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국에 있었을때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길거리에서 외국인들 보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드물게 외국인들이 보이면 우루루 다가가서 노골적으로 아래 위를 살펴보던 기억이 난다.
거기다가 일년에 한번 새해맞이 설날특집에 외국인들이 나와 간단한 한국말을 한마디 하기만 해도 박수를 치며 신기하게 생각하던 기억도 있다.
요즘은 어떤가?
이게 한국인지 외국인지 길거리에 즐비한게 외국인들이다. 이태원에 가면 아예 외국 그 자체라고 생각이 든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외국음식 레스토랑은 옛말이고 이젠 외국인들이 직접 식당을 운영하는 말 그대로 글로벌 시대가 되고 말았다. 핏자는 이탈리안 세프가, 카레는 인도 세프가, 팟타이는 태국 세프가, 한걸음 더 나아가 외국인이 경영하는 카페와 심지어 외국인 경영의 나잇트 클럽까지 있다고 한다.
그 보다 더한것은, 거리에 돌아 다니는 외국인들이 죄다 한국말을 유창까지는 몰라도 능숙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현상이 10여년 전 부터 갑자기 (?)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튜브를 보면 미국인이 한국 거리를 돌아 다니며 한국말로 외국인과 유창하게 인터뷰를 하는가 하면, 외국인이 한국 거리를 돌아 다니며 먹방을 방송 하기도 한다. 미국 꼬마 애들이 한국애 들같이 한국말을 유창하게 한다.
TV 프로그램에서 외국인들이 주인공이고 게스트이고 MC 인 프로는 이젠 너무 흔하다. 외국인들이 한국 정치 토론을 하고 문화분석과 비평까지 한다.
참고로, 예전엔 우리가 외국말을 그대로 빌려서 사용하곤 했는데 요즘은 한국말이 세계적으로 공용화가 된것들이 많다고 한다.
예를 들면 한국 화장품이 세계적으로 top
quality 화장품이 된 탓인지 촉촉하다는 표현을 (영어로) 달리 표현할 수 없었는지 그냥 Chock
chock 이라고 쓴다고 한다. 이 말과 억양이 영어의 그 어떤 단어보다도 더 고급스럽고 authentic 하게 들린다고 한다. 조금 전 얘기한 ‘먹방’도 전 세계 유튜버들이 그대로 MukBang 이라고 쓴다. Eating
Program 어쩌고 하면 뭐 촌스럽다나? 온라인 계임계는 어떤가? 고수 하수는 이미 이 세게에서는 Gosu Hasu 로 통용된다. 신기하지 않는가? Kimchi 나 Banchan 은 이미 오래 전에 세계 공용어가 되었다.
사랑의 표현인 손가락 하트는 누가 만들었는가? 한국인 밖에 누가 있겠는가. 그게 지금 전 세계 공용 표현이 되었다. 실례지만 소나 개나 다 안다. 예전엔 두손으로 하트를 표현했지만 지금은 upgrade 되어 한손으로 편리하게 표현한다. 누가 upgrade 했는가? 누구겠는가.. 역시 한국인들이다.
요즘 한국내에서는, 미국말로 디자인 되었던 티셔쓰 등이 한국말로 다양하게 디자인 되고 있고 그것이 더 고급스럽고 트렌디하게 보인다고 한다. 건축이나 조형물들도 마찬가지다. 미국 페션 쑈에서 한국 개량 한복이나 한글로 디자인된 의상을 보는것은 이제 흔하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극성인 한국 골프인들이 햇볕을 막으려고 토시 (일종의 소매) 를 입기 시작하더니 이젠 미국 골프인들도 그걸 착용한다. 골프 칠떄 땡볕에 뒷목 타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셔쓰 칼러를 올리는것도 그래서 그런지 많은 미국인들도따라 (?) 하는것을 본다. 등산을 가도 별의별 장비(?)와 의상으로 무장하며 가는 한국인들에게서 못된 (?) 것을 배운 미국인들이 어느새 등산을 갈때면 별 희한한 장비를 다 착용하고 가기 시작한다.
거의 한국 식당에만 있었던 탁자에 부착된 버저 (종업원 부를떄 누루는) 도 이제는 미국 식당에 가면 편리하게 (?) 보이기도 한다. 미국에 폭탄주가 있었는가? 그것도 한국에서 배워서 미국 직장인들이 가끔 회식 나가면 써 먹는다고 하니 웃어야 할지.
