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이건 대중가요 공연이건 박수는 빼 놓을 수 없다.
박수 없는 공연은 입금 안 된 계약서 마찬가지다. ㅎㅎㅎ
클래식 공연에서의 박수는 그래도 보이지 않는 ‘가이드 라인’ 이 있다.
예전에는 클래식 공연에 가는 사람들은 먼가 ‘있어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서민들이 비싼 티켓을 사서 의상도 제법 근사하게 차려입고 이래저래 3-4시간 콘서트홀에 앉아 있을 수는 없기에 클래식 공연에 가는 사람들은 인텔리 혹은 여유있는 사람들이라고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다가 한 단계 더 나아가, 이왕이면 수준 높은 클래식 애호가… 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공연 전 날 부터 부지런히 그날의 레파토리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여 … 몇번씩이나 읽어 보고 … 연주가 끝날때 어떤 선율로 어떻게 끝나는가를 또 수없이 들어 보고, 드디어 연주회에 가서는 끝날 무렵 남들보다 1-2초는 빨리 박수를 치면서… 주위의 자랑스런 눈길을 만끽하는 … 소위 말하는 “안다 박수’ 족 들도 있었다.
예술적으로 얘기 해 본다면, 지휘자가 가장 귀하게 여기는 순간은 연주가 끝나고 박수가 나오기 전까지의 그 짧은 수 초 일 것이다. 이 순간을 깊히 맛 보는 것은 지휘자는 물론 연주자들 그리고 콘서트에 참여한 청중들의 특권이라고 까지 말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순간을 마치 적군고지에 깃발을 내다 꽂듯 … 내가 먼저… 쫙쫙쫙쫙~ 박수를 쳐대는 사람들을 보면.. 미안하지만 빰따귀 한대 때려주고 싶은 심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오페라 공연은 공연 도중이라도 주연가수가 멋진 아리아를 부르면 환호의 박수를 자유롭게 칠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먼가 말로 감동을 표현하고싶다면 브라보 (남자 연주자에게) 또는 브라바 (여자 연주자)
.. 혹은 남녀들이라면 브라비 라고 소리 칠 수 있다.
일반 대중가요 콘서트도 비슷하다.
조금 더 나아가 보면 교회음악도 비슷하다.
연주가 끝난 다음 박수를 치는것은 … 별 문제가 없다. 클래식 보다는 제약이 덜하고 다양하게 표현이 가능하다.
요즘은 교회예배 도중에 있는 특송 순서에서도 끝나고 나면 우렁찬 박수 소리가 들린다. 어떨 땐 ‘아멘~’, ‘할렐루야~’ 는 기본이고.. 젊은 사람들은 홱~홱~ 하며 Cat
Calling (원래 뜻은 별로 좋은 뜻은 아니다) 휘피람까지 불어 댄다.
자 여기까지는 너그럽게 봐주기로 한다.
내가 개인적으로 민감하게 생각하는 박수는… 이런 환호의 박수가 아니라… 연주 도중 박수치며 박자를 만드는 … 오 마이 갓… 그런 박수이다.
너무 죄송한 말이지만, 이런 박수는 연주가들이나 싱어들에겐 ‘암’적인 부담으로 다가온다.
우선… 이런 “박자를 맞추는” 박수는… 대개 음악적인 지식이 낮은 사람들이 많이 시도를 한다.
흥이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흥을 진행중인 음악과 (혹은 노래와) 함께 박수로 화답하겠다는 것이다.
취지는 좋다!
그러나 오 마이 갓.. 이다.
일단 이 박수가 시작되면 대개… 주위 사람들이 멋도 모르고 따라 하게 된다.
이 상황이 되면 Disaster 가 된다. 총체적 난국!!!
그리하여 이 짝짝짝짝~ 하는, 예를 들어, 4박자 페턴이 형성이 되면… 이제 연주자나 싱어는 큰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 박수는 어느 정도 진행이 되면 100% 그 비트가 … 결국 …어긋나게 된다.
내가 보장한다.
