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 배짱이 우화를 잘 알 것이다.
개미는 먼가 열심히 ‘몸’을 움직여 부단히 노력하고 애쓰고 준비한다. 반면에 배짱이는편안하게 ‘몸’ 을 쓰지 않고 그냥 노래만 부르고 릴렉스 하는것 같다… 라고 주장하는게개미 편에 선 사람들의 주장이다.
개미당원들은 땀 흘리는것 =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인정한다. 그러나오늘은 불쌍하게 매도 당하는 우리 배짱이 당원들을 변호할 마음이다.
먼저 coming out 하자… 나도 배짱이 당원이다.
다음 얘기는 실화지만 절대로 상대방을 폄하하거나 나쁘게 희화화 하려는 의도는 전혀아니다. ㅎㅎㅎ
교회생활을 하다보면 당연히 교회내 에서도 노동(?) 분업이 분명히 있다. 아니 있어야 한다. 교회재정을 담당하는 재정에 달란트와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교회건물이나 장비들을 관리하고 보수유지하는 뚝딱뚝딱 잘 고치는 사람들도 필요하다. 그리고 음악이나 예술문화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도 필요하다.
제 각기 자기 전문 분야에서 소신껏 능력껏 봉사하고 헌신하는것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게 생각 안 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습니다.
제가 출석하는 교회에서, 교회관리를 도 맡아 하시는 한 장로님이 계셨는데, 이분은 집안 일이나 교회 장비 수리에 관해서는 그저 눈감고 하시는 분이다. 심심하면 집안 마루를 후다닥 대리석으로 바꾸기도 하고, 그 넒은 뒷마당 Deck 도 뚝딱 만들고 증축하기도 하고, 보일러 에어콘도 가볍게 고치고, 교회 swamp cooler 도 그냥 한나절에 다 끝내고,
지붕 수리, 벽 대들보 만드는 것, 화장실 보수하고 증축하는것, 자동차도 고치는것 등등… 모든 repair 가 가능한 한마디로 Master Handyman 이다.
그런데 이분이 여름철에 교회 스왐쿨러와 에어콘, 겨울철에 교회 보일러등등을 밤에까지 고치고 보수유지하는데 그만 화가 나신 모양이었다.
슬쩍 돌려 말하기를 ㅎㅎㅎ ... 어느 배짱이 장로는 (나를 지칭함이렸다) 내가 밤낮 기름 때 묻혀가며 머슴처럼 힘만 쓰고 있을떄에, 밤낮 노래만 (찬양팀/성가대) 부르고 실실 손만 휘젓고 (지휘), 재미난 장난감 (음향기기/미디어 장비) 이나 만지고 사람들 앞에서 재미만 보면서 (청중앞에서 공연/세미나) 교회생활 한다… 고… 불평 한 적이 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장로님과 나는 엄청 친하다. 그리고 언중유골 뼈대가 있는 말이지만결코 남을 비방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나는 안다. 그러니 안심하라.. ㅎㅎㅎ)
자, 과연 이런 시각이 합리적인 시각인가?
지금부터 배짱이 장로의 변론이 시작된다.
일단, 교회 수리하고 보수 하는것은 worst
case 외부 서비스맨을 부르면 돈은 들지만
언제든 가능하다. 같은 맥락으로 교회 지휘나 찬양리드는 매 주일 마다 외부에서 전문가 (?) 불러다가 하려면 돈도 돈이지만, 영적으로도 바람직 하지 못하다.
몸으로 때우니까 힘이 당연히 들지만, 교회 장비 교체나 보수는, 미안하지만 최악의 경우에 비용만 지불하면 모든게 가능하다. 그런 비용을 소비 안 하려 하니까 교회 자체내에서 관리부원들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이 아닌가.
교회행사 기획은 겉으로 보면 전혀 별거 아니다. 배짱이 처럼 슬슬 누워서 펜으로 끄적끄적하면 되는듯 하다. 천만의 말씀이다. 일단 전체 기획을 짜려면 정말로 치밀하고 멋진 기획성이 필요한데, 이것은 몸으로 때우는게 아니라 번뜩이는 창조력이나 경륜에서 나와야 하는 것이고 이것을 만일 전문가를 고용하여 해결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드는것은 당연하다.
