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초신자였을 무렵 얘기입니다. 그때는 제가 아직 대학생 시절이었고 전체적으로 신앙의 틀이 아직 완전하게 정립되지 않았던 시절이었습니다.
신앙적으로 뜨거운 불이 붙었고 흑과 백이 분명하던 시절… 그러나 개척교회에서 봉사(?) 하던 시절이라 새로운 한명의 성도가 중요한 시절이었습니다.
2-30명이 출석을 하던 교회인지라 한명이 빠져도 민감하던 중 어느날 새벽기도에 (예, 그때는 새벽기도에도 열심히참석했었습니다) 왠 허수룩하게 생기신 중년 남자 한 분이 출석하셨습니다.
예배 내내 저분이 누구일까 궁금했고 목사님의 설교 소리가 왠지 그날 따라 우렁찼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분에 대해 궁금히 생각했던 이유중에 가장 큰 이유는 분명히 새벽기도에 나오실 정도의 성도라면 신앙이 좋은분일텐데 사실 제가 거슬렸던 부분은 그분이 허름한 청바지에 (그떄는 또한 통 넓은 청바지가 유행했습니다) 꽤쬐쬐 (?)한 잠바 하나 걸치고 (?) 나오셨기 떄문입니다.
그런데 이분이 그냥 하루 잠시 나오신 분이라면 뭐 그냥 넘어 갔을터인데, 얼마후 이분은 교회에 정식 등록을 하고 정식 교인이 된, 타주에서 이사를 해 오신 장로님 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교회에 정식등록을 하고 주일 예배를 나올떄도 이분은 한번도 양복에 낵타이를 매고 나오신 적이 없었습니다. 성찬식이나 절기때에도 결코 양복은 착용하지 않으셨습니다.
순진(?) 하고 군기(?) 가 바짝 들은 저는 그분을 색안경을 쓴채 바라 보았습니다. 아니 장로까지 되신 분이 양복도 안 입고 거룩한 성전에 예배 드리려 나오고 장로가 본이 되고 덕이 되셔야지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문에 의하면 그분은 아내와 이혼을 하고 타주에서 도망쳐 나왔다는 것입니다.
얼마후 그 장로님이 주일 예배 기도를 시작하셨는데 그분의 기도가 이상하게 거슬리게 들려왔고 친교시 악수 하자고 내미는 그 손 조차 진심이로 받아드리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분에 대한 나쁜 선입관이 극도에 다다를 무렵, 드디어 목사님께서 그분과의 심방을 통해 그분의 정체와 사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 내셨습니다.
조장로님은 미국에 60년도 초 국비 장학생으로 유학을 와서 남가주 명문 대학에서 컴퓨터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 동부 국방관련 (DARPA) 프로젝트에 스카웃 되어 근 10여년간 연구활동을 하던중 같은 분야의 박사인 백인 아내와 결혼을 하였다 합니다.
모태신앙인 조 장로님은 틈틈히 신학공부도 하여 Th.M. 학위까지 겸비하고 섬기던 지교회에서 전도사 사역까지 하면서, 개인 컨설팅 사업까지 확장.번창하여 직원을 100여명까지 고용하였던 성공적인 사업가 이기도 하였다 합니다.
그러던 그가 국방부 프로젝트가 중지되어 타 보직으로 옮겨질 즈음 직장을 사직하고 사업에만 까지 매진하려 했지만 그 사업이 도산을 맞게되고, 설상가상 부인과 재정문제로 옥신각신 하던중 아내에게서 이혼을 당하게 되고, 남은 재산 거의 전부를 전 부인에게 주고, 예전 대학시절 추억이 있는 LA 로 혼자 이주하여, 하나님의 은총으로 유명한JPL 렙에 취직한다음, 새롭게 신앙생활을 다시 하고자 선택한 교회가, 커서 복잡하지 않은 바로 제가 다녔던 교회였던 것입니다.
이런 속사정을 알고보니, 조장로님에게 어떤 하자가 없다는 것은 물론, 이번에는 그분의 기도와 미소와 행동들이 자연스레 이해가 되면서 .. 간사하게도 그분과 친하게 되었다는 아주 머언 엣날 이야기 였습니다. 이 시점 이후, 그분이 케쥬얼하게 입는 복장 자체도 거부감없이 받아 드려지게 되었고 그분의 언행 역시 부담없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분 자체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는데, 내가 괜히 지레짐작으로 선입감을 가졌고 그 선입관 떄문에 그분의언행이 전체적인 면에서 부정적으로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서 몇십년이 흘렀는데, 저는 외모때문에 선입감을 갖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이, 첫 인상이 까탈스럽게 보인 초신자 대학교수님이 알고 보니 얼마나 털털하고 좋은 분인지, 첫 인상은 오만하게 보인 집사님이얼마나 겸손한 분인지, 첫 인상은 무식(?)하게 생긴 등록 교인이 얼마나 성공적인 전문 경영인 인지, 첫 인상은 날날이 (?) 같게 보인 이혼녀 집사님이 얼마나 깊은 기도로 주님과 교재하시는 분인지, 문신에다 링까지 하여 진짜 퇴폐적으로 본 차라리 우리 교회에 안 왔었으면 한 EM 청년이 얼마나 착하고 진실된 사람인지.. 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적어도 교회에서 만큼은, 에전에 예수님이 높은자 가난한자 건강한자 병든자 고결한자 더러운자 상관없이 오직 그 마음만을 보셨듯이, 우리들도 외모로 판단하는 선입관을 싺뚝 잘라 버리고 무조건 두팔을 벌려 일단 환영하기를 바랍니다.
죄인들이라면 교회가 마땅히 포용하여야 하고, 의인들이라면 교회가 반가와 하여야 하지 않을까요.
혹 예수님이 교회를 방문하신다면, 고급차를 타고 근사하게 치장하시고 비서들과 함께 누구나 알아 차리게 방문하시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어쩌면 꽤쬐쬐하게 어쩌면 찌들어 보이게 어쩌면 문신도 하고 어쩌면 반바지 차림으로 교회를 방문하실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선입관으로 바라보는 우리들이라면 예수님이 교인 등록 (?) 하실 수 도 있는 황금과 같은 절호의 기회를 놓쳐 버릴 수 도 있는거 아닙니까?
일단은 무조건 환영하고 받아주고, 자세한 내막은 차차 나중에 알아 보자구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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