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사마리아인. 성경의 비유의 말씀에 나오는,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 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신 그 본보기가 되는 이방인 사마리아인이다.
여행 도중 강도를 만나 가진것 다 뺏기고 폭행까지 당해 길에 쓰러져있는 어떤 사람을, 같은 유대인이요 같은 친구라는 제사장도 레위인도 다 모른체 피해 갔는데, 유대인들이 멸시하던 이방인 사마리아 인이 그 사람을 데려다 응급처지를 하고 여관에 돈 까지 내며 보살펴 돌라고 했다는… 바로그 사람이 진정한 ‘이웃’이요 ‘친구’인사마리안인 인것이다.
성경은 그 사마리아 인을 호칭할때 <선한> 이란 수식어를 붙인다.
남을 도와주는 일은 “선한” 일이다. 칭찬받을 일이고 그렇게 하는것이 이웃에 대한 참된 사랑이기도 하다.
항시 그렇듯이 …여기서 … BUT… 이 나온다. ㅎㅎㅎ
실화다.
내가 아는 회사 동료는 신혼여행을 캠퍼를 가지고 어느 곳에 (어느 곳이라고 장소를 안 밝히는것은 그곳의 시장이나 관계자들이 헛소문 퍼트린다고 소송을 걸어 올까바 겁이 나서이다… ㅎㅎㅎ) 갔다가, 저녁무렵 혼자 무거운 짐을 매고 걷는 사람을 측은한 마음에서 태웠는데, 갑자기 강도로 돌변하여 돈 다 뺏기고 차 빼기고, 결국 신혼여행을 다 망치고 간신히 고향으로 돌아 왔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술 취한 사람 도와 주려다가 강도로 오인받아 경찰서에 몇번 가야만 했고, 뺑소니 차를 신고해 준 사람은 오히려 가해자로 오인받아 그 역시 경찰서에 드나 들어야 했고, 싸움 말리던 사람은 피해자와 가해자와 같이 쌍방폭력 행사에 연계되어 버렸고, 추운 겨울에 혼자 가는 초등생 여자애를 차에 태워 집에 데려다 주려 했던 어떤 노인은 미성년자 추행으로 얼마간 경찰의 추궁을 받아야만 했다. 이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고속도로 입구에서 구걸하는 홈레스들을 사람들이 이제는 외면한다. 그들이 fake 로 측은한 척하여 모은 돈으로 술 사먹고 마약 사먹는다는 것이다.
세차장이나 주차장에서 가끔 젊은친구들이 다가와서 gas 비가 떨어졌다고 잔돈이라도 돌라고 하는데, 사람들은이것도 의도적으로 외면한다. 개스비 떨어졌다는 말은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돈을 주면 그 돈으로 술 사먹고 나쁜짓 한다는 것이다.
길거리 지나가다 여자에게 추근대고 손찌금까지 하는 장면을 사람들은 애써 외면한다. 괜히 involve 가 되면 일이 복잡해 지고, 자기 시간 뺏기고, 자기도 피해를 받을 수 있고, 경찰이 오면 시간내어 설명해야 하고… 이런게 싫다는 것이다.
우리가 본능적으로 알고 있고 배운 instruction 은, 어려운 상황에 빠진 사람은 도와야 된다… 라는 것인데… 과연이것을 아무런 주저없이.. 즉각 행동에 옮기는 사람은 나를 포함하여 몇명이 될지 의심스럽다.
나도 예전에 폭설이 내리는 고속도로를 가다가 고장난 차 옆에서 난처한듯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을 … 지나친 적이 있다. 물론 차 안에서 경찰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긴 했지만, 아직도 마음에 걸리는 행동인것은 사실이다.
비슷한 케이스로, 주일날 교회 가다가 자동차 펑크가 나서 안절부절하는 여자를 외면하며 “나는 지금 중요한 예배 시간에 늦었어” 하며 애써 변명하던 모습도 생각난다.
어쩌란 말인가. 나 자신도 반드시 해야 할, 가야 할, 지켜야 할 약속이 있는데… 더군다나 혹시라도 이상한 사람에게 걸리면 내 시간 내 에너지 뺏기며.. 최악의 상황이 될 수 도 있는데.. 어떻게 곧이곧대로 선한 사마리라인이되어야 하는가.. 하는 실질적인 의문이 지금도 끊이질 않는다.
그런데.
그런데 이런 나의 변명과 이유와 논리를 무참하게 파괴하는 내가 겪은 케이스들이 너무나 많다.
켈리포니아 대학 시절, 똥차 Chevy Vega 를 타고 친구집에서 새벽에 기숙사로 돌아 가다가 차가 고속도로에서 그냥 섰다. 겁도나고 안절부절하고 있는데 그 역시 똥차를 몰고 가던 왠 아저씨가 차를 세우고, 우두커니 쳐다만 보고 있는 나를 세워둔체, 차 후드를 열고 이것 저것 손 본다음 시동까지 걸어주고.. 그냥 갔던 그때의 장면이 아직도 뇌리에 선하다.
