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다음 주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교회 나가는 사람이나 교회 안 나가는 사람이나 왠지 마음이 들뜨게 된다.
요즘은 Merry Christmas 라고 하지 말고 Happy
Holiday 라고 하라고 은근히 압력들이 심하다.
공공기관이나 특별히 Political Correctness 에 민감해야 하는 회사들은 일찌감치 Happy Holiday 로 인사말을 바꾼지 오래다.
예전에는 TV Commercial 에서 Merry
Christmas 라는 말을 많이 들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아무리 귀를 귀우려봐도 Happy Holiday 라는 말 밖에는 들을 수가 없다.
덩달아서 교회내에서도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선 <메리 크리스마스>를 두고 <해피 할러데이> 라는 말을 아주 Trendy 한 말처럼 즐겨 쓰고 있는 것을 본다.
하여간 “Christ” 에 관련된 말들은 다 지우려고 갖은 애를 쓰고있다.
성탄과 연말이 가까와 지니까 회사에서 큼지막한 보드에 한 마디씩 써서 사진으로 찍어 선물과 함께 준다고 카드를 돌린다.
살펴보니까… 진짜 Merry Christmas 라는 말은 없고 … 죄다 Happy Holiday 라고 써있다.
그래서 내가 중앙에다 큼지막하게 Merry Christmas 라고 썼다. ㅎㅎㅎ
내가 어린 초딩 시절 … 교회에 나가지 않았던 시절이다.
기억에 남는 세가지가 있다.
첫째는 산타 복장과 방울 달린 모자를 쓰고 구세군 자선냄비 옆에서 종을 딸랑딸랑 치며 메리~ 크리스마스~ 를 외치던 어떤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나는 그것이 불우한 이웃을 돕자는 것인지도 모르고 그냥 크리스마스 축제 (?) 를 위한 모금인줄 만 알고 돈을 보란듯이 집어 넣은적도 있다. ㅎㅎㅎ
둘째는 길거리에 울려 퍼지는 징글벨~ 크리스마스 캐롤이다.
가사도 모르고 뜻도 모른채 그냥.. 징글이베~ 징글이베~ 흥얼거리며 돌아 다니던 생각이난다.
팝송을 좋아하던 시절인지라 영어로 들리는 크리스마스 캐롤은 더욱 달콤하게 들려왔던것 같다.
세째는 일년에 한번씩 동네 아이들이랑 인근 교회에 나가서 받아 오는 푸짐한 (?) 선물상자이다.
교회에 대해 묘한 감정이 생긴것도 바로 이 크리스마스 때문이다.
이떄만 되면 교회나가던 친구들이 선물도 주고… 밥도 준다… 며 우리들을 초대했고 나는 마치 초대받은 귀빈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교회에 가곤 한 기억이 있다.
어쨋든 연말에 한번씩 돌아 오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마치 축제파티를 하는 듯한 들뜬 기분 속에서 지낸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나이가 들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그런 기분은 계속 들었다.
크리스마스가 되어 눈이 내리고 그 눈을 맞으며 캐롤송이 울려 퍼지는 길거리를 걸어가노라면 마치 내가 어느 영화속의 한 주인공이 된듯… 나홀로 로맨틱한 기분을 만끽하기도 했다.
친한 친구에게 마치 연애편지 쓰듯… 좋은 글귀를 생각해 내어 크리스마스 카드에 적어서 선물과 함께 서로 나누던 추억도 생각난다.
그러다가… 미국으로 오면서 … 자연스레 교회에 나가게 되었고..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몇십년이 흘렀다.
그런데 이제는 크리스마스 기분이 안 난다… 죄송하기 짝이없다.
교회 장로가 크리스마스날에 .. 기분이 안난다고 하니… 이 어찌된 일이냐?
물론 크리스마스가 내 기분 내라고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느끼던 크리스마스의 그런 감정들은 안 생긴다는 말이다.
나의 어린시절 머릿속에 남아있는 예전의 크리스마스는… 불우한 이웃을 찾아가고 양로원과 고아원도 찾아가고 , 교회 안나가는 동네사람들 초청해서 작은 선물도 주고 함께 성탄 노래도 부르며 한 가족같이 보내는 등 .. Main
Focus 가 교회가 이웃을 초청하고이웃을 찾아가고 그들과 함께 기뻐하는… 그런 분위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그 당시 교회에 안 나갔었던 어린 내가 느꼈다는 것이다.
