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침마다 회사 가기전에 Wife에게 Ride 를 먼저 주곤했는데, 그 시간이 거의 학생들 등교시간이 된다.
이 시간에는 yellow
light 이 깜빡이는데 speed 를 20 mph 로 줄여야 한다.
미국에선 특히 아이들 등교시간에 운전법규를 어기면 봐주는것도 거의 없을뿐더러 벌금과 페널티도 아주 세게먹여진다.
나는 자동차를 제트기 몰듯 혹은 경주용 모터사이클 몰듯 했던… 과거 대학시절의 그 흉폭하고도 몰지각했던.. 그 나쁜 버릇(?)을 회개하고 새 사람이 되어, 조신하고도 착하게… 운전법규와 에티켓을 자알~ 지키며 안전운행을 하기 시작한자 꽤 오래된다.
오늘도 집 뒷쪽길로 가는데.. 여느때나 다름없이 Yellow Lights 이 Flash 한다.
당연히 20 마일로 서행을 하는데, 저 앞쪽 골목 어귀에서 모토사이클 경찰이 눈에 불을 켜고 노려보고 있다.
아~ 왜 나는 경찰만 보면 범죄자도 아닌데 갑자기 긴장이 되는가?
계기판을 보니 22마일이다. 그래서 브레잌을 살짝 밟고 정확히…
20마일로 줄였다.
그리고는 경찰이 있는 골목을 지나가면서 슬쩍 곁눈질하여 그를 쳐다 보았는데, 그 험악하게 노려보던 특공대원 같았던 그의 얼굴에 … 쓰윽~ 하니 미소가 보인다.
허걱~ 이게 왠 일인가?
갑자기 내가 당황했다. 그리고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마치 초등학생이 선생님에게 인사를 하듯 ㅎㅎㅎ 꾸벅 인사를 해 버렸다.
나도 도대체 왜 내가 그에게 그런 90도 각도의 인사를 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이건 마치… 상대방이 내가 생각하는 평상시 표정으로 … 나를 대할것을 기대했다가.. 전혀 다른 뜻밖의 모습을보면… 극히 당황하여.. 이상한 나의 행동이 불쑥 나오는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 ㅎㅎㅎ
그런데 이런 나의 행동에 그 경찰이 한술 더 뜬다.
엄지척~을 해 보인다. 살인 미소와 함께!
아 그 경찰 정말 멋지게 보였다.
맞다. 경찰이 나쁜사람은 아니다. ㅎㅎㅎ
우리 아내는 농담조로 경찰을 “악어” 라고 부른다. 골목이나 안보이는 곳에 숨어 있다가 마치 먹이를 노리는 악어처럼 덮친다고 해서… ㅎㅎㅎ “악어” 라고 가끔 놀리며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경찰도 사람 (?) 이라는 것을 (Sorry!) 오늘 또 느꼈다.
옛말이 생각난다.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도 곱다.
진리다!
내가 속도를 준수하니, 그가 웃고, 그가 웃으니, 내가 인사를 했고, 내가 인사를 하니, 그가 엄지를 처억 들어 보이고, 그가 엄치척을 하니 내 기분이 갑자기 좋아지고… 아마도 그도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이렇게 돌고 도는 <행복 Chain> 을 왜 우리는 매일 매일 실천 하지 못하는걸까?
예전에, 와이프와 장인 장모님과 막내 딸애와 조카애를 데리고, 이곳에서 약 2시간 반 정도 떨어진 Hot
Sulfur Springs 에 다녀 온 적이 있다.
다들 얼굴이 버얼것게 익어서 (?) 다시 산길을 내려 가는데, 작은 타운을 지날 무렵, Fine Double 싸인이 보이는 구역이 있길래, 조심해서 내려 가던 중에 바로 앞차가 슬금슬금 속도를 낸다.
주위를 보니까 경찰도 없고 해서 나도 스피드를 내면서 그 앞차를 따라 붙었다.
그런데 잠시후 갑자기 그 앞차가 옆으로 비키길래, 나는 가던 속도로 계속 가고 있었는데, 뒤에서 뛰용~ 뛰용~ 야단 났다.
알고 보니 그 차는 Unmarked Police Car였던 것이다.
상황을 분석 해 보니… Double Fine 지역이니, 딱지를 떼면 상당한 데미지가 있을것으로 사료가 되어… 작전을 짰다.
그리고는 뒷 좌석 어른들과 (미국에서 태어나 영어 잘하는) 애들에게 … 영어 못 알아듣는 시늉으로 아무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주지 (?) 시키고… 길 옆으로 차를 세웠다.
뚜벅뚜벅 오른쪽으로 걸어 오는 모습을 보니… 정말 악어 그 자체였다.
자세히 보니… 나이는 20대 중후반… 분명히 Rookie Cop (신참) 이다… 이제 큰일 났다… 이 신참들은 곧이곧대로 … Rule 대로 하니까… 봐주지도 않을텐데… 마음이 복잡했다.
다음은 최대한의 기억을 살려 그날 그 사건 현장속의 대화를 재현 해 본다.
