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사석에서 같은 교회 출석하는 젊은 집사 한
분이 대화 도중 불쑥, 랩 (Rap) 을 예배시간에
사용 할 수 있을까요… 라며 질문을 하였다.
교회음악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이 질문을 대답하기
전에, 그것보다는 약간 가벼운 질문부터 해 보자.
주일날 예배시간에 성가대가 CCM 곡으로 찬양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다.
뭐라고?
이미 CCM 곡들이 찬양팀과 성가대에 의해 교회내에서 많이 보편화되어 있는 상황인데 이런 질문은 하나 마나한 질문이 아니냐고 하실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조금 더 자세히 살펴 보면 우리가 간과한 사실이
보인다.
잘 알다시피, 예배 시작 초기에
대부분 찬양팀들이 나와서 찬양세션을 20-30분 정도 진행한다.
다는 아니겠지만 대부분 찬양팀들이 찬양곡 레파토리로
복음성가나 CCM 곡을 부르고 있다.
그러면서 무슨 CCM 이 타당한가 아닌가를 얘기하고 있냐고 물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예배 시작 전에
함께 부르는 찬양은, 예배중 찬양대가 부르는 찬양과 … 같은 범주같지만 … 사실은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둘다 다 궁국적으론 하나님께 찬양한다는 관점은 같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전자는 우리 모두가 <같이> 부르는 찬양이고
후자는 우리를 <대표> 해서 성가대가 부르는
찬양이다.
조금 부언해 보자면, 찬양팀이 부르는
찬양과, 헌금시간에 개인이 부르는 특별찬양과, 개인
리사이틀 때 부르는 찬양과, 특별 간증집회 때 부르는 찬양과… 그리고 예배시 성가대가 부르는 찬양은…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같지만 다르다.
성가대가 부르는 찬양은 Liturgic, 즉 Formal Public Worship 의 범주에 속한다.
그러면 찬양팀이 부르는 찬양은 뭐 Unformal Private
Worship 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내 말은 기도도 다락방에서, 내 방에서, 음식점에서, 생활중에서
하는 것과 주일예배시 성도를 대표하여 드리는 기도의 ‘형태’ 와 ‘형식’ 과 ‘목적’이 다르듯, 이 찬양도 확실히 다른 목적과 용도가 있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성가대가 부르는
찬양곡의 주제및 소재는 하나님에게 집중된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을 감사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높히는, 예배에 참석한 전 교인을 대표하여 훈련된 음악의 제사장들이 신령한 음악을 통해 하나님의
성호를 높히는 일종의 Ritual 순서라는 것이다.
그것이 성가대 존재의 근본적인 이유이다 .
성가대는 개인의 감정표출이나 다양한 음악성을 Display 하는 Technical 한 기관이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가 예배 전에 다같이 일어나 박수치며 힘차게 부르는
찬양은,
“불순종한 요나와 같이도 방황하던 나에게 따듯한 주님의 손길이 내손을 잡으셨네~” 라는 찬양곡같이 회중과 함께 부를 수 있는 범주에 속한다.
주 중에 가졌던 불손한
성도들의 마음을 잘 정돈시키고, 고백의 찬양을 통해 성도들을 회개로 이끌고, 궁국적으로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유도할 수 있는 <준비> 작업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갈릴리 마을 그 숲속에서 주님 그 열한제자 다시 만나시사” 를 열심히 박수치며 부를 수 있다.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박수를 치고, 내 마음을 서서히 주님을 향해 Focus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이때의 찬양은, 하나님을 찬양/경배하는 특화된 목적에 “부가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사용되어, 회중들의 마음을 준비시키고, 정화시키고, 거룩한 목적을 향해 line up 할 수 있게 Prep 하는 … 그런 기능이 혼합된 .. … “함께” 부르는 (sing together) 세션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예배가
시작되어 성가대가 찬양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의
고민, 걱정, 갈등, 그리고 불만과, 갈망과, 바램등등이 포함된 마치 내 인생의 넉두리같은 내용의 CCM 곡들이 .. 과연… 우리를 대표하는 성가대의 입술을 통해… 하나님께 올려질 수 있는 찬양의 내용들인가 하는 말이다.
위에서 예로 들었듯이, 그런 찬양은… 할 때와 시기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간증집회때는 간증자의
인생사에 대한 효과적인 메시지가 들어있는 곡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 리사이틀때도 자유롭게
다양하게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발휘할 내용의 CCM 을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배시 성가대가
드리는 찬양은, 원칙적으로 성경구절이나 성경 내용의 가사를 기반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께 감사하고 하나님의 성호를 높히는 … <하나님> <하나님> <하나님> 만 들어가 있는 찬양곡을 선택해야 되는 것이 원칙이다.
억지 같지만.. 그게 원칙이다…. 그리고 찬송가 내용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래서 조금 Boring 하고 Tedious 해서 그렇지 찬송가 만큼 좋은 성가대 찬양곡은 … 없다.
많은 미국의 대형교회
성가대는 이 찬송가를 현대 스타일로 편곡하여 찬양을 올리는데,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은 Idea 라고 생각한다.
