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학창시절 한국음식에 미친 미국인 친구가 있었다. 아직도 그의 이름을 기억한다. Bill Hogue.
그당시 LA 의 Western 가에 있던 <호반> 이라는 한식집이 우리들의 단골집 이었는데, 금요일만 되면 우리는 딸딸 거리는 Bill 의 VW 방개차를 타고 호반을 찾곤했다.
이 친구의 Favorite 음식은 <육개장> 이었다.
그가 한국음식을 먹는 방법과 순서는 매우 신기로왔다.
처음 한두번은 가만히 그가 어떻게 먹는가를 호기심으로 지켜 보았다.
물론 나중에 올바른 (?) 순서와 방법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었기에 지금은 (어딘가 살아 있겠지만) 올바른 방법으로 한식을 즐길것이다.
일단 반찬이 6-7가지 나오면, 반찬을 하나 하나씩 정복해 간다. 예를 들면 콩나물 그릇을 비우고, 콩자반 그릇을 그다음 비우고, 두부 졸임도 비우고, 김치도 비우고, 오뎅무침도 비우고 다 비운다.
그 다음쯤 육개장과 밥이 나온다.
절대 나같이 밥을 육개장에 집어 넣어 말아 먹지 않는다.
육개장은 육개장이고 밥은 밥이다.
물론 밥과 육개장을 함께 먹지만… 따로 따로 먹는다.
대부분 육개장이 먼저 끝난다. 완전히 핥아 먹는다.
남은 밥은 그 옆에 있는 간장을 부어서 먹는다.
이게 뭐냐. 코스별 음식도 아니고. 반찬이라는게 밥하고 국하고 같이 먹는 <반찬>인데 무조건 테이블 위에 있는것은 독립된 음식 Item 으로 취급한다.
주식이 뭐고 반찬이 뭐고 개념이 없고그냥 다 개별적 음식이다. ㅎㅎㅎ
한번은 이친구와 스시집에 가서 사이드로 California Roll 을 시켜준 적이 있는데 어떻게 먹느냐 하면.
일단 종지에다 간장 소스를 잔뜩 따른다 (거의 3/2 가득).
거기다가 롤 한 piece 를 잠수 시킨다 완전히.
그리고는 간장이 뚝뚝 떨어지는 그 롤을 그대로 입에 진입시킨다.
이게 켈리포니아 롤 먹는 방법이냐?
그러니 한국인들이 미국 전통 음식 먹는걸 미국인들이 보면 얼마나 신기하겠는가?
또 삼천포로 빠지지만, 1970년도 말에 시카고에 처음 갔을때 모든게 신기로왔다.
그로서리 마켙에 가서 통조림들을 사는데, 먹음직한 소고기 통조림이어서 몇개 사가지고 아파트로 돌아와 캔을 따고 냄비에다 부어서 고추가루와 간장하고 섞어서 진짜 맛있게 먹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개나 고양이가 먹는 음식이었다. ㅋㅋㅋ
들어가는 형태와 방법은 다를지 몰라도 어짜피 나오는것은 동일하다… 라는 말에 의지하여 위로했다는 얘기다.
금요일 퇴근 시간이 되니 배가 약간 고파온다.
오늘은 어쩌면 참치캔 하나 따고 김치 섞어서 맛있게 저녁을 먹어볼까 한다.
Happy Fr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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