그런데 …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요즘의 크리스마스는 아예 문을 잠그고 우리끼리 잔치 벌이는 그런 형국이 되어 버린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크리스마스 몇달 전부터 … 성가대와 기악단 다 동원해서 연습하고..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수백명되는 성가대원들… 기라성같은 솔로이스트들이 지휘자의 현란한 지휘에 맞추어 대곡을 연주하고… 청중들은 그들의 음악적 기량에 감탄하며 박수를 치고 환호를 올리고 나중에는 기립하여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휘날레를 장식한다.
일년간 수고했다고 우리끼리 선물 나누고 그 중에 특히 봉사 잘 했다고 감사봉투도 주고.. 맛있는 잔치음식 만들어서 우리끼리 배 부르게 먹고 마시고 깔깔거리며 재미있고 멋진 Night 을 보낸다.
우리끼리.
우리만 좋고 즐거우면 … 아멘이다.
대형교회들은 경쟁이나 하듯이 더 멋진 기획으로 더 웅장한 무대를 꾸미고 각종 악기와 장비와 인력을 동원하고… 전문가들을 자문하여 예술의 극치를 연출하고 있다.
우리끼리 말이다.
우리들의 만족을 위해서?
더불어 (?) 하나님도 그 쑈를 보면서 .. 재미있어 하실거라고 생각하면서?
크리스마스는 우리를 위한 행사가 된지 오래 되었다.
문을 닫고 조명과 음향 속에서 우리들끼리 기량을 뽐내고 박수치고 깔깔거리며 웃고 우리끼리 선물 교환하고 우리끼리 맛있는 음식을 나눌때… 바깥에서는 가족도 없이 친구도 없이 멋진 계획도 없이.. 혼자 보내는 그들 옆에 … 어쩌면 …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이 …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교회는 주인공없는 무대란 말인가?
주인공이 크게 잔치 벌려 달라고 요구한 적은 없다.
주인공이 거금과 시간을 소비하여 웅장한 연주회와 Big-scale의 페스티벌을 만들어 돌라고 한 적은 없다.
크리스마스는 좋은 소식을 이웃에 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며, Disconnect 되었던 가족들과 친구들과의 화목을 다시 복구할 수 있는 마음을 여는 날이며, 그날의 주인공이신 예수님과의 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결단할 수 있는, 하나님이 주신 기쁨과 화목과 사랑의 날이다.
부모 형제 친지들에게 무심하면서 교회 행사에는 마음을 쏱는게 크리스마스 스피릿인가.
내 주위의 이웃에게 무관심하면서 이집사 박집사 불러가며 우리끼리 깔깔거리며 친교나누는게 크리스마스 스피릿인가.
주인공이 가장 원하는것이 무엇인지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 웅장한 행사와 축제를 거행하는 것이 크리스마스 스피릿인가.
예수님이 자신을 극히 낮추시어 이세상에 오셨듯이, 우리들도 성탄절엔 우리를 좀 더 낮추고 교회 문턱도 낮추어서 이웃들을 많이 초청하고, 최고의 예술도 좋지만 이날 만은 낮은 자세로 우리의 진정한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주님께 Elevate 하며, 그간 높혔던 나의 <콧대> 역시 낮추어서 나의 가족 나의 친구들과 화목하고, 낮게 오신 주님에게 역시 낮은 자세로 그를 맞이하는 은혜로운 성탄절이 되었으면 한다.
조금 전 마악 기사 하나를 봤다.
한국에서 아파트 경비로 근무하는 60살 먹은 어떤 분이, 새벽 5시쯤 비틀 거리며 옥상으로 향하는 20살 조금 넘은 청년의 행동을 CCTV 로 보고, 엘리베이터로 17층까지 따라 올라가 투신자살 일보 직전의 청년을 회유하여 살려 냈다고 한다.
생활고를 비관한 그 청년을 되 돌린 한 마디는 “이보게 젊은이.. 나같이 늙고 힘 없는 사람도 살아 가는데 앞길이 창창한 청년이 힘을 내야지” 라고 한다.
그 누가 그 청년의 생활고를 짐작이나 하겠는가?
아니 그 누가 그와 같은 사람들에게 관심 조차 가지겠는가?
자살할 용기가 있으면 노력하겠다… 라는 지극히 이론적인 말만 내 뱉는 우리들이다.
우리가 높고 그들이 낮기 때문에 그런식으로 생각하는 우리들이다.
그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같아 낮아지고, 그의 어려움에 동참하고, 그를 살린 그 경비 아저씨 같이, 우리도 낮은 마음으로 문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사랑으로겸손하게 포장한 복음의 마음을 전해야 할 것이다.
그 절호의 챤스가… 그가 오신 크리스마스이다.
Let’s go and spread the Spirit of Christmas!
Thank you Jesus and thanks you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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