부침개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동안 나는 내 또래의 친척아이들을 데리고 (내가 제일 컸나보다)  그 소가 묶여있는 큰 나무로 갔다.

 

수고했다고 소 주인이 미리 준비한 (토끼풀을 그 소가 먹고 있었다.

다들 무서워서 다가가지를 못하는데 내가 다가가서 풀을 먹고 있는 그 소의 큰 머리를 만졌다.

 

잠시 나를 쳐다보더니만 꼬리를 한번 흔들고는 다시 풀을 먹는다.

그때 내가 아주 가깝게 보고 느낀 그 소의 그 큰 눈.

그 눈이 아직까지도 나의 뇌리에 선명하게 기억이 된다.

 

소의 성격은 순박하고 근면하고 우직하고 충직하다.

'소같이 일 한다' '소같이 벌어서' '드문드문 걸어도 황소걸음'이라는 말은 꾸준히 성실하게 일하는 소의 근면성을 칭찬한 말들이다.

 

소는 비록 느리지만 인내력과 성실성이 돋보이는 근면한 동물이다.

우스개 소리에 '소에게 한 말은 안 나도 아내에게 한 말은 난다'는 말은 소의 묵직하고 신중함을 말하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내가 손톱을 깍아드릴 때면 옛날 이야기를 들려 주시곤 했다.

 

이 얘기가 실화인지 지어내신 이야긴지 아니면 실화를 손주에게 더 재미있게 얘기 하시려고 .. 맛소금을 조금 가미하셨는지는 모르지만..

 

할아버지가 옛날 총각시절… 마을에서 일을 도와 드리던 분이 소를 팔러 가는데 같이 동행하자고 해서 산을 넘어 장터에 갔다가 (가격이 안 맞았던지 아니면 소에 대해 미련이 아직  남으셨던지밤 늦게 산 고개를 넘어 오게 되었단다.

 

그 어두운 밤길에.. 갑자기 앞에서 자동차 헤드라이트 같은 불빛이 (전등같이 앞을 환하게 비추는게 아니라 그냥 그 불 자체만 들어나는보이는 순간  호랑이다라고 소리치며 그 분이 할아버지더러 밑쪽 나무덤풀 속으로 숨으라고 했다고 한다.

 

공포를 느낀 할아버지가 얼떨결에 나무덤풀에 숨어서 소 있는 쪽을 바라보니..

말로만 듣던 호랑이가 소와 소 주인 앞에 떠억 서 있더라는 것이다.

 

그런데 (할아버지 말에 의하면소 주인은 당연히  무서워서인지… 소 배 밑으로 쏘옥 들어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데.. 소는 주인을 자기 배 밑에 두면서 호랑이 쪽으로 두 앞발을 쭈욱 뻗고는 코에서 콧김을 내 뿜으며 호랑이와 대처하더라는 것이다.

 

평소에 그렇게 온순하던 소가 그렇게 담대하고 용맹스런 행동을 보인것은 처음이었다.

 

아마도 이럴때 하나님의 도우심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할아버지를 비롯한 소와 소 주인 아저씨 모두 무사히 살아 났다.

호랑이가 싸우려다 말고 갑자기 번개같이 도망간 것에 대해 할아버지의 설명은 없었다.

그냥 그렇게 끝났다고… 했다.

 

다른건 몰라도 그 소의 본능적인 주인보호 행동만은 나는 굳건히 믿는다.

 

말에 의하면 동물들은 <새끼에 대한 보호본능에 버금가는 <주인에 대한 보호본능도 강하다고 한다.

 

집으로 무사귀환 한 그 동네 아저씨가 당연히 그 소가 좋아하는 풀과 쇠죽을 끓여 주었음은 물론일 것이다.

그리고 그 소는 엄메에로 몇번 화답하고 맛있게 만찬을 즐겼을 것이다.

 

2021년도는 <신축년소의 해 라고 한다.

 

소는 아마도 유일하게 모든 가축들 중에서  살아 생전엔 노동으로  죽어서는 몸의 모든 부분을 인간에게 기증(?) 하는 유일무이한 동물일 것이다.

 

살아서는 밭도 갈고논도 매고짐도 나르고사람도 나르고젖도 주고새끼도 낳아서 인간에게 유익을 주다가 죽어서는 안심등심채끝제비추리토시살아롱사태,  갈비볼기살차돌박이목심대접살양지우둔살 등등등.. 세상에  앞쪽 혀부터 뒷쪽 꼬리까지  어느  하나 버리는게 없을 정도로     주고 간다.

 

온화한 성격성실한 책임감 묵직한 믿음 근면한 태도 아낌없는 희생정신.

 

그런 소의 해다.

 

소를 생각하면 다분히 그분이 생각난다.

우리의 구주 예수 그리스도 말이다.

 

아낌없이 주신 분이다.

 

그분의 살과 피의 공로로 우리가 영생의 관문을 통과   있다.

그분의 책임감 때문에그분의 사랑때문에그분의 성실함 때문에 우리가 보지도 못한 천국에 소망을   있게 되었다.

 

우리도 소의 성품을 닮아서 새해에는 그분의 은혜에 부합한 한해가 되도록 노력해 보고 싶다.

 

조금만 바람이 불면 마음이 변하는 우리들

조금만 수가 틀리면 입이 튀어 나오는 우리들

조금만 자기를 무시하면 열기가 머리 끝까지 솟아나는 우리들

조금만 자기 뜻대로 안되면 불평불만의 저주가 뱀의 혀같이 튀어 나오는 우리들

조금만 불편하면 편안한 쪽으로 몸을 기울이는 우리들

 

소를 닮아보자.

 

우직하게 충직하게 성실하게 덤덤하게

그냥 처음에 정한  <초심>대로  그냥 푯대를 향해 나아가 보자.

 

가다가 실수하고 쓰러지면 .. 빨리 회개하고  다시 돌아서  다시 힘차게 걸어가 보자.

 

그런 사람들은 우리가 감히 소를 보고 나쁜 동물이라고 말할 사람이 없듯이  어느 누구도 우리를  선한 하나님의 사람이 아니라고    없을 것이다.

 

금년  해도 소처럼 살다가.. 가끔 힘들고 지치고 촛점이 흐려진다면그때에는   큼직한 소의 눈을  한번 쳐다보자.

힘들어도 그냥 한번 끔뻑이며

다시 일어나

  일을  하고 마는

  처럼

우리도 성실한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어보자.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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