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앞에 사는 이웃이 있다.
얼마전 이곳으로 이사를 해 온 Retire 한 (I think) 젊잫은 신사다.
그러고 보니 우리집 앞 뒤 왼쪽 오른쪽… 전부 다 한 두번씩은
주인을 갈았다.
1994년도에 켈리포니아에서
직장 Transfer 땜에 콜로라도로 이사를 하면서 지금 이 장소에 땅을 사서 건축업자에게
집을 짓게 하고 들어 온 곳이 아직까지도 변함없이 내가 살고 있는 … 바로 이곳이다. 장하다!
1994년 4월에 콜로라도에 오고, 6월에 집 공사가 시작되고 9월 중순경에 새집이 완성되어 들어 왔는데, 그 동안 딱 6개월간… 아이들 초등학교가 가까운 곳 아파트에서 살았었다.
그때 방 3개 (허름한?) 아파트였는데 렌트비가 한달에 $600 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지금은 새롭게 리모델링을 하였다 - 그래서 궁금해서 물어 봤더니, 방 3개짜리가 월세가 근 $2,000 에 가깝다고 한다. ㅎㅎㅎ
그 당시 우리집 앞 뒤 왼쪽 오른쪽 .. 전부 다 우리 아이들 만한 나이또래의 애들로 북적였다.
그래서 우리집은 (우리 애가 셋) 항시 애들로 북적되었다.
눈이 뻥뻥 내리는 어느날, 내가 위에서
말한 바로 그 앞집에 살던 Nathan 이라는 꼬마녀석이 (우리 작은 아들과 동갑일거다) 문을 똑똑 두두렸다.
문을 열어보니 빠꼼히 쳐다본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심심하다고 한다.. ㅎㅎㅎ
그래서 들어 오라고 해서 애들이랑 지하실에서 놀면서
자고 가라고 했다.
이녀석은 떡볶이를 해 줘도 뚝딱 비우고 … 못 먹는 한국 음식이 (우리 덕분에) 없다.
이 네이썬이 이제 서른이 넘어서 지난번 큰 아들 결혼식 (마우이에서) 에 왔는데, 아주 어른에 되었다. 그 말은 내가… 그 만큼 늙었다는 살아있는 (?) 증거가 된다.
나를 만나 포옹을 하는데, 어릴적 그 생각만
하다가, 묵직한 근육으로 나를 감싸주니… 오히려 내가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녀석이 내 등을 도닥이며, 잘 지내냐고
하는데… 작은 나무가 큰 나무로 변한것을 보듯이…새삼 세월이 흘러감을 실감했다.
왼쪽집에는 린지라는 우리딸 친구애가 살고 있었다.
그애도 밤낮 우리집에 놀러와서 딸애랑 뭐가 그리 좋은지 sleepover 하며 깔깔대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런 린지가 결혼을 하여 딸 아들이 2명이다… 우리 애는 뭐 하는지… ㅎㅎㅎ
뜃쪽 팀 (Tim) 네에도 남자 꼬마녀석 2명이 있었다. 밤낮 농구한다고 우리애 들이랑 밤에도 시끄럽게 (?) 굴던 장면이 생각난다.
동네 아이들 다 데리고 Estes Park 에 있는 Bear Lake 에 올라가서 하이킹을 하던 그 장면도 생각난다.
북적이는 애들과 할로윈 준비하던 장면,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때
눈싸움 하던 장면… 날라 (강아지) 사고 난 다음 우루루 구경 오던 아이들 모습 등등등… 지금 생각 해 보니
많은 추억들이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대학을 간다고 떠나고 난 다음.. 정들었던 이웃들이
하나 둘씩 켈리포니아, 텍사스, 뉴저지 등으로 이사를
가 버렸다.
우리만 남았다.
나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긴 하였지만, 나만 바라보는
여러 콜로라도 친구들 때문에 못 떠났다.. ㅎㅎㅎ (농담이다)
그런데…
그런데 어느날… 우리
앞집에 이삿짐 트럭이 멈추더니 누군가가 이사를 왔다.
나는 이웃이 이사를 오면 달려가서 먼저 인사하였던
에전의 나는 아니지만, 그래도 적어도 그들을 마주치면 반갑게.. 아주 반갑게… 인사를 하는 타입이다.
얼마간 기회를 노렸는데… 이 분이 (아내는 사별했는지 없었다) 비밀요원인지 먼지 도통 모습을 보이질 않았다.
