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신문기사를 보니 서울교육구에서 앞으론 초.중.고등생들에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선생님” 이란 단어 대신 “님” 이나 “쌤” 이란 말을 사용하게끔 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선생님이란 단어를 쓰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높은) 직위/직분을 연상케 (?)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선생님이란 단어… 이거 상대방에게 존경과 예의를 갖추어 표현하는 말 아닌가?
이것도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꿀때의 이유처럼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 이기 때문인가? 진짜 몰라서 묻는말이다.
그리고 ‘님’이란 말을 쓰라고 하는데… 내 이름이 이갑식이면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나보고 이갑식님~ 이라고 부를텐데… 이거 어쩐지 은행이나 호텔이나 공항 카운터에서 직원들이 고객들을 부르는 ‘비지니스’ 적 느낌이 물씬난다.
나만 그런지는 몰라도 … 아이들이 나를 선생님~ 이라고 부르면 때론 장난스럽게 왜~ 할것 같은 내가 , 이갑식님~ 이라고 부르면 나는 예의(?) 를 갖추어 정색을 하고 예~ 할것만 같다. ㅎㅎㅎ
가르치는 자를 선생님~ 이라고 하는게 왜 갑질 어감이 난다는건지 나는 개인적으로 이해를 못 하겠다.
사회에서 이 사람 저사람을 딱히 적당히 부를 호칭이 마땅치 않아서… 김선생님.. 박선생님.. 하던 것을 XXX 님~ 이라고 부르는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 그것도 오랫동안 그렇게 불렀고 그렇게 들어 왔던 ‘선생님’ 이란 호칭을 ‘님’으로바꾸라고 하는 사람들의 의도를 나는 솔찍히 이해 못 하겠다.
또 한가지 옵션은 ‘쌤’ 이다.
이건 차라리 ‘님’ 보단 어감적으로 낫다.
쌤은 선생님이 Phonetically 변경되어진 신조어 이다… 학생들 사이에서 ‘애칭’ 비슷하게 폭 넓게 사용되고 있다.
이 ‘쌤’ 은 예를 들어, Hey
Brother~ 하는 말을 Hey
Bro~ 할때의… 그 미묘한 느낌과 비슷한 표현이라고 볼 수 도 있다. 아이들이 부르기도 쉽고 정도 있어 보이고.. 오히려 이것이 ‘님’ 버다는 낫지 않을까 생각된다.
현재 학교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김선생님 이선생님 대신에 김쌤~ 이쌤~ 이라고 부른다고 하니, 이미 Slang 단계를 넘어 통용단어로 자리 잡은듯 하다.
그런데 진짜… 선생님에게 ‘XXX 님~’ 하는건 좀 (내 생각에 ㅎㅎㅎ) 건방진것 같기도 하고 차거운 관계 같기도 하고 먼가 공적으로 대 해야 할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선생과 제자 관계는 공적인 관계가 될 수 도 있지만, 사실은 지극히 사적인, 그리하여 배우고 가르치는 것 이외에도, 지혜를 전수하고, 옳고 그름을 타이르고, 삶의 조언을 주고, 같이 웃고 울고 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었던가?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가정에서 느끼지 못한 ‘사랑’을 선생님에게서 느끼기도 한다. 그분에게서 인생의 참된 모습을 배우기도 하고.
그런데 이제 앞으로는, 그런 사적인 요소는 제외하고, 공적으로 기능적으로 그저 가르치고 배우기만 하라는 것인가?
남들이 좀 이상하게 생각하겠지만, 나는 솔찍히 이 ‘님’ 이란 말을 듣는게 너무나.. 불편하다.
예전에 회사 출장으로 한국에 갔었을때, 강남 아쎔몰 안에 있던 TGIF 레스토랑이 너무 북적여서, 이름을 적어 놓고 기다리는데… “이갑식 님~” 이란 처음 듣는 소리에 표현할 수 없는 야릇한 느낌을 가진적이 있다.
나는 일찍 미국에 유학와서인지는 몰라도 … 이갑식씨~ 라고 하는 것을 들으며 산 세대이기에.. 아직도 ‘님’ 보다는 ‘씨’가 조금 쌀쌀한 느낌은 들어도 편하게 들린다.. ㅎㅎㅎ
맞고 틀리다는 차원의 얘기는 아니다. 통용되어 있는 ‘님~’ 이란 말 … 나쁘진 않다.
그러나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 이동주 선생님~ 이라고 못하고 이동주 님~ 이라고 부르게 한다면… 나는 좀 불편할것 같다는 얘기다. ㅎㅎㅎ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내 아이들의 (외국인) 배우자 (사위/며느리) 가 나를 호칭할때… Dad~ 라고 할 때와 … Gap~ ( 내 이름이다) 이라고 할 때의 그 차이점을… 모르는 바보 (?) 는 없을것이다… ㅎㅎㅎ
실지로 내 미쿡인 며느리는 나를 Gap 이라고 부른다… ㅎㅎㅎ 미국에서 이판사판 다 겪고 거의 미국인이 다 되었다는 (?) 나는 뭐 별로 감정에 변화는 없다… 라고 말 할것 같지만… 내가 느끼는 감정은 Dad~ 라고 부를 때와 확연히… 확실히 … 당연히… 분명하게… 다르다.
그런 느낌이…왠지.. 이동주 선생님~ 과 이동주 님~ 이라고 호칭할때도 느껴지는것 같다 는… 씨잘데 없는… 얘기였다.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