지휘자 한 사람을 중심으로 비트가 진행이 되면 Check and Adjust 를 통해 공연 내내 그 일정한 비트 혹은 부분적으로 리타르단도, 크레셴도, 페르마타 등등의 다이내믹한 템포 변화가 절도있게 수행될 수가 있다… 이것은 정통 음악 진행의 protocol 이다.
그런데 흥이 나신 한 분이 … 즉흥적으로 박자를 맞추며 손뼉을 친다… 한 두사람 따라한다…. 그런데 아까부터 꾸벅꾸벅 조시던 노인어른 한분이 갑자기 깨어나 보니까 다들 박수를 친다… 그 분도그냥 따라서 박수를 친다.
어떻게 하라는 얘기인가?
연주가들이 그 박수 비트에 템포를 맞추라는 것인가?
왠만하면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따라가면 연주는 망친다.
100% 망친다.
그보다 더 곤란한건, 이런 박자 맞추는 박수가 나오는 순간 연주자들이나 싱어들은 스트레스가 급습하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노래를 할 때는 음악적으로 나의 흐름대로 음악이 흘러가야 한다… 그런데 들려 오는 그 박수 소리를 그냥 무시할 순 없고 (박수 쳐주는게 고맙기도 하기에) 어지간 하면 따라 가겠는데… 이건 Dog 판에 될 형국이다.
예전에 타주에 있을때 그곳 연합찬양팀 공연에 한국의 유명한 CCM 가수가 초청받아 노래를 한적이 있다. 물론 나도그 현장에 있었다.
그가 부른 곡 중 하나가 Triple
(셋 잇단음표) 이나 엇박이 많은 … 매우 트랜디한 편곡으로 부른 곡 이었는데… 듣다 보니 귀에 익은 찬송가 선율이 나오니까… 저쪽에 있던 나이 드신 성도님 몇분이 … 먼가를 해야 한다는 …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가지고 태어나신 분들 같아… 그냥 박수를 정박으로 쳐 대는 …. 당혹스런 상황이 발생했다.
ㅎㅎㅎ 그 찬양사역자… 순간 당황했지만… 어느 정도까지 적당히 잘 조절 하는듯 했지만… (내가 보기엔) 한계에 도달한듯 … 갑자기 찬양을 멈추는 것이었다… 순간 사람들이 왜 그러나 의아해 했는데…
(내 생각엔 그 분은 매우 지혜로왔다)… 갑자기… 성경구절로 맨트를 하는것이었다.
박수가 없어졌다… ㅎㅎㅎ (당연하다)
그 다음에… 반주하는 연주자들에게 다시 시그널을 주며 … 다시 노래를 시작하는 것을보았다.
그 뒤로는 박자 맞추는 박수는 … 없었다.
찬송가는..그래도.. 공존이 가능하다… ㅎㅎ
매우 심플하고..변화가 별로 없으니까… 복음성가 정도도 가능하다.
그러나 컨템퍼러리 곡으로 솔로 찬양하는 사람… 제발.. 박수가지고 중간에 박자 만들어주지 말자.
제발.. 절대로 .. 아는 선율이 나온다 해도 …절대로 박수 치지 말자.
인내를 가지고 끝까지 기다렸다가… 나중에 뜨거운 환호와 함께… 삼삼칠 박자 박수를 치시든지.. 군대박수를 치시든지… 물개박수를 치시든지.. 마음대로 하시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연주나 노래 부르는 처음부터 끝까지의 그 시간은… 아무리 멈춤이 있고 감흥이 있어도…. 그 시간 자체가 바로 음악의 일부분이기에… 그것을 존중하고 마음속으로 느끼고 감동받고 흥분하다가 (?) 나중에 표출하기로 하자.
이렇게 얘기 해 보지만… ㅎㅎㅎ … 아마 어려울 것이다.
옛 부터 음악을 사랑하는 한민족들이… 흥이 나면 어찌 그 흥을 끝까지 참을 수 있겠는가.
알아서들 하시라!
그냥 한 마디 해 본것이다.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