현대스타일이란 말이
나왔지만, 선율은 (혹은 리듬은) 근본적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말은 곡의 스타일은, 복음성가 스타일이건 찬송가 스타일이건 CCM 스타일이건, 그 가사와 내용이 지극히 100% 하나님에 집중된 것이라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통 보수 미국교회에서도
그들의 찬송가 229장을 한국민요인 <아리랑> 선율로 만들어 성가대는 물론 회중들이 찬양하고 있는 것이다.
Words/Lyrics
matter, but Melody/Style don’t!
그러므로, 음악의 선율, 스타일, 박자,
Flow 등이 이미 중세기 이후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데, 이런 변화를 교회에 도입하는 것에 딴지를 건다면 그것은 아마도 지극히 주관적인 고집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예전이건 지금이건… 어떤 선율을 쓰건… 그 가사가 원칙에 어긋 난다면 그것은 red
Flag 이 된다는 말이다.
아무리 soft 하고 경건한 선율이라도 그 내용이 잡스런 세상 이야기,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이야기, 잡동사니 철학적 이야기… 라면 그 찬양은 예배시 찬양곡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정통 미국 교회에선CCM 과 CWM 을 구분해서 쓰고 있다.
둘다 다 Contemporary 즉 대중음악의 요소를 가지고있다.
그런데 CCM 은 Contemporary Christian Music 이고 CWM 은 Contemporary Worship Music 이다.
CWM 은 예배에 더 specialized 되어있고 하나님에 더 Focus 가 되어 있다.
CCM 은 개인적 감정이나 갈망 그리고 느낌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CCM … 많이 자유롭게 부르라는 것이다.
다만, 예배시 부르는 찬양은 More God Focused 된 찬양곡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자, 그러면 처음 질문인 랩 (Rap) 은 어떻다는 것인가?
사람들이 랩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것은 … 당연하다.
그 주된 이유는 이
랩이 가진 거칠은 표현, 적나라한 성적 표현, 욕, 반항, 반 사회적, 반 종교적인 가사와 스타일 때문일 것이다.
실지로 그런 내용의
가사가 들어가지 않으면 래퍼가 성공할 수 없다는 .. 불문율까지 있다.
과연 그런가?
한국에 비와이 (BewhY) 라는 래퍼가 있다.
그의 랩엔 한마디의
욕도 없고, 한마디의 반 종교적 폭언도, 반 사회적 메시지도 없다.
놀랄지 모르겠지만, 그 반대로 그는 자신의 랩 속에 반드시 적어도 2-3번 하나님이란 단어와 예수라는
단어… 등을 집어 넣는다.
그의 한국 이름은 <이병윤> 이다.
청년부시절을 주안 장로 교회에서 보낸 독실한 기독교 교인이다.
처음엔 BY 라고 “병 윤” 이니셜을 따서 이름을
비었는데, 좀 허전 (?) 해서 중간에 ‘ewh’ 를 집어 넣어 BewhY 로 불리우고 있다고 전해진다.
Show Me
The Money 라는 랩 오디션에서 전국 1등을 한… 자타공인 대한 민국 top 에 속한 재능있는 그리고 신실한 크리스천 래퍼이다.
수상식 단상에서도
하나님을 공공연 (?) 히 거론하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자랑하는 청년이다.
랩이 반드시 부정적인
내용의 메시지를 가져야 성공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 사람이다.
오히려 욕과 거친
말투에 식상한 많은 젊은이들이, 건전한 가사와 반듯한 스타일로 부르는
그의 랩을,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존경(?)까지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결론은 랩이라고
해서 그 자체가 나쁜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면 나쁘지 않으니까
예배때 써도 되지 않느냐.. 라는 결론은… 아니다.
이 랩도 CCM 같이 써도 되고 … 쓰지 말아야 할 “때’와 ‘장소’ 가 있다는 것이다.
내가 출석하는 교회는, 매년 추수감사절이 되면 구역별 장기대회가 거행된다.
매번 그 포멧과
내용을 기획해 보았지만, 랩을 배제해 본 적은 … 없다.
아니.. 오희려 젊은 구역원들이 더 흥분(?) 해서 이 랩을 가지고 괜찮은 메시지를 만들어
재미나게 장기자랑을 독특하게 한다.
가능하다… 예배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사가 건전하다면, 랩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예배는, 아까 말한 그 내용이 첫째이고, 그 다음으로 또 생각해야 할 것이.. 공중을 생각한 ‘덕’이다.
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윗이 기뻐서 춤을
추었다고, 예배 중에 은혜받은 장로님이 뻘떡일어나 춤사위를
벌릴수는 없지 않은가?
나이 60이 넘으신 권사님들이 그 무거운 (?) 몸들을 이끌고 우루루 나와서, 아무리 은혜 받은 표현이라지만, 예배시간에 성도들 앞에서 전혀 맞지도 않는
율동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하는 말이다.
너무나 주관적인
해석이겠지만, 기본적인 원칙은 지켜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성가대
찬양곡 중간에 간주 할때에 … 몇 마디 정도 낮은 톤으로 성경구절을 빠르지 않게 랩으로 하는 것은 … 음악적으로나 영적으로나… Narration 과 비슷하게 활용할 수 있는 … 것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다.
물론 실지로 예배시, 이 랩을 시용해 본 적은 없지만, 누가 아는가… 앞으로 10년 이내에 … 이 랩이 교회예배시.. 좋은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지… ㅎㅎㅎ
지켜 볼 일이다!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