그런데 어느날… 드디어 그 사람을
보게 되었다.
개 산책을 시키는 모양이다. 그런데
옷 차림이… 너무나… 너무나.. 단정하다.
바지는 베이지색 깔끔한 바지에다 윗도리는 거의 무색의
남방이다.
머리 역시 깔끔하게 깎았고 자세는 곳곳하고 정면만
응시한채 걸어 가는 모습이었다.
뭐지?
무척 궁금했다.
항시 그 차림이다. 더울땐
반바지를 입는데 절대 헐렁한 면티셔쓰는 안 입는다. 항시 남방 차림이거나 폴로같은 칼러가
있는 윗도리다.
어느날 하도 궁금하던차에… 개 산책을 마치고
돌아 오는 그에게 총총걸음으로 다가 갔다.
잔잔한 미소로 반겨주는데 약 30분간 집 앞에서
얘기를 나누었다.
깊은 신상에 대해서는 물어 볼 수가 없었지만, 다음의 귀중한 (?) 정보를 얻었다.
- 그는 인텔리다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 그는 해군 장교 (영관급) 로 리타이어 했다.
- 그는 독신이다 (No 결혼)
- 그는 부자다 ㅎㅎㅎ.
거기다가 그는 대화 내내 잔잔한 미소로 응대했고, 흰 머리와 검은
뿔테 안경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 가 장난이
아니다.
본인도… ㅎㅎㅎ… 과히 남에게 지지 않는 거시기를 가지고 있다고 (착각)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할아버지 앞에선… 왠지 겸손해… 진다.
나도 은퇴하면 저 정도 포즈를 유지할 거시기들이 있을까… 생각이 든다.
이제 그와는 친해져서, 아침 저녁으로
보면 농담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그런데… 나의 기분이 썩
좋지 않다.
그를 보면 외롭다.
그의 곁에 누군가가 있어야 맞는 그림이다.
이제 은퇴를 했는데, 옆에 사랑하는
부인이 있어야 한다.
이제 그 부인과 여행도 떠나고, 골프도 치고, 좋은 레스토랑도 가고.. 남은 여생을 즐겁게 지내야 하는게…. 맞다.
아무리 Colorful 한 잉꼬새라도.. 혼자 있으면 처량하다.
그래서… 지지고 볶더라도 .. 부부는 있어야 하고 같이 살아야 한다.
혼자 사는게 편할것이다 라고… 때로는”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하듯 염원 해 보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갑돌이 곁에는 갑순이가 있어야 한다.
남끼리 싸우면 안 보면 된다.. 그러나 부부끼리는.. 된통 싸워도 .. 굶어 죽지 않게 밥상은 차려 준다.
마음은 곁에 있으면서도 괜히 심술을 부리며 말을 안하는
것… 뿐이다.
천국 가기 전까지는
우리 모두는 다 어린아이다.
나이가 암만 들어도… 어린애 같은 행동을
되풀이 한다.
그것을 드디어 통달하여 .. 어른이 되면… 꼴까닥… 천국행 기차를
타야한다. ㅎㅎㅎ
예전에는 신경조차도 안 썼는데… 요즘은 공원이나
하이킹 트레일에 부부가 나란히 (손을 잡든 안 잡든)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내가 그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사람은 옆에 누가 없으면 외롭다.
그래서 하나님이 나를 Help 해서 더 좋은 나를 만드시기 위해 Helper 를보내 주신것 아닌가.
돈이 많든 가난하든 웃든 울든 건강하든 아프든… 부부는 필요하다.
석양에서 혼자 서있는 남자보다는, 부부가 손잡고
서 있는 그 모습이 비교가 안되게 보기 좋다.
“보기에 심히 좋았더라”
그것이 하나님의 결론이다.
우리는 믿고 따르면 된다.
우리 앞 집 할아버지.
멋있고 곳곳하고 존경스럽다.
그러나 무언가 비어있고… 측은하다.
그 나이에 내가 갑순이를 소개 시켜줄 수는 없을것이다… ㅎㅎ
안타깝다.
다 갖춘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
먼 발치에서 … 지켜 볼 수 밖에.
고로 나는 행복하다!
고로 있을때 잘해~ 라는 어부인의
말은… 예수님의 지상명령인 ‘선교’ 다음으로 중요한 말이라고… 이 연사… 강력하게 주장하며… 마칠까 한다.
땡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