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경험한 사건 (?)에 대해 얘기를 해 보려고 한다.
사건이라니까 대단한 사건이라고 생각할 수 도있는데..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심각한 사건일 수도 있고 황당한 사건일 수도 있고 … 그냥 별거 아닌 해프닝 일 수도 있다.
주일날 예배가 끝나고 교회 인근 맥도날드에서 성도들 몇명이 커피를 마시자고 해서 우리 부부가 먼저 맥도날드에 도착해 파킹을 하고 있었다.
파킹을 하고 선.글라스를 벗으려는데 아내가 약간 놀라는 어조로 “저기 앞에 있는 사람 우리에게 그러는 거야?” 한다.
먼 소리야 하면서 앞을 쳐다 보니… 약간 떨어진 파킹 스페이스에 큰 픽업트럭이 보인다.
그리고 그 트럭 안에서 어떤 미국 남자분께서 열심히 … 정성껏… 우리에게 미국식 <감자바우>를 강렬하게 보내고 있었다.
두손을 쫙~ 뻗어 아주 잘 보이게 …. 그리고 노골적으로 … 가운데 손가락을 힘차게 우리에게 보이고 있었다.
첫 느낌은… 이게 뭐지?
내가 뭘 잘못 했나?
파킹을 삐딱하게 했나… 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먼가 다른 이유가 있었다.
컴퓨터 전공의 실력 (?)을 발휘하여 CPU 를 풀 가동을 시켜 보니.. 이유가 보였다.
그것은 코로나 바이러스와 동양인이 짬뽕된 그 거시기가 바로 그 머시기의 이유였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참 희한하다.
나이는 기껏해야 30후반 정도 되어 보이는데, 지저분한 장발에다 지저분한 콧 수염 지저분한 야구모자.. 그리고 차도 지저분한 고물 트럭이다.
약간 불안 (?) 해 하는 와이프에게… 진정하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일단 더 상황을 관찰 해 보기로 했다.
혹시 그 놈이 지 풀에 못이겨 차 밖으로 나와서 흥분상태로 나에게 다가 온다면, 나도 먼가 반응을 보여야 하는데, 경찰을 미리 불러야 할지, 나도 문을 밖차고 나가서 기선을 제압해야 할지, 아니면 모른채 하고 안으로 들어가야 할지, 아니면 진짜 이럴때 써 먹으려고 고이 간직하고 한번도 안 써 먹은.. 그 위력적인 “36계 출행랑” 비법을 써 먹어야 하는지… 머리를 굴리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잠시 시간이 흐르니까 이번에는 양손을 마치 얼음장을 격파하듯 더 세게 앞으로 내질르며… 가운데 손가락을 더 노골적으로 우리를 향해 드리대고 있다.
내가 평시에는 차분~ 한 편이다.
그런데 뭐 한국 사람치고 성질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나 역시 성질이 좀 거시기한 면이 있어서… 회까닥… 하기도 하여.. 내심.. 이러면 안돼… 참자… 참아! 하면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러니까 이놈의 XX 가 호구 만났다고 생각을 했는지, 차 안에서 방방 뛰며 야단 났다.
에이씨~ 하면서 차문을 열려는 순간… 마님께서 내 손을 잡으시며… “이장로님 참으세요~’ 하신다.
이럴땐 장로라는 직분이 심히… 불편하다.
만약 신문에라도나면 … 우리 교회 먹칠은 내가 다 했다고 … 사람들이 수근수군 될테고… 마지못해 참기는 하는데 말하는 것도 행동 하는 것도 영 불편하다.
어쨋든, 가만히 참기만 하면 아무래도 안되겠기에, So What 하는 제스쳐를 보였다.
그러니까 나의 응수에 더 화가 났던지.. 고릴라 처럼 속사포 가운데 손가락 발포를 한다.
내가 그 순간 어떤 생각이 났는지 휴대폰을 불쑥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그X 에게 한번 더 멋진 그대의 가운데 손가락을 보여줘~ 하는 말투로 그X 에게 무언의 소리를 쳤다.
앵?
잠시 주춤한다. ㅎㅎㅎ
그 순간 내가 카메라를 켜고 촬영을 시작하면서 … 다시 한번 더 해 보라고 했더니… 약 2-3초 동안 머뭇하더니만.. 무슨 생각인지… 뒤로 back
up 을 하고는… 부르릉 그 자리를 떠 난다.
에이.. 줏대도 없는 놈.
차 안에서만 폼 잡는 놈… 밖으로는 겁이 나서 (?) 나오지도 못하는 놈.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우라도 베어먹고 집어 넣어야지… 그 놈의 휴대폰 하나에 겁이나서… 뺑소니를 치는 놈… 하면서 씁쓸한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참 감사하다.
