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여러분들도 경험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꽤 자주 대합니다.그리고 거기에 대해 많은 그리고 동일한 질문을 성도들로 부터 받곤 합니다.
즉, 대부분 교회들은 새벽예배나 금요예배가 있게 마련이고 그렇기때문에 그 에배에 필요한 피아노 반주 역시 필요합니다.
반주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는 예배중이나 혹은 예배 끝나고 드리는 기도시간에 진행되는 피아노 반주에 관한
얘기입니다.
그게 먼 문제가 되냐고 얘기하실 분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 봅니다.
“기도시간에 연주되는 피아노 반주는 그 목적이 무엇입니까?” 더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하자면 “기도시간에 연주되는 피아노 소리가 너무 커서 방해가 되지는 않습니까” 한걸음 더
나아가자면 “기도시간에 피아노 반주가 필요합니까?” 라는 질문입니다.
요즘은 많은 교회들이 음향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어 기도시간에
은은한 백그라운드 음악을 틀어주므로 이 피아노 반주가 잇슈가 되지는 않을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꽤 많은 교회들이 피아노 반주를 통해 기도시간을 돕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 기도시간에 연주되는 피아노 반주때문에
기도를 못하고 (안하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나가버리는
성도들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진짜입니다)
반주가 문제가 아니라, 반주자가 마치 솔로하듯 크게 피아노를 치는것이 문제입니다. 기도 시간에 더군다나 조용히 묵상하듯 하는 시간에는 더더욱 문제가 됩니다.
정말로… 기도 자체를 방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막힌것은 성도들이 조용히 기도할땐 그나마 조용히 반주를 하다가도, 성도들의 기도소리가
커지면 신기하게도 따라서 반주소리가 커진다는 것입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저도
난감합니다.
왜 성도들의 기도소리가 커지면 반주소리도 커지는 것일까요? 왜 그래야만 하는것일까요? 기도와 반주가 듀엣을 해야만 하는 우리들이 모르는 어떤 음악적 원칙이나 사명이 있을까요?
마치 기도소리에 지지않겠다고 볼륨을 올리다가, 기도소리가 작아지면 미안한듯 (아시는지?) 줄이는 작업이 기도시간 내내 계속 됩니다.
이건 진짜 음악이 아니라 공해 (?) 입니다. 도움이 아니라
방해입니다.
솔찍히 말해 봅니다. 기도 시간에 피아노 반주 없어도 기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교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구색과 형식 갖추기를 좋아합니다. 음악이 빠지면 먼가가 빠진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러다보니 모든 진행에 음악과 음향효과가
들어 가야만 직성이 풀립니다.
세상 예능프로를 보십시오. 대화가 나오는데 똑같은 대화가 자막으로 또 나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것에 젖어있다 보니까 이 자막이 안나오면 먼가 허전한 느낌까지 듭니다. 거기다가 색색으로 그래픽도 나오고 음향효과까지 나오고.. 이제 우리 교회도 이렇게
변하지 않을지 사못 걱정이 됩니다. 필요없는 군더더기 일 수 있습니다.
기도시간엔 기도가 목적이고 기도가 focus 입니다. 반주는 기도를 돕기 위한 수단이고 둘러리 입니다. 기도보다 반주가 Focus 되거나 크거나 부각되면 주객이 전도 되는 것입니다. 결혼식장에서 둘러리가
신랑.신부보다 부각되면 그건 진정한 결혼식이 아닙니다.
기도시간에 반주자는 되도록 자제하는 마음으로, 기도시간 도입부에 technical 한 transition 을 위해 soft 한 선율로 기도 작업을 도우면 솔찍히 그것으로 주 임무는 끝난것입니다. 그 다음은
절대 크게 반주 할 필요도 없고, 레파토리 신경써가며 솔로하듯 연주할 필요는 더더욱 없고, 기도시간 동안 줄기차게 사명감으로 연주할 필요도 더더더욱 없습니다.
프랑스 음악원에서는 솔로 퍼포머 과정보다 반주자 과정이
더 길고 까다롭다고 하는 말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분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반주의 목적을 분명히 알았으면 합니다.
어쨋든, 반주자는 어느정도 기도가 진행되면 슬금슬금 fade
out 하여 연주를 아예 안 하는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기도 시간 내내 기필코 반주를 해야 한다면, 분명한 이유를 제시하기 바랍니다.
다른 옵션 한가지는 은은하게 스트링반주의 CD 음악을 트는 방법도 있습니다. 훨씬 부드럽게 은은하게 그리고 방해 안되게 기도를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골방에서 기도할때 피아노 반주애 맞추어 기도하시는 분은
거의 (?) 없으실 겁니다. 그러나 교회는 공공적으로 모이는 장소이므로 어떤 형식이나 격식이 필요한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너무 격식에 치중하다가 본 목적이 흐려지는 혹은
방해받는 그런 상황은 없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한 말씀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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