콜로라도에 와서 4륜구동이 아닌 더군다나 (잘 미끄러졌던) 스포츠카 Toyota
Supra 가 눈이 쌓인 주차장에서 헛바퀴만 돌자, 지나가던 20대 커플 애들이 밀어 주어 빠져 나왔던 적도 있다.
LA 의 피겨로와 길에 있던 미 이민국 뒷쪽 거리에 주차를 하고 이민국에서 일을 마치고 늦은 오후 무렵 차쪽으로 걸아 가는데, 그곳 패거리들이 우루루 모여든다. 등골이 오싹하다. 드디어 나도 미국와서 강도 당하나 보다 생각하며 어떡할까 생각하는데… 갑자기 누가 차를 끼익하며 내 옆에 세우더니 문을 열고 빨리 타라고 한다. 그리고는 샛길로 빠져 나간다. 그제서야 고개를 돌아 보니 머리가 히끗한 흑인 아저씨다. 조심하란다. 저 놈들이 항시 도사린단다. 친절하게 3-40분 쯤 같이 기다려준 다음 나를 내 차에 까지 데려다 주고 가는것 까지 확인해 준다.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가만히 생각 해 보니, 위에서 말한것 같이 이것 저것 따지고 현실적인 상황만 생각했다면, 내가 받은 그런 도움은 절대 가능하지 않았을것이다. 그들도 그들의 안위만을 생각했다면 나를 쉽게 도왔을 리가 없었을것이다.
그래서 진리에는 Half-Truth 는 없는게 맞다.
진리 이거나 아니거나 둘 중 하나다.
선한 사마리아인 이거나 아니거나.
선하긴 한데, 상황과 현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선한 사마리아인은 … 없다.
나도 약간 변하긴 변했다. ㅎㅎㅎ
얼마전 부턴 고속도로 입구 걸인들에게 되도록이면 (잔돈이 있으면) 돈을 건넨다. 그들이 혹 그 돈으로 술을 사먹는다 하드라도 나는 나의 “선한” 임무만 수행하면 된다… 라고 생각한다.
또 얼마 전에는, 쇼핑몰에서 길가로 나가는데, 휠체어를 타고 오던 여자가 길 턱에 바퀴가 걸려 넘어졌다. 그냥 모든채 출근길이 바쁜 나는 ‘현실’을 변명으로 삼아 그냥 갈 수도 있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차에서 후다닥 내려서 그 여자를 일으켜 세우며 돕고 있었는데, 끼익하며 차 한대가 서더니만, 젊은 청년하나가 번개같이 뛰어와서 나를 거들어 준다.
참.. 미국이 죽지 않았구나… 아니 아직도 선한 마음을 가진 자들이 있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찡했다.
얼마 전에는 신호등에 대기중인데 뒤에서 누가 내 차를 쿵 하며 박았다.
나가보니 근 70은 넘어 보이는 노인네가 발에 힘이 없었든지 그만 브레이키를 밟지 못하여 내 차 뒷 범퍼를 박은 것이다. 신분증 교환하고 보험증서 확인하고.. 보험회사에 보고하고.. 수리받고…
(뭐 어떤 사람들은 아이쿠~ 하며 physical therapy 받는다고 어쩌고 하는 사람들도 내 주위에 있다~) 그렇게 할 수도 (이론적으로) 있었겠지만… 그 날.. 그 약간 떨고 있는 노인네가 마치 미래의 나를 보는 느낌이 들어서 인지… 괜찮냐고 묻고.. 어짜피 (그당시) 오래 된 차였던 참에 한번 찌그러 지나 두번 찌그러 지나 그게 그거다… 라고 생각하고.. 조심해서 가라고했더니.. 그 할아버지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다고..
Thank you, young man.. thank you! 한다… ㅎㅎㅎ 그때 나도 50 대 였는데… Young man 이란 말 듣는것으로 죄값 (?)을 물었다고 생각했다.
맞는 말이다.
진리를 지키는것은 어렵다. 시대와 상황이 변하고 현실이 그것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에 지키는것들이 시대가 변했다는 이유로… 지키기 어렵게 되었고 또 안 지키는게 별반 이상한 것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고 Half-Truth 가 Wrong 보다는 조금 낫고, Truth 에 속한다… 라고 어거지 변명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상황이나 현실이 어떻건 간에 Truth 는 Truth 다. 그리고 지킬 수 있다.
사람 돕는 것… 선한일을 하는것…. 이거 시대에 따라 변하고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고 현실성을 생각해 야 한다고… 말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진리는 진리다. 지금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직도 지키는 사람이 많다.
한 두 사람이 선한 사마리아 인이 된다면… 우리 모두가 선한 사마리아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예전에 많이 불렀던 찬양곡 “작은 불꽃 하나가 (It only takes a spark to
get a fire going)” 가 생각난다.
마음으론 다짐하는데 …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른다. ㅎㅎㅎ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