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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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Facebook 칼럼 (275) – 우리에게 필요한 건?2024-07-02 13:42
작성자 Level 10

예전에 대학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근무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이다.

그날이 금요일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월요일에 중요한 팀 미팅이 있는데 그 미팅 전 까지 끝내야 할 일이 하나 있었다.

그 일의 결과에 따라 팀 미팅에서 다음 프로젝트에 대한 Go  No Go 냐가 결정되는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

 

물론 그 과제를 맡은 자는 바로 나였고.. ㅎㅎㅎ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금요일 MOD (Middle of the Day) 까지 나에게 도착해야 할 자료들이 아직 오질 않는다.

 

내가 그 자료를 점심 때 까지 받아야 내가 이미 준비한 Project Template 에 삽입하여 팀 미팅에 필요한 PPT 프리센테이션이 되는 것이었다.

 

점심도 먹는둥 마는둥 전화 메시지를 몇통 남기고…  1시까지 기다려도 자료협조를 부탁해 놓은 타부서에서는 연락이 없다.

 

금요일이라 아마도 동료들끼리 점심먹으로 나간 것으로 생각하고 조금 더 기다리니 마침내 Rob 이란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참고로 그 당시는 이메일이 Popular 하게 사용되던 때가 아니었고우리는 IBM 자체내에서 개발 사용하던 그래도 그 당시 최첨단 communication 수단이었던  SMS (Short Message Service)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마치 전자전보 같은 시스템이었다.

 

무슨 소리냐고  다음주 금요일까지 자료를 보내달라고 하지 않았냐고…한다.

 

What???

 

내가 월요일에 보낸 SMS메일을 확인 해 보니… 맙소사… 이번 (This) 금요일까지 자료를 보내돌라고 쓴다는 것이 .. “돌아오는” (Following) 금요일까지 라고 써서 보낸 것이다.

 

이것은 아무리 비빌 구멍을 찾아봐도 내 잘못이다.

 

Subject Line  (URGENT) 라고 썼지만… 분명히 by Following Friday 라고… 내가 써서 보낸 것이다.

 

지금 생각 해 보면 Silly 한 실수를 저지른 것이지만  그래서 지금은 당연히 날짜… by coming Friday (2/4)  를 반드시 함께 집어 넣지만… 직장 신참 시절인지라 그런 실수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손이 진짜 발이 되도록 사정했지만  적어도 1-2일 정도는  필요하다며 매우 곤란해 한다.

더군다나 그 친구는 주말에 out of town 일정이 있는 것 같기에 나의 불안과 초조와 긴장은 극에 다다르고 있었다.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나를 메니저인 Jack  office 에서 보고 있었던지 나에게 다가 왔다.

 

왜 그러냐고 묻는다.

 

그래서 솔찍하게 말하고 .. 진짜 미안하다.. 내가 원래는 안 이러는데 (진짜?) ㅎㅎㅎ 실수를 했다… 내가 어떡하든 주말에 시간을 보내서라도 자료를 받아서 .. 월요일 팀 미팅에 지장없게 알아서 잘 하겠다.. 미안하다… 고 얼굴을 붉히며 안절부절 하고 있는데...

 

Jack의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Come on, relax youre not gonna die!

 

아… 이 한마디가  마치 폭포 아래서 물줄기를 맞는 것 같이 나의 온 몸을 전율 시켜 버린 것이다.

 

그 때의 느낌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Youre not gonna die!

 

그렇다.

 

설마 내가 그 실수 하나 때문에 죽기까지야 하겠는가?

 

긴장과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었는데… Jack 의 그 말 한 마디를 들으니… 그래 설마 내가 죽기까지야 하겠는가.. 하는 현실감과 위안감이 나의 걱정 근심을 말끔하게 없애 주었던 것이다.

 

내가 미국으로 유학와서 거의 5-6년이 흘렀는데… Jack 이 나에게 한 그런 위안의 말은  그때까지는 들어 보지를 못했다.

 

그 말 한마디가 나를 얼마나 평온하게 할 수 있었던지… 아직까지도 그 위안의 말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작은 말 한마디가… 그 말이 어느 누구에게서 나오든지.. 어떤 사람에게는 큰 힘과 위안이 될 수 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로부터 크고 작은 <위안>의 말을 듣고 살았다.

 

Youre doing fine!

Youll make it!

Keep going!

