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고도 슬픈 실화다.
예전에 친한 교회 친구들이 한 친구집에 모였다. 저녁 식사를 냉면으로 맛있게 먹고 차도 마시고 얘기를 나누던중 화제가 자연스레 건강쪽으로 옮겨졌다.
뭐가 어디에 좋고 뭐를 먹어야 되고 등등 정보를 교환하던중, 집주인이 갑자기 “우리 집에 귀한 약주가 있다” 라고 선포했다. 귀한 솔잎과 또 다른 한가지 (신선초인가?) 를 거의 6개월 이상 담궈 둔건데 오늘 우리들에게 개봉 하겠다는 것이다.
다들 자리를 당겨 탁자에 앉았고 주인장이 부엌에서 유리병을 들고 나왔다. 약초들이 잘 혼합이 되었는지 약간 탁한 색깔이었다.
우리가 성찬식때 쓰는 크기의 조그마한 잔에다 손을 바들바들 (?) 떨며 그 귀한 약주를 따라서 우리 앞에 놓았다.
“자~ 마십시다” 라는 주인장의 건배 (?) 선언과 함께 나를 포함한 우리들 모두는 감사한 마음과 신비로운 기대로 각자의 잔을 원샸~으로 비웠다.
별 특이한 냄새는 안 났고 맛도 생각했던 것처럼 산뜻한 약초맛은 아니었다. 이게 약초들이 섞이면 이렇게 무미한 맛이 나나 보다 생각하는데 한 친구가 “역시~ 귀한 약주는 맛이 달라!” 하는 순간 모두들 “맞아~ “ 하며 맞장구쳤다.
“자 자 딱 한잔씩만 더 듭시다” 하며 주인장이 역시 손을 바들바들 떨며 두번째 잔을 권했다.
다 같이 두번째 잔을 마시는데 한 친구의 표정이 영 이상하다.
다른 친구들도 기대와는 다른 맛에 약간은 의아해 하는 순간, 한 친구가 “이거 약주 맞아?” 라고 질문을 던졌다.
주인장 자기도 조금 이상했던 모양이다. 일어 나서 부엌쪽으로 가더니만 먼가를 주섬 주섬 확인 하더니 흥분조로 말했다.
“아이 씨~ 미안 미안.. 이제 보니 이거 약주병이 아니라 냉면 육수국물이야.. 씨이~”
그리하여 우리 모두는 다 뒤집어졌고… 갑자기 속이 거북해 오기 시작했다.
육수국물을 귀한 약주라고 꺼내온 주인도 주인이지만, 그것을 다 받아 먹으며 찬사를 아낌없이 보낸 우리들도 정상적인 사람들은 아니었다.
다행히 (?) 주인께서 고개를 굽신굽신하며 꺼내온 진짜 약주를 마시는 순간 그 향기로운 약초 냄새와 산뜻한 맛에 우리 모두가 “바로 이거야~” 하며 황급히 그 상황을 수습하였던 기억이 생생하다.
몸에 좋다면 못 먹을게 없다더니 육수를 떠억하니 마신 우리들.. 한 바탕 웃음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는 실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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