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꽤 많이 결혼식에 가 보았다.
예전엔 가끔 축가나 사회자로서 참석도 해 보았지만, 거의 대부분 축하객으로 간것이다.
이상하게도 아직 주례를 부탁하는 사람은 …
(다행히) 없다. ㅎㅎㅎ
왜 다행이냐면, 나는 전형적인 형식에 의한 결혼예식 절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만약 내가 주례를 선다면 파격적 (?) 인 파포먼스 내지는 주례사를 할것 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아예 초청을 막으시는것 같기도 하다.
어쨋든 그 수 많은 결혼 주례사를 들으면서도 내 마음 속으로 깊게 감명 받았던 적은 없었던것 같다. 내 말은 주례자들의 말이 수준이 낮다거나 비 성경적이라거나 귀한 권면의 말이 아니라는것이 아니다.
이번에 아들 결혼식은 하와이 마우이 섬에서 했는데, 요즘 애들이 그렇듯이 부모 말을 다 듣는것도 아니고, 설흔 중반을 넘은 아들에게 주례자까지 포함하여 어쩌고 저쩌고 얘기하기가 싫어서, 그냥 남의 아들 장가갈때 구경가듯 참석을 했다. ㅎㅎㅎ
하와이 전통 방식이 있단다. 그중 하나가 하와이주에 속한 주례자 (목사) 가 진행도 하고 주례도 하고 결혼문서도 발행하는… 다기능 하와이 원주민 젊은 Marriage Officiant 가 있다.
긴머리를 올백으로 넘기고, 하얀 셔쓰를 입고, 치마 비슷한것을 두루고, 밑에는 Sandal 을 신었다. 나와 코드가 좀 맞는것 같다.
결혼 시작을 직접 가져온 큰 소라껍질로 만든 나팔 (?)을 부우웅~ 불며 시작한다. 얼마나 바디빌딩 운동을 했는지 상체가 빵빵하다. 보기에 건실해 보이고 믿음직해 보였다.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약간의 하와이언 액센트가 섞인 진행을 했다.
그의 주례사 중 나의 마음을 강하고 깊게 touch 한 말이 있다.
“Lillian, from now on, you
will never walk alone”… 지극히 평범한 말이다.
그런데 나의 뇌리에 그 말이 지금까지도 맴돈다.
그런것 같다.
어두운 밤에 안개낀 밤에 아무도 없는 산길에.. 혼자 걸어 간다는건 무척 무섭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다.
그러나 내 곁에 누가 같이 걸어 주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외롭지도 무섭지도 않을것이다.
그게 결혼의 의미가 아닌가?
딴것 없다.
그래서 남편이나 아내를 Partner 라고도 한다.
하나님도 Helper 라고도 하는 Partner 로, 이브를 아담에게 맺어 주셨다.
한국말 “배필”도 “짝” 이라는 뜻이다.. 곧 파트너라는 말이다.
그런 파트너와 같이 손잡고 긴 여정을 떠난다면 외롭지도 두렵지도 않을것이라는 주례자의 말에 잠깐 눈물이 나올뻔 했다.
You will never walk alone!
아름답고도 Powerful 한 말이다.
이 말을 하나님께서도 우리에게 하셨다. 정말 아름답고도 평안한 말이다.
할 말은 많지만… 아들 결혼식에 축하의 말들을 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었다.
알로하~ 땡큐~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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