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대 실연에 못지않게 중요한게 <성가대 연습> 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만 좋으면 되지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매주 있는 성가대 연습때 어떻게 대원들을 리드하며 효과적으로 연습을 하느냐.. 는 모든 지휘자들의 공통된 고민 (?) 이라고 생각됩니다.
대형교회에는 성가대가 몇개 따로 운영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성가대원의 측면에서보면, 어느 예배시간이 자기에게 적합하여 예배출석을 하느냐 (아침일찍 1부? 아님 조금 여유있게 4부? 등등) 에 따라 , 어느 성가대에 (1부 성가대, 4부 성가대?) 속하게 되느냐가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만, 사실 조금 더 깊게 따져보면, 성가대 생활 오래 하신 분일수록, 예배시간떄문에 성가대를 결정하는게 아니라, 좋아하는 성가대가 맡은 그 예배시간대에 따라 참석하는 예배 시간이 달라진다.. 라고 하는 학설(?) 도 있습니다.
이말은 같은 과목을 (예, '물리학') 여러교수가 여러 시간대에 가르친다 할때, 자기에게 유리한 시간에 강의 하는 클라스를 택하는 것 보다, 자기가 선호하는 교수가 강의 하는 그 클라스를 택하게 되는 비율이 크다.. 라는 것과 일맥상통하다고볼수 있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그런 선택을 결정하게 되는 것일까요?
지휘자의 백.그라운드? 그것도 타당합니다. 유명 음대에서 합창전공한 지휘자가 저 같이 보잘것 없는 백그라운드를 가진 지휘자보다는 당연히 선호의 대상이 되겠지요.
지휘자의 용모? 그것도 타당합니다. 매주 몇번씩 몇시간씩 마주쳐다보고 같이 지낼 지휘자가 얼꽝 혹은 몸꽝 보다는 얼짱 그리고 몸짱이면 금상첨화가아니겠습니까? 용모가 멋지고 스타일도 세련된 지휘자라면 그 지휘하는 폼 하나 하나가멋지게 보일것은 자명합니다.
지휘자의 신앙? 그것도 타당합니다. 성가대는 일반 합창단이 아닌지라 신앙적으로 모범이 되는 지휘자를 따르는것은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신앙으로 모범을 보이는 지휘자를 안 따를 대원들은 없습니다.
지휘자의 인격? 그것도 타당합니다. 아무리 신앙 이 좋고 백그라운드가 좋고 용모가 출중해도 성격이 괴팍하고 삐딱하다면 선호도가 낮게 될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면 도대체 무엇이 중요하다는 말입니까.
다~ 중요하지요.. 라고 대답을 하면서도... 저 나름대로는.. 지휘자의 연습방법이, 교회 성가대 운영에 있어서,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것은 마치 교수의 강의 스타일에 비유되는 자질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제가 처음 미국 왔을때 잠시 시카고에 거의 6개월간 머문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저에게 아주 큰 감명을 주신 지휘자님이계셨습니다. 그분이 저를 성가대 (교회) 로 인도하신셈인데 , 아마 지금은 은퇴도 하셨겠고 어쩌면 이세상 분이 아니실지도 모르지만, 그분의 영향을 저는 많이 받았습니다.
그분은 그리 멋진 백그러운드도 안 가지셨고, 키도 조그만 하고, 어쩌면 약간은 날라니 지휘자 였으며 가끔 괴팍하기 까지 한 분이었는데도, 사람들은 그를 무척 따르는것을 보았습니다. 다음은 그가 간접적이 아닌, 직접적으로 성가대원들에게 공포 (?) 한 자신만의 연습철학 혹은 방법론 중의 샘플입니다.
절대로 다음 샘플 들이 100% 옳다거나 최고라고 말하는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당시 입문생인 저에게 아주 구체적인 그림을 가지게 한 간단하지만 중요한 포인트 들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전 그대로 거의 실천합니다.)
열거해 보자면.
- 시간이 없는데 파트 연습을 더 할래, 전체 맟추어 보는것을 더할래? (==> 전체를 한번더 맞추어 본다. 어짜피 합창은 음악전체에 대한 느낌이다.)
- 파트연습부터 할래, sight-reading 을 핼래? (==> 사이트 리딩을 해라! 그래야 실력이는다. 고기잡는 법을가르치는거다 )
- 솔로 파트를 더 연습시켜 살릴래, 아님 아예 유니손으로 바꿀래? (==> 솔로를 끝까지 살려라. 한 장수가 백 졸병보다 낫다. )
- 파트 연습시 가사까지 정확히 리드해 줄래 아님? (==> 랄랄~ 등으로 음/note 만 리드해 줘라. 지휘자 스타일로 만들지 마라.)
- 각 파트 끼리의 연습은? (==> 소프라노/테너, 앨토/베이스 가 아닌 소프라노/베이스, 앨토/테너로 해라.. 그래야 안 지루하다.)
- 연습템포는 곡에서 요구하는대로 그대로? (==> 아니다. 템포를 다르게 하고 파트연습 끝난후 본 템포로. 그래야 variety 감각이 생긴다.)
- 연습시간이 없거나 부족하면 (다른 순서떔에) (==> 과감히 생략하라. 스트레스속에서 연습은 독약이다 )
- 예배 30분 전인데 어려워/난이해 연습이 안되면? (==> 과감히 찬송가 곡으로 바꿔라. 찬송가는 이럴떄 더 은혜롭게 변할수 있다.)
- 반주자와 템포에 문제가 있으면 (==> 반주자 템포로 우선 가고, 중간에 템포 변화가 있다고 해라. 반주자와 갈등을 최소화 하라.)
- 중간에 누가 부정확한 음정을 내면 (==> 사람을 지적말고 그 파트 전체를 다시 연습시켜라. 위축 시키지 마라.)
- 끝에 하이옵션이 있는데 프트가 자신 없어 보이면 (==> 하이옵션 택하지 말라.. better safe than sorry.. 예배순서니까 )
- 지휘자도 노래를 해야 하는가? (==> 입만 벙긋하고 전조/스타일 첸지/끝마디 고조때는 실지 도우라.. 오히려 전체 화음을 망칠수 있다.. 잘난척 하다가.)
- 연습도중 화나면 (==> 목소리를 낮추어라, 화남을보이지 마라.. 성가대장에게 궂은일을 맡기고 지휘자는 우아하게..)
- 연습도중 휴식은? ( 가져라! Break 후는 총 연습보다는 중요한 포인트를 집어 가볍게~)
재미삼아 참고하시면 좋을것 같아서 미래의 지휘자님 들에게 열거해 드렸습니다.
이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