주일 찬양곡 고르는것도 배짱이 짓 같이 보인다. 그러나 절기와 설교 제목까지 반영하고 성가대원 역량과 그날 출석현황까지를 감안한 곡 선정 작업은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다. 곡 뽑고 그 곡 성가연주 들어 보고, 반주파트 편곡 골라보고, variation 집어 넣어
이번주는 모 집사를 솔로 시켜야지, 이번 곡은 장고치고 해금 다루는 모 집사 조인케해서 협연해야지.. 드럼도 집어 넣을까.. 메시지를 네레이션으로 도입부에 넣어서 새로운 분위기로 해 볼까 등등.. 이 머리 쓰는 작업도 힘들게 에어콘 고치는 작업 못지 않게 ‘노동’ 임을 알았으면 한다.
나는 교회내에서 뮤지컬 드라마도 해 보고, 미니 영화도 만들어 보고, 성탄절같은 절기에 1-2시간 프로그램도 많이 제작해 보았다. 모든게 배짱이 작업같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몸으로 작업하는것이 머리로 작업하는것 보다 더 힘들고 머슴짓 하는거다.. 라고 생각하는 마인드.셋은 이제 정말 바뀌어 졌으면 한다.
현대는 시간과 실력이 돈이다. 몸과 땀만이 돈이 아니다.
관리부나 재정부나 예배부나… 다 동일하게 수고하고 힘드는 작업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어떤 장비나 부품 수리에 잼뱅이다. (컴퓨터나 미디어 장비를 제외하곤)
남들이 화장실 고치고, 에어콘 고치고, 워터 히터 뚝딱 고치는것 보면 신기하고 부럽다. 내 와이프도 그런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ㅎㅎㅎ 집안일 뚝딱하는 것이 와이프입장에선 더 유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며 나같이 컴퓨터에 앉아서 회사일 그리고 교회일기획하는 작업은 아무 씨잘데 (?) 없는 배짱이 놀이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내가 작.편곡하고, 악기 연주하고, 뮤지컬 만들어 내고, 방송프로 제작하고, 교회 행사 기획하는것을 보면 (회사일은 얘기 안한다) 그들도 나를 자랑스럽게 (?) 쳐다 본다. ㅎㅎㅎ
그러니 교회일에 개미파 배짱이파 만들지 말자.
개미파는 개미파대로 헌신하는것이고 배짱파도 나름대로 헌신하는 것이다. 힘으로 땀으로 먼가를 해야만 수고하는것이라는 생각은 솔찍히 전근대적 비합리적인 이미 버려졌어야 할 사고방식이다.
전문분야인 집안일 서비스맨의 시간당 charge 는 일반급 ($40) 에서 초전문급 ($80) 이다.
비슷한 예로 프로젝트 메니지먼트나 음악 작편곡. 미디어 제작, 예술 행사 기획 용역은 시간당 최소 ($100) 에서 초 전문가급의 $500+ 이다.
돈으로 따지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가만히 앉아서 컴만 들여다 보고 하는것 같아도 그 공헌하는 level 은 배짱이 파들이 더 클 수도 있다는 것을 제발 알아 주었으면 좋겠다.
개미파 사고방식으로 치자면, 뭐 목사님들 직업은 진짜 고위급 배짱이 직업일것이다. 화장실 청소를 하시나, 교회 지붕 수리를 하시나, 음향기기를 고치시나, 쓰레기를 갖다 버리시나, 찬양.성가대 작업을 하시나, 드라마 연출을 하시나? 그저 개미파들이 볼때는 사무실에 앉아서 주구장천 컴퓨터를 가지고 먼가 (?) 를 하는것 밖에 안 보일것이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작업을 하고 있지 않는가.
그러므로 내가 (교회에서) 먼일을 하든지 그저 맡은바 소임을 충실히 감사하며 묵묵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까 말한 그 장로님 사실은 기타와 봉고도 나에게서 배우고 집에 음향기기들도 많고 노래도 잘하신다. 뭐 나도 말은 안해서 그렇지 스프링클러도 고치고 화장실 고장난거 교체도 하고 뭐 어느정도 집안일 할 건 한다. 나 보다 더 전문가가 있으니 내가 나서지 않고 내가 더 잘하는 분야가 있으니 내가 하는것일 뿐이다. 사람은 다 자기 달랜트가 있기 마련이다.
가끔 그 장로님과 농담조로 얘기 하곤 한다.
내가 교회 관리부장 하고 그 장로님이 지휘하면 어떨까 하는 끔찍한 상상을…
자, 생긴대로 살자. 남이 하는것… 몸으로 하든 머리로 하든… 개미같이 하든 배짱이같이 하든.. 힘들게 보이든 쉽게 보이든.. 그저 내가 맡은 책임과 소임만 충실히 성실히 수행 하자.
누가 하든 결과를 만드시는 분은 하나님 아닌가?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