참, 쏘맥이라는 용어도 흔하다. 그리고 한국서 살다가 들어온 미국인들이 ‘치맥’ (치킨과 맥주) 이라는 용어도 퍼트린다고 한다.
한국이 언제부터 이렇게 세계 문화의 주류가 되어 가게 되었는지 의아스럽다.
음악을 잠시 얘기해 보자. 이미 K-Pop 은 라틴음악, 레게이 음악 같이 음악의 한 장르가 되어 가고 있다. BTS 를 정점으로 이미한국 음악은 세계음악이 되어 어렸다.
수십년전 영국의 클리프 리차드가 내한하여 공연할때, 공연을 보던 한국 소녀들이 수십명 기절까지 하고 거의 최면상태에서 ‘Congratulations’ 이란 노래를 따라 부르던 장면이 생각난다.
나를 포함한 십대 청소년들이 노래 가사를 꺠알같이 수첩에 적어서 외우던 모습도 생각난다.
그런데 이게 왠말인가. 요즘은 BTS 가 미국에서 공연할때 이게 한국이냐 라고 싶을 정도로 모두가 한국말로 뗏창을 해 댄다. 공연할때 이런 일 (뗏창) 이 없었던 미국에서 한국말로 팬들이 노래의 가사를 외워서 부르고, 독일과 프랑스 등지에서 K-Pop 가수들 댄스 커버하는 이벤트까지 공공연하게 생기고, 세계 십대들 사이에서 이 BTS 노래를 모르면 마치 오래전 우리가 팝송을 모르는 친구들을 low
class 쳐다보았듯이, 그렇게 여긴다는 말까지 들리는게 요즘의 현실이다.
나도 처음엔 설마 했었는데, 한글이 세계 언어학자가 뽑은 최고로 과학적이고 최대로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언어도 뽑혔다고 한다. 중국어를 자판기로 display 하려면 캐렉터를 한글처럼 입력하는건, 키보드가 몇 미터 넓어서 수천개 조합이 제공되는 자판기가 아니라면, 불가능하다. 그래서 병음으로 알파벳을 넣으면 한자 옵션들이 나오고 거기서 자기가 원하는 글자를 고르는 방식이다. 일본도 비슷한 제약이 있다.
그러나 한글은 그냥 자음과 모음만 조합하면 무슨 음이든 글이든 입력이 그냥 가능하다. 또한 세상의 모든 소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언어라고 한다.
참고로 세계통용어인 영어는 예를 들어 모음이 아 에 이 오 우 가 전부다. 한국어는 여기다가 예를 들면 으, 의, 예, 여, 왜 등 더 디테일한 표현까지 가능하다. 거기다가 자음에도 ‘끄’ 라는 된음까지도 표현이 자유롭다. 예전에 썼다가 사라진 4개 (I
think?) 의 한글 알파벳까지 다시 살린다면 한국인에게 단점이었던 f/p, b/v 소리까지 완벽하게 표현 할 수 있는 언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영어에는 노랗다는 표현이 단순하게 Yellow, yellowish (같은 뜻이지만) 정도로만 표현 되지만, 한국어는 노랗다, 누렇다, 누리끼리하다, 노르꼬롬하다, 노르틱틱하다 등으로 자유롭게 표현이 가능하며, 단순한 발음 다양성이 아닌 그 뜻 까지 살짝 다른 옵션이 가능해 진다. 노랗다와 누르끼리하다의 차이점은 우리 한국인들은 본능적으로 잘 알고 적절하게 잘 사용한다.
가능하다면 정말 한글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리서치를 한번 해 보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전에도 얘기했는데 어떨땐 영어를 한국식으로 발음해야 반대로 우리에게 더 정감과 정확한 의도가 들어나는 때도 있다.
골프 칠때 드라이브를 잘 치면 미국인들은 “Good Shot” 또는 “Nice
Shot” 이라고 한다. 그냥 줄여서 “Nice~” 라고 칭찬한다.
우리는 (정확한 영어 발음을 몰라서 그러는게 아니라) “나이 수우~ 라고 발음하면 끈끈한 정감이 생기니 어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ㅎㅎㅎ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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