그 X 에게 감사하다는 것이다.
만약 그분께서 승질이 거시기한 분이어서 큰 맘 먹고 차 문을 열고 나에게 다가 왔다면.. 이라고 생각하니…아찔하다!
물론 초전부터 강한 원.투.스트레이트로 나를 가격할 확률도…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모든 옵션이 광활한 대지처럼 항시 오픈되어 있는 나라이다.
주먹은 그래도 맞으면 맞고 피할 수도 있다.
나는 총알을 피한다는 사람은 못 들어 봤다. ㅎㅎ
회까닥 돌아서 술기운에 약기운에 그냥 방아쇠 잡아 당기지 않는다고 그 누가 보장을 하겠는가?
순간의 빗나간 대응이 영원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
이 최악의 시나리오는 접어두고, 만약 그가 나에게 다가 왔다고 치자.
뭐라고 뭐라고 할 것이다.
나도 뭐라고 뭐라고 응수 할 것이다.
그러면 10중 팔구… 상황이 악화되는 거다.
미국 법에 먼저 맞은 후 대응은 Self Defense 로 쳐 준다고 해도, 내가 먼저 맞고 바닦에 꼬꾸라지지 않을 확률은솔찍히 얘기해서 무척 낮다. ㅎㅎㅎ
설사 내가 쓸어지지 않고 반격을 한다고 해도, 과격한 운동을 멈춘지가 수십년 되는 내가 왕년 (?) 처럼 근사하게 ‘잇뽕’ 을 날릴 확률 역시… 엄청 낮다.
결론은.. 서로 엉키고 설키고.. 결국 개 싸움이 될것이다.
그러다가 경찰이 오고.. 잡혀가고.. 조서받고… ㅎㅎ
<이갑식 장로 주일날 대낮에 맥도날드 피킹장에서 미국인과 싸우다 부상을 당해서 병원에 입원하다.>
ㅎㅎㅎ 장로가 입원했다니… 성도들이 병 문안을 올텐데.. 와서 보고 속으로 쯧쯧하면서 겉으론.. 아이고 장로님그래서 안 지시고 시원하게 한 수 가르치셨네요.. 하는 그 교활한 (?) 얼굴을 어찌 볼 수 있겠는가.
어쨋든 그 다음을 생각하면, 난 그분이… 잠시 Finger
Entertainment 을 보여 주시고 적당한 타이밍에 자진하여 현장을 깔끔하게 벗어나 주신 점을 .. 정말 정말 … 마음 깊이 감사를 보내는 바이다.
땡큐!
이건 완전 주님의 은혜일 수 밖에 없다.
조심해야 한다.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
Anything goes!
몸 조심 해야 한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옛 성현들이 말 했다.
아무리 내가 운전을 잘 해도 상대방이 디리 박으면 수가 없다.
그래서 아예 그런 곳에 … 그런 사람과 안 어울리는 것이 최고 현명한 방법이다.
Confrontation 이 되는 상황이 오면… 제발 속으로 재빨리 기도하자.
기도해서 내가 내 마음을 가라 앉치고 낮게 해야 한다.
찰라의 ‘굴욕”을 못 참으면 ‘영원’의 후회를 하게 된다.
왕년의 어쩌고저쩌고… 그래도 내가 아직은 어쩌고 저쩌고… 제발.. 정신 차리자.
눈길에 가다보면 양쪽 구덩이에 박혀있는 차들은 죄다 4X4 사륜구동 차들이다.
자신이 있다고 마구 몰고가다가 결국 구덩이로 미끄러 진 것이다.
반면에 고물차나 2륜구동차들은 아예 조심을 하니까… 그런 사고가 훨씬 적어진다.
우리도 왕년 얘기하지말고, 한 마디 안 질라고 하지말고, 버릇 고쳐준다고 하지 말고… 그냥 .. 참는게 최선이다.
물러 서는 사람.. 끝까지 해꼬지 하는 사람은 별로없다.
그저 안 질라고 맞장구 치고 대들다가 일 나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 해 보면 억울하긴 하다.
아니 내가 먼 놈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가져 왔냐?
그리고 내가 중국사람이냐?
왜 나에게 분풀이를 했는지… 좀 억울하긴 하다.
그래도.
그래도.
억울해도 참아야제~
눈물을 머금고 참아야제~ 흑흑…
억울하게 십자가에서 갖은 수모를 당하고 돌아 가신 예수님도 계신데…
까짓거 손가락 쑈에 흥분해서… 장로답지 않은 체신을 하면 되겠는가… ㅎㅎㅎ
반성합니다.
앞으론 조금만 성질을 부리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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