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갈비탕을 시키는데 런치 메뉴를 보니, 비빔밥, 순두부, 불고기, 갈비탕.. 몇 가지 메뉴 밖에 없다.
웨이트레스가 주문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리 저리 시간
끌기가 뭣해서 나도 그냥 갈비탕을 시켰다.
이 식당은 내가 거의 3-4년 전 최종적으로 ‘불합격’ 이라고 판정 (?)을 내린
후로 처음 (다시) 가 보는 것이다.
그 당시 스토리는.. 전형적인 실패하는
식당 그 모습이었다.
서버들은 나이가 많~이 드신 분들이었고… 무뚝뚝하고 때론 화난 표정으로… 느릿느릿했고, 음식을 시키면 내년쯤 나올 듯 인내를 테스트 하였고, 반찬은 딸랑 3-4개, 그리고 한식이라고 나왔는데 이게 한국음식인지 어디 음식인지 노린내가 노골적으로
나고, 읍식값은 비싸고… ㅎㅎㅎ
그래도 갈 곳이 거기 밖에 없는 명색이 ‘한국’ 음식점이니까… 눈물을 머금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몇번 가곤 했다.
그러다가 전전 주인과 전 주인이 망해서 나가고 다음
주인이 왔는데 뭐 특별한 ‘기적’은 없었다.
쯧쯧쯧 하고 있는데… 전해 들은 바로는..
LA 에서 음식 컨설팅하는 사람들을 고용해서 메뉴도 바꾸고 실내장식도 바꾸고.. 무엇보다도 서버들을 바꾸고 (아줌마 스타일에서… Fresh 한… 조금 야살스럽게 세상적 표현으로 얘기 하자면 sexy
(?) 한 학생 스타일?).. 어떤 웨이트레스는 터프하게 온 팔에
문신도 한 젊은 교포 2세 들 이었다… ㅎㅎㅎ
그리고 메뉴도 바꾸었다… 그 영향인지 갑자기 2호점 3호점을 내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한국인들 사이에선… 저게 한국음식이냐.. 소금으로 범벅을 하냐…MSG 를 퍼 붓냐… 서버들이 왜 도도하고 불러도 본채 만채하냐 등등… complaints 이 많았는데..
그 식당 주인은 현명하게 (?) 귀찮은 한국인들을 회피하고 그 주요 클라이언트 타깃을 미국인들로 삼았다.
메뉴도 희한한 메뉴가 나오고… 정체불명의 메뉴가
한국 고유 음식으로 나오는데… 쯧쯧쯧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미국인들은 그게 한국 음식인양… 소금맛 MSG 맛으로 그래도 그 인근에선 딸랑 한곳 있는 그곳을 계속 찾았다.
그런데 내가 어제 그곳에 다시 간 것이다.
같이 간 분이… 누구 한테 들었는데.. 음식맛이 이제 달라졌다고 해서… 빨리 점심을 먹고 난 다음 헤어져야 할 상황이라 그곳에
간 것이다.
난 누가.. 어떤 식당이
달라졌다… 어떤 사람이 달라졌다고 하면… 몇번 속았어도… 이상하게 또 가보고.. 또 바보처럼 믿어 보는 못된 (?) 버릇이 있다… ㅎㅎㅎ
갈비탕이 나왔다.
이거다 저거다 다 제하고 그냥 객관적으로 묘사를 해
본다.
세상에 … 난 태어나서 갈비탕 그릇이 세수대야 같이 그렇게 큰 것은 처음 봤다.
가득 만땅고로 차있는 출렁거리는 국물을 응시했다.
가장 적절한 표현은 물 한 바가지에 그냥 거시기들을
부어서 휘~휘 저어서 내어 보낸 것 같은 느낌. ㅎㅎㅎ
갈비탕이라면 그 기본 육수가 진국이어야 하지 않는가?
어느 맛집은 그 육수를 만들기 위해 며칠 밤을 지샌다고도
하는데 … 이 집은 아마도 그 물 맛 (?) 이 기막힌 모양이다.