(기억할 것은.. 나의 작전은.. 우리 모두 다… 영어를 잘… 못… 한… 다.. 였다. ㅎㅎㅎ)
“ 헤로우~ 오피써~”
“You just ran 50 mph in 35
mph zone… did you know that, sir?”
“베그 유어 파돈?”
“hm… what I’m trying to say
is that you over-sped in the construction zone…”
“소리 소리… 베리 베리 소리~”
이때 경찰은 차 안을 자세히 살핀다. 뒷 좌석을 보니… 동양인들로 가득차 있는데… 2nd row 엔 동양인 할아버지와 할머니 가 눈만 멀뚱멀뚱거리시며 자기를 쳐다보고 있고,
3rd row 에는 초등생 2명이 역시 눈만 뻐끔뻐끔 거리며… 쳐다 보고 있고… 앞쪽 승객좌석엔 동양인 부인이 .. 어린 양처럼 측은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푸욱 숙이고 있고… 운전석에는 얼굴이 버얼건 (온천때문에) 동양인 아저씨가 .. 횡설수설… 그리고 희죽희죽 웃으며 강한 악센트로 자기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황이 … 포착된것이다.
“Errr… the double fine will
be about $700 with 4-point penalty…”
“오 노우~ 노우~ 노 페널티 노 머니… 쏘리 쏘리.. 베리 베리 쏘리…”
난감했을 것이다.
왜 갑자기 나도 acting 을 하게 되었는지… 미안하기도 하고… 나 조차 당황스러웠지만.. 이왕 시작한 배역을 잘 감당해야 된다는 … 신념으로 계속 밀고 나갔다.
이런 대화가 약 3-4분 지속되었는데…
(내 생각에) 그 신참 경찰은 측은심 + 당혹감 + 만족감 을 다 얻은 듯…
“OK.. I’ll let you go this time!” 이라는 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측은심은 자명하다…
6명의… 영어 잘 못하는 동양인 식구들이 아무 소리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자숙하는 (?) 모습을 보니 당연히 측은감이 들겠고.
당혹감은 … 대들지도 변명하지도 않지만… 쏘리 쏘리만 연속하는 운전자와의 대화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음에무척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고.
만족감은… 자기 (경찰) 에게 깍듯한 예우를 갖추며… 고개를 숙이고 굽신굽신… 미안 하다고 하는 모습에… 신참으로서의 어느정도 만족감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때, 하마트면 큰 일 날뻔했다.
말끼를 다 알아 듣는 애들이 거의 동시에 큰 소리로 “Yay!!! Thank you, officer” 할…. 뻔… 한것이다.
와이프 역시 감사의 한마디를 할뻔 하다가… 내 눈치에 짐찟 놀라며… 자제… 하였다.
뭐 장인 장모님이야… 아까나 지금이나 .. 그저 같은 표정으로.. 뭐가 어떻게 돌아가나… 궁금해 하시는 표정.
“생큐.. 생큐~ 베리 마치 생큐~” 라는 마지막 감사의 말을 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어쩌면… 영화계로 나갔으면… 만년 조연만은 안 하겠다고 생각하며… 부르릉 차를 몰고 그곳을 빠져 니왔다.
사정거리를 벗어난 다음… 우리 모두가 손뼉을 치며 기뻐하고.. 우리를 놓아 준 그 경찰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는… 오래 전 실화이다.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은 사실이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도… 사실이다.
말 한마디로 천량 빚 갚는다는 말도 사실이다.
내가 예를 든 에프소드는 어떤 상황에 잘 적용이 된 지극히 평범한 우연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쉽고도 잘 먹히는 … 방법이 있는데… 왜 우리는 그것을 사용하지를 못하는지 궁금하다.
경찰에 pull over 당하면… 일단 한번 미소를 지어 보자.
인상을 쓰며…
what did I do wrong 하며 대들면 .. 상대방의 마음은 아에 닫혀버릴 수 도 있다.
내가 영어 못하는 척 했다는 에피소드는 과거의 그냥 우연히 즉흥적으로 벌어진 그리고 먹힌 (?) 에피소드다. 우스개 예화로 얘기했을 뿐이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때, 상대방에게 일단 차분한 표정으로 … 혹은 미소를 지으며… 약간은 미안한듯한 표정으로 대한다면… 아무리 악어 같은 경찰이라도.. 자기들이 봉사해야 할 시민들을 악의로 해꾸지를 할 마음으로 대하지는 않을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Citation (주의/경고) 만 받고 벌금/페널티는 안 받은 나의 경우들을 생각 해 봐도…이 모든 결과가… 내가어떤 태도로 … 어떤 표정으로 … 상대방을 먼저 대했는지.. 에…
“지대하게” 영향을 받았음을… 나는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들 .. 경찰 아저씨들에게 … 웃는 낯으로 .. 대해 보자.
그렇다고… 이것을 시험해 보려고… 일부러… 경찰에… 잡힐 필요는 … 없을것으로 사료된다!!!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