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털’ 얘기를 좀 해야겠다.
나는 머리털이나 수염에 관한 한 그것이 나 자신이든 다른 사람이든 무척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즉, 어떤 사람이 머리를 빡빡 밀었든 치렁치렁 길렀든 파마를 하였든 여러색깔로 머리 염색을 하였든 그 사람에 대한나의 느낌과 태도에는 영향이 없다는 말이다.
수염도 마찬가지다. 깨끗하게 밀었든 고우티 (Goatie) 를 했든 턱 수염만 살짝 길렀든 전체를 도사님 처럼 길렀든.. 상대에 대한 나의 편견은 전혀 없다.
아마도 내 자신이 턱수염을 오랫동안 길러 왔기 떄문이기도 할 것이다. ㅎㅎㅎ
나는 젊은 시절부터 장발을 선호해 왔다. 어깨밑까지 길러도 보았고 길고 짧은 꽁지 머리도 하고 다녔다. 소위 교회의 장로라는 사람이 이러고 다녔으니 수 많은 (?) 성도들이 손가락질을 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했을 법도 하다.
그런데 실지로는 (적어도 겉으로는) 이런 나에게 엄지척~을 보이는 성도들도 (간혹) 있었고, 멋있다고 칭찬 (?) 하시는 분들도 (몇몇) 계셨고, 나도 머리숱만 많으면 한번 해 보고 싶다는 분들도 (많이) 계셨고, 교회장로가 깡 (?)이 있다며 감탄하시는 분도 (어쩌다) 계셨고, 물론 나를 날라리 (?) 로 보셨던 분들도 (꽤) 있었다.
어쨋든 나도 나이가 들어 가니까 자연스레 장발족에서 은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보상 (?) 받기 위하여 나는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던것 같다 (고 생각한다).
처음엔 콧수염 비어드 턱수염을 콤보 (?) 로 시도해 보았는데… 솔찍히 얘기하자… 우리 동양인들은 웬간히 잘 생긴 사람 아니면 이런 수염은 근본적으로 어울리지가 않는다. 그리고 잘 생겼다고 해서 수염이 다 어울리는것은 전혀 아니다.. 수염에 어울리는 얼굴형과 턱선과 특히 코 싸이즈 등등의 많은 결정인자들이 있다.
나도 웬간히 잘 생긴 사람은 아니므로 자발적으로 .. 턱 수염만 현재 기르고 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아시다시피 긴머리나 수염에 대해 ‘미화’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턱 수염을 기른다고 내 자신이 갑자기 더 멋있어 지거나 폼이 날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수염을 기르는것은 … 정직히 얘기해서… 결코 아니다.
수염을 기르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전에, 우리는 별것 아니고 개인적 취향에 맡겨도 될 시시콜콜한 이런 머리기르고 수염기르는 사항까지 색안경을 끼고 규제하고 잣대질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음에 조금은 못 마땅하다.
그러면 왜 남자들은 수염을 기르는것인가? 결론은 자신과 이성에 대한 만족감 내지는 자신감에서 유래된다고 생각한다.
먼저, 호주 퀸즈랜드 대학교 연구팀이 8520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고 하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여자들은 수염이 없는 남자들보단, 수염을 가득 기른 (beards) 남자를 장기적인 관계에서 더 높은 점수를 줬고, 짧은 수염을 가진 (stubble) 남자들을 단기적인 관계에서 훨씬 더 끌린다는 평가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영국
노섬브리아대학교 심리학 연구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성 수염은 단순히 여성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남성의 강인함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라는 사실이 또한 밝혀졌는데, 나는 이 연구결과에
전적으로 동의 한다.
나는 단 한번도, 고백하건데,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 머리나 수염을 기른적이 없다. 그러나 머리나 특히 수염을
기르면 왠지 내 자신이 풍성하게 (강하게) 느껴지고, 주머니에 돈이 두둑하듯 먼가 ‘자신감’이 생기는것이 사실이다.
턱수염 기르시는 분들은 아마 나의 의견에 제법
공감하실것이다. ㅎㅎㅎ
이렇게 내 몸의 일부분을 공짜로 활용(?)하여 자신감을 들게
하는것이 왜 나쁘고 규제대상이 되어야만 하느냐.. 는 것이 나의 불만이다.
그런데 그런데… 이런 수염기르는데
나의 ‘천적’이 있다. 교회도 아니고 목사도
아니고 직장 상사도 아니고 동료도 아니다.
바로 나의 Wife 다! ㅎㅎㅎ
그 여자가 나의 천적이다. 수십년간
나의 수염을 핍박(?)하고 반대하고 견제하고 규제해 온 그 인물이다.
그러나 “환란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라고 말씀하시는 로마서 5장 처럼 그 박해를
인내했더니… 요즘은 전혀 수염 얘기를 안한다. 내가 승리한 셈이다. 아멘이다.
여담으로, 왜 내가 수염기르는것을
반대하느냐고 물었더니, 면도한 얼굴이 더 낫다고 한다. ㅎㅎㅎ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나는 다음 3가지 사진을
올려 본다. 우리가 잘 아는 미남의 대표급 조지.클루니의 사진들이다.
1) 수염이 전혀
없는 사진, 2) 중간정도로 기른 사진, 3) 많이
기른 사진이다.
내 생각엔 1번은 면접실격이다. 너무 밋밋하고 개성도 안보이고 자신감도 없는듯하다. (Wife, 듣고 있나??)
3번은 조금 과한 느낌이다. 멋있다. 그렇지만 조금 overdo 한 느낌이 든다.
2번이 정답이다. 멋있다. 자신감과 강인함이 저절로 배어 나오는듯 하다.
나만 이런 생각인가?
수염의 자유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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