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칼럼

Page Title Facebook 커뮤니티에 연재된 스티브의 페이스북 칼럼입니다. 생활속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개인의 생각과 의견을 모았습니다.
제목Facebook 칼럼 (263) – 이리 봐도 감사 저리 봐도 감사!2024-07-02 13:36
작성자 Level 10

원래 나는 북적 거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인파로 가득 차 복잡한 도시의 거리보다는 한적한 시골길이 좋다.

 

왁자지껄 시끄러운 음악과 사람들의 대화 소리로 가득찬 레스토랑 보다는 릴렉스하며 상대방과 조용한 대화가 가능한 레스토랑이 좋다.

 

넓은 부지에 웅장한 성전과 수천명 되는 성도들이 예배 끝난 다음 파킹장으로 인산인해로 와아하고 몰려 나오는 대형 교회보다는 떨어진 낙엽을 빗자루로 쓸며 백명도 안 되는 교인끼리 서로 서로 눈인사하는 아담한 교회가 좋다.

 

명절 때 친척들이 다 모여 온 정신이 혼미해지는 가족모임보다 오붓하게 한 두 가정 모여 편안하게 담소를 나누는 것이 좋다.

 

얼마 전 까지는 말이다.

 

어제 추수감사절에 뉴욕에 있던 큰아들 부부와 덴버 다운타운에 사는 둘째아들 부부와 손자손녀 그리고 우리부부와 막내딸… 이렇게 9명이 우리 집에 모였다.

 

왁자지껄 (두 아들과 두 며느리 그리고 딸) 난장판 (손자.손녀) 정신혼미 (우리 부부가 교차되는 경험을 했다.

 

오랜만에 다 모인 두 아들부부와  막내딸까지 합류하니… 온 집안이 떠들썩하고 보너스로 하늘과 땅을 들썩이는 손자 (6)과 손녀 (3의 기괴한 행각까지 보고 느끼며 하루를 보냈다.

 

저녁을 잘 먹고 디저트도 먹고 커피를 마시며 두 아들과 두 며느리 그리고 딸은 건너편 다이닝 룸에서 열띤 대화를 나누며 때론 깔깔 웃어대며 때론 박수를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6살 박이 홀덴이와 3살짜리 쉘비는.. 리빙룸을 통과해  프론트 입구를 거쳐  훼밀리룸과 다이닝 룸을 지나서 부엌을 통하는 장거리 (?) 구간을 장장 56 (내가 실제로 세어 보았다)  돌고 돌았다.

 

내가 보기엔 그게 뭐 그리 재미있나 싶은데 그게 재미있는 모양이다.. 깔깔 거리며 둘이서 뱅뱅뱅뱅 56바퀴를 Forrest Gump 같이 돌고 돌고 돌았다.

 

와이프와 나는 리빙룸 온돌 (온수메트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그 와중에도 한국 예능 프로 (국민가수?) 를 보고 있었다.

 

한쪽 귀와 한쪽 눈으론 TV 를 듣고 또 보고 있지만 다른 한쪽 귀와 한쪽 눈으론.. 사방에서 들려 오는 그리고 보이는 상황들을 듣고 보고 있었던 것이다.

 

왁자지껄… 와당탕…

 

사람 사는 소리다.

 

갑자기.. 감사한 마음이 물씬 솟아 오른다.

 

감사하고 싶어서  그리고 생각 해 내어.. 떠 올리는 감사의 마음이 아니다.

 

자연적으로 내 마음 깊은 곳에서 흘러 나와 나의 마음을 적시고… 쏫아져 나오는 Thanks-giving 이다.

 

와이프 얼굴을 슬쩍 살펴보니… 나와 동일한 감사 최면 단계에 있는 듯 하다ㅎㅎㅎ

 

이게 감사다.

 

정말 감사 할 수 밖에 없다.

 

25년 정도 전 만 해도… 초등학교 중학교 다니던 자식들이 이제는 어느듯 어른들이 다 되어 버젓한 가장 노릇을 하고 자식까지 두고… 간만에 같이 모여 형제자매끼리의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있으니…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은 실로 감사 감사 감사 그 자체였다는 말이다.

 

험한 세상에 반듯하게 커 주었으니 감사하고,

어려운 시기에 다들 좋은 직장들을 가지고 있으니 감사하고,

혼잡하고 기괴한 세상논리들이 들 끓는 이 세상에 반듯한 배우자들과 결혼하였으니 감사하고,

이쁘고 건강한 자식까지 낳았 주었으니 감사하고,

가족과 가족이 반목하는 이 시대에 이렇게 형제자매가 기쁘고 모일 수 있으니 그것도 감사..

 

모두가 감사 제목들 뿐이다.

 

나는 매일 몇시간씩 기도 하지는 않았으나… 기도할 때면  처음부터 지금 까지… 나의 세 자녀들을 위한 기도는 절대 빠트린 적이나… 멈춘 적이 없다.

 

우리야… 이제 철로위에 올라가 있어서.. 느리거나 빠르거나… 선로를 따라 인생여정의 종착점을 향해 나아가면 되는 여정이지만… 자식들은 아직도 험한 세상길에서… 확실히 선로 위까지 정착해야 하는 기로에 있다고 보기에… 나는 그들을 위해 기도를 쉬어 본 적은 없다.

 

감사가 딴 게 아니다.

 

그저 돌아보면 모든게 감사제목이다.

 

인생여정 그 자체가 감사 아닌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도 감사다.

내가 하나님께 선택받아 세상에서의 여정에 참여하고 있는 것도 감사다.

 

나그네길 인생… 우리가 본향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이 세상에서 겪고 보고 듣고 느끼는 .. 그 모든 것이 사실은 감사제목들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좋은 일… 좋은 결과만을 세어보며.. 감사의 아이템으로 count 를 하고 있다.

 

우리가 본향으로 돌아 갔을 때 .. 이 세상에서의 슬펐던 일.. 억울했던 일.. 힘들었던 일… 그것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고오직 기쁘고 행복했던 일들만이 우리의 감사의 기억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내가 배우로서 무대에 섰을때 나의 배역이 무엇이든 나는 그것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주인공이든 조연이든 착한 배역이건 악당이든… 내가 할 일은 충실히 성실히 내게 맡겨진 배역을 감당해 내는 것이다.

 

그리고 무대의 막이 내려 졌을 때… 나는 내가 맡았던 배역의 좋고 나쁨과는 전혀 상관없이 본연의 나로 돌아가게 된다.

 

연출자는 맡겨진 배역에 대한 나의 성실한 ‘연기’만을 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맡겨진 나의 배역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배역이 무엇이든… 그 배역을 성실히 감당하고…  나아가서는… 그 배역을 즐기는.. 진정한 베테랑 연기자가 되어야 한다.

 

당연한다.  초보 연기자가 자신의 배역을 쉽게 즐기진 못한다.

 

그러나.. 인생을 살다보면.. 인생의 의미를 알게되고.. 그 다음에는 자신의 연기를 즐길 수 있게 된다.

 

배역이 좋고 나쁘고 멋지고 초라한 건… 찰라간의 배역일 뿐이다.

공연이 끝나고 우리 모두는 쫑파티에서… 다같이 샴페인을 터트리며… 자신의 배역에 관해 웃으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어제는 Thanksgiving Day 였다.

 

내가 받은 한해 동안의 하나님께로 부터 받은 모든 감사제목들을 카운트하여… 또 한번 종합적으로 감사하는 날이다.

 

감사가 충만하다.

 

감사합니다.

 

땡큐!

 

샬롬!

 

https://youtu.be/Yi9o2ojITw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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