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칼럼

Page Title Facebook 커뮤니티에 연재된 스티브의 페이스북 칼럼입니다. 생활속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개인의 생각과 의견을 모았습니다.
제목Facebook 칼럼(53) – 싸움엔 실전이2024-06-29 22:02
작성자 Level 10

얼마전에 중국 태극권의 고수라는 사람이 격투기 수련자와 한판 붙었다가 30초도 안되어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도록 허벌라게 얻어맞고 심판이 중간에 끼어들어 간신히 기절을 면한 사건이 있었다.
그 뒤로 중국의 무술 관계자들이 흥분한 가운데 이번에는 영춘권인가 먼가의 달인이라는 사람이 격투기 선수와 한판 벌였는데 마치 사마귀가 앞발 휘두르듯 (마치 최홍만의 꿀밤같이) 요상하게 주먹을 휘두루다가 격투기선수의 갑작스런 (?) 오른손 귓싸대기 한대 가격에 고꾸라져 머리를 감싸는 우서운 동영상도 보았다.
이건 뻔한 결과다.
레슬링을 예로 들어 보자. 레슬링은 과격한 운동이지만 실제로 싸움을 하는것은 아니다. 레슬러는 스턴트맨이라고 보면 된다
예전에 캘리포니아 Agoura Hills 에 있던 게임회사에 근무할때 프로젝트 메니지 하던 레슬링 게임인 Smack down vs Raw 라는 온라인 레슬링 게임 기획과 관련하여 동부 커넥티컷주의Stamford 에 있 WWE 레슬링 본부를 방문한 적이 있다.
거기서 WWE 회장인 McMahon 은 못 만났지만, TV 에서 보던 Diva 들과 우락부락한 관계자들 그리고 몇명의 실지 레슬러들을 만나 본 적이 있다. 마지막 날 미팅 Break 시간에 커피 마시며 잠시 그 중에 (이름도 없는듯한) 한 레슬러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스크립트에 의해서 매치를 한다고 들었는데 어디까지가 각본이고 어디까지가 즉흥 액션인지.
그 친구말에 의하면, 그냥 일당받고 경기하는 무명 레슬러들은 그냥 (유명한) 상대 레슬러가 하는 대로 잘 받아주고 개인적으로 튀는 액션만 안 하면 상대가 알아서 적당한 시간에 끝낸다는 것이고, 유명한 레슬러들은 (우리 온라인 게임의 푸로듀서들 같이) 전문 스크립터들이 WWE 관계자들의 특정한 지시사항 (예를 들면 이번 매치엔 다 끝나갈 무렵 XX 가 갑자기 나타난다. 중간에 갑자기 불이 다 꺼지고 다시 부리 켜지면 xxx 가 무대 중앙에 있다. 태그매치에서 이긴다음 파트너가 갑자기 공격하여 피투성이로 만든다 등등) 을 바탕으로 각본을 써준다는 것이다. 여기에 끝맺음은 당연히 각 선수의 Signature Move 로 끝내고등등이다.
이 각본에 의해, 관록있는 레슬러들은 자기가 액션을 해야할 그 시기와 타이밍을 perfect 하게 맞추어, 들어가고 받아주고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과 조금이라도 타이밍이 어긋나면 곧바로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는것은 말할 나위가 없는것이다
엄청난 근육질과 체격을 가진 레슬러들이 가끔 UFC 에 가서 한두 경기를 해 보는데 (Brock Lesnar 를 제외하곤) 모두들 격투기선수들에게 힘 힌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KO 되거나 Submit 을 당하게 되는데, 이것은 근본적으로 보이지 않는 액션의패턴이 있는 스포츠와는 달리 격투기는 어떤 액션의 기회를 주거나 기다리거나 타이밍을 맞추거나 정도껐하거나 하는 virtual script , 해본것만 해보는 expectation 이 없기 때문이다.
궁푸 선수가 대결을 할때는 궁푸 특유의 액션의 룰이 있다. 어떤 액션이 가면 어떤 액션이 오는 보이지 않는 룰이 있다.
그런데 상대방이 이런것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그냥 진짜 싸움하듯 잡아먹을듯 거침없이, 권투, 태권도, 유도, 주짓수, 킥복싱, 레슬링 기술을 짬뽕하여 덤벼들면무슨 꿍푸 기술이 통할것이며 또 나오겠는가
그냥 애들이 동네에서 싸움하듯 고개를 숙인채 두손을 휘두룰것이다. 꿍푸 폼이 어디 나오겠는가안 맞을라고 꿍푸와는 전혀 관계없는 기막힌 폼이 나올것이다.
태권도 대련이나 꿍푸 대련이나 합기도 대련에서 보는 그 멋진 기술과 되받아 치는 그 기술은 상대가 그렇게 할 수 있게 공간과 시간과 타이밍을 보이지 않는 암묵의에 의해 하락하기 때문에 가능한것이다. 싸음에 무슨 룰이 있는가. 암묵의 룰이 통하겠는가.
그래서 태권도 선수가 폼만 썡쌩 잡다가 길거리 싸움꾼에게 주어 터지고, 합기도 몇단이라고 폼 잡던 사범이 깡패에게 코피터지고 도망가는 장면이 나올 수 있는것이다.
인생의 모든 분야에서실전이 중요하다.
경제학 박사학위 가진 사람들이 재벌처럼 잘 사는것을 나는 보지를 못했다. 오히려 배운것은 없는데 재벌을 이룬 실전의 달인 정주용씨 같은 사람들은 많이 보아 왔다.
영문학 교수가 학생들 이끌고 LA 갔다가 McDonald 에서 음식 주문하다 쇼크를 받아 영어 회화 공부 다시 시작했다는 유명한 기사도 있다. 미국에선 중학교 근처에도 안 가본 거지들도 영어 회화 기발라게 잘한다. ㅎㅎㅎ
마지막으로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성경구절 달달 외우고 신구약 일년에 서너번씩 통독만 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큰 난관과 어려움이 닥쳐오면, 그렇게 매일 매일 외쳐대던 그 믿음의 폼은 어디가고, 정체불명의 그 원시의 폼이 어김없이 나타나는 우리들이 아닌가.
전 세계 선교화 외치며 거대하게 주먹을 쥐어 보지만 정작 내 주위 사람들의 상처와 곤경에는 크리스챤의 모습이 들어나지 않는게 우리들 아닌가.
간증과 집회 말씀에는 마음이 울컥하여 은혜받았다고 자신있게 소리쳐 보지만 주위에서 벌어지는 매일 매일의 부딪침과 갈등에는 어김없이 무너지고 마는 우리들이 아닌가.
그래서 우리에겐 머리보다 가슴의 실천이 중요한 실천신학이 필요한건지도 모른다
Less Talk, More Action. 
필요없는 말 줄이고 필요한 행동 더 많이 하자!
나도 크리스챤 폼을 가지고 서 있기는 하지만 대책없이 덤벼드는 세상의 도전자들에게 과연 내 본유의 폼을 유지한채 상대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 못 할것 같다.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