진하건 싱겁건… 기본 베이스는
그래도 사용해야 되는데… 그냥 물이다. 물.. Water! Water Soup 이다! ㅎㅎㅎ
그 다음… 가장 눈에 띄는게
양파와 파다.
ㅎㅎㅎ 그런데 양파를 덤성덤성 썰어 넣어서 후다닥
끓여서 나온 탓에.. 거의 대부분 양파가 설겅설겅… 사시미
양파다.
익혀지지도 않은듯 앂이는 느낌이 야릇하다.
파라도 좀 정성껏 다듬지… 손으로 뜯었는지… ㅎㅎㅎ
그다음… 갈비 얘기를 해
보자.
갈비탕은 갈비가 있어야 한다. 틀린
말인가?
만두국에 만두 없으면… 그냥 generic
Soup이냐? ㅎㅎㅎ
그런데 갈비… 가… 실종이다…. 아니 내 말은 뼈가 붙어있는 갈비가 아무리 숟가락으로 온 전체 세숫대를
휘져어 보아도… 도통 행방불명이다.
뼈에서 갈비를 친절하게 떼어내고 서빙을 했을까?
ㅋㅋㅋ
한 웅큼 되는 고기를 자세히 살펴보니… 무엇과 비슷하냐면… 큰 장조림 고기 chunk 를 듬성 듬성 잘라서 집어 넣은것 같은 고기 조각들이다.
내가 마치 김치 찌개에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듬성 듬성
쓸어서 넣을때와 같은… 그런 고깃덩이들이.. 한 웅큼
물 속에서 헤엄을 치고있다.
음… 이것을 먹어야
하나 마나…
난 한번도 나온 음식 거절한 적은 없다.
나중에 토해 내더라도 동석한 사람들 그리고 대접하는
분을 생각해서… 꾸욱! 참고 넘긴다.
그런데… 아무래도 안될것
같은지… 옆에 계신 분이… “다데기” 를 요구했다.
(말은 안 했어도 그분도
얼매나.. 거시기 했으면 .. 다데기로 한번
맛을 캄푸라치 (?) 해 보려고 그것을 요구했겠는가?)
그런데.. 그 웨이트레스가…
What? What is Dadeki?? 한다.
ㅎㅎㅎ 맥도날드에 가서 캐첩을 돌라고 하는데.. What? What is
that? 하는 격이다… 갈비탕 집에 다데기가 없다니!!
나중에 주방에서 누가 알아듣고.. 곧 만들어
준단다.
나왔는데… 그냥 고춧가루에다
고추장 좀 섞어서 물과 섞어 버무린 .. 거시기다.
그래도 마구 마구 집어넣고 휘
저었다.
갈비탕이 그럴듯하게 버얼건 해 졌다.
국물을 한 모금 마셨다.
이 갈비탕은 맛있다!
이 갈비탕은 달인이 만든 갈비탕이다!
라는 주문을 외우며…
Oh Precious Lord~ Why have
thou forsaken me?
음식점에 가서 특히 국물은 (예, 육계장) 거이 안 남기는 나인데 3분의 2를 남겼다.
음식점을 나오며… 성도들은 맹세하면
안된다고 성경에 나와 있지만… 하나님께 혼날 각오를 하고 …
주여! 저는 제 살아
생전 두번 다시 이곳으로 발길을 옮기지 않겠습니다… 이해 하소서~
라고 맹세했다.
집에 돌아와… 꼬꼬면을 끓여서
먹었는데… 환상적이다.
꼬꼬면을 선전한 이경규씨가 갑자기 사랑스러워 졌다. ㅎㅎㅎ
그래~ 먹는것 하나는 .. 맛있게 즐겁게… 먹자!
다 먹자고 하는 짓 (?) 아니냐… 라고 시도 때도 없이 말하던 친한 친구의 음성을 떠 올리며…
갈비탕을 내 머릿속에서 지워 버렸다.
앞으로 나에게 누구라도 <갈비탕> 먹자고 청하면 나는 .. 화를 낼것이니 알아서 … 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ㅋㅋㅋ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