 

무심코 던지는 한마디의 비수같은 말에 사람들은 실족하기도 하고별거 아니지만 그냥 내 뱉은 작은 위로의 말에 사람들은 다시 용기를 얻기도 한다.

 

기왕이면 전자보다는 후자의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가장으로서 살아가다 보면 시시콜콜 아내와 가족들에게 말 못하는 아니 말 안하는 걱정 근심도 많이 있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개인과의 관계에서의 잇슈들… 하물며 교회에서의 갈등도 있다.

 

성격 탓에 그런 밖의 걱정 고민 스트레스는 집안에서는 얘기를 안 한다.

그러나 끙끙 앓는 모습이 왜 아내에게 안 보이겠는가.

 

그 때마다 와이프는 나에게 한마디씩 해 준다.

 

당신은 항시 그랬듯이 이번에도 잘 견뎌 낼 거야!

나는  당신을 믿어!

 

이 말에 안 일어나는 남편은 없다.

 

주위에 이렇게 나를 믿고 나의 가치를 인정 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큰 힘이 된다.

 

거기에다가 한마디 들려주는 <위안>의 말은… 나를 Respawn (온라인 게임에서 내 캐릭터가 싸우다 죽어도 금방 다시 살아 나는 것시킨다.

 

그래서 나는 상대방이 능력이 있건 없건… 실효성이 있는 말이건 구름잡는 말이건… 상대방의 말에 일단 관심을 가져주고 맞장구를 쳐 주는 것이 나의 버릇으로 되어 되었다.

 

때로는 아내가 어떤 사람과의 시튜에이션을 얘기하고 나의 의견을 물으면… (안다.. 일단은 아내의 말에 동조를 당연히 해 주어야 한다 ㅎㅎㅎ) 아내의 불만은 마치 내가 상대방 편을 들듯… 얘기 한다는… 말을 가끔 하는데… 사실은 상대방 편이 아니라 지극히 객관적인 관점에서 얘기를 하려는 것 뿐이다… 라고 얘기하지만 결과적으론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다ㅎㅎㅎ

 

어쨋든…  일단 아내의 말에 동조를 한 다음 객관적인 논리를 펼치는 <조삼모사의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인생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삼모사란… 중국 송나라 저공이라는 자가 원숭이에게 써 먹은 전략이다.

 

원숭이 들에게  아침에 빵 3개를 주고 저녁에 4개를 준다는 말을 하니 원숭이 들이 화를 내더라는 얘기다.

그래서 그러면 아침에 4개 주고 저녁에 3개 줄까 했더니 좋아 하더라는 말이다.

 

같은 에너지를 소비해도 상대방이 좋아하는 방법이 분명이 있다.

 

먼저 Yes 하고 그 다음 No 하는 것이 No 하고  그 다음 Yes 하는 것 보단 심리적으로 효과가 더 크다는 말도 있다.

 

일단 동의 해 주고 조건을 말하는게… 조건부터 말하고 맞으면 동의 해 줄께 라고 말하는 것 보다 나은 것 같다.

 

어떤 사람은 곤경에 처한 사람에게  나는 바른 말만 하는 사람이라며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라고 꼰대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필요한 건 정작 위안의 말이다.

 

마음에 위안을 얻고 나면 자연스럽게 논리를 펼칠 수 있게 된다.

 

마음이 아픈데  예수님도 어려울 때 울기까지 하셨는데.. 먼 놈의 논리며 사태분석이 선결문제가 되겠는가.

 

그저 따뜻한 말 한 마디면 된다.

 

따뜻한 말 한마디에 힘을 얻고 나면 혼자서도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게 인간이다.

 

내가 좋아하는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를 들으면 서곡 다음으로 맨 처음으로 나오는 테너솔로 곡 제목이 Comfort Ye My People 이다.

 

얼마나 <위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셨으면… ‘내 백성을 위로하라’ 라고 먼저… 선포를 해 버리시는가 싶다.

 

위로가 필요하다.

위로가 있으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도토리 키재기 인생에  인간이 인간에게 훈계를 한다는게… 나에게는 좀 우서운 그림으로 보인다.

 

내가 남보다 낫다는 생각은 버리고 내가 남에게 위안이 될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던지는 한마디 말에 상대방이 위안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나에게 어려운 일이 닥치면 Im not gonna die

남에게 어려운 일이 닥치면 Youll be OK

 

피차간에 위안